오늘도 혼밥 메뉴를 뭘로 할까 고민하다가, 예전부터 눈여겨봤던 영등포의 한 고깃집을 떠올렸다. ‘1988 평화숯불구이’. 상호명에서부터 느껴지는 레트로 감성이 나를 이끌었다. 혼자 밥 먹는 걸 좋아하지만, 고깃집은 자칫하면 눈치가 보이거나 1인분 주문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늘 망설여졌는데, 이곳은 어떤지 궁금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늘도 혼밥 성공! 정말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고 왔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은은하게 퍼지는 숯불 향과 빈티지한 인테리어가 나를 반겼다.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느낌이었다. 벽면을 가득 채운 옛날 포스터와 소품들은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묘하게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가게 안은 이미 손님들로 꽤 북적였지만, 왁자지껄 시끄러운 느낌보다는 활기찬 에너지가 느껴졌다.

내가 앉은 자리는 카운터석 바로 옆이었다. 혼자 온 손님들을 위한 배려인지, 주방이 바로 보이는 탁 트인 공간이 있어 답답하지 않았다. 혼자 와서도 전혀 어색하거나 눈치 보이지 않는 분위기였다. 오히려 직원분들이 오히려 살갑게 대해주시고 필요한 건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바로 숯불에 구워 먹는 고기인데, 특히 ‘마늘양념소갈비’가 인상적이라는 후기를 많이 봤다. 그래서 나도 망설임 없이 마늘양념소갈비를 주문했다. 1인분도 주문이 가능해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주문을 마치자마자 바로 숯불이 들어왔다. 뜨겁게 달궈진 숯 위에 신선한 마늘양념소갈비가 올라가는 순간, 군침이 돌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육즙이 터져 나올 것 같은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이었다. 숯불의 은은한 향과 함께 고기 익는 냄새가 코를 자극하는데, 정말 참기 힘든 순간이었다.
고기가 거의 다 익어갈 무렵, 직원분이 오셔서 먹기 좋게 잘라주셨다. 겉은 살짝 그을리고 속은 촉촉하게 익은 고기를 보니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한 점 집어 입안에 넣는 순간,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풍부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졌다. 마늘양념은 짜지도 달지도 않고 딱 적당한 간이어서 고기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풍미를 더해주었다. 계속 손이 가는 맛이었다.

고기 질이 정말 좋다는 것을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잡내 하나 없이 깔끔하고 신선한 맛이었다. 이 정도 퀄리티에 이 가격이면 정말 가성비가 좋다고 할 수 있다. 영등포에서 이만한 고깃집을 찾기 쉽지 않을 것 같다.
고기만 맛있어서는 섭섭할 터. 이곳은 사이드 메뉴도 정말 다양하고 맛있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나는 얼큰한 국물이 땡겨서 ‘김치찌개’를 주문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깊고 칼칼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두부와 돼지고기도 큼직하게 들어있어 밥 한 그릇 뚝딱 비울 수 있을 정도였다. 매콤한 김치찌개가 뜨거운 숯불 위에서 익어가니 그 맛이 더욱 깊어지는 느낌이었다. 고기와 김치찌개를 번갈아 먹으니 정말 든든하고 만족스러웠다.

다른 테이블을 보니 비빔냉면이나 다른 찌개류, 볶음밥 등 다양한 메뉴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다음에 친구들과 함께 방문한다면 여러 가지 사이드 메뉴를 시켜서 푸짐하게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전반적으로 이곳은 고기 질도 훌륭하고, 맛있는 사이드 메뉴까지 갖추고 있어서 누구에게나 만족스러운 식사를 선사할 것 같다. 혼자 방문하더라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는 편안한 분위기와 친절한 서비스는 덤이었다. 영등포에서 맛있는 고기를 즐기고 싶다면, 혹은 혼자서도 든든하게 한 끼 해결하고 싶다면 ‘1988 평화숯불구이’를 강력 추천한다. 오늘도 배부르고 기분 좋게 ‘혼밥 성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