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네, 밥집 좀 한다는 소문이 들려오면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오늘은 힙스터 감성 물씬 풍기는 이곳, ‘산내음’에 발을 들여놨어. 사실 이름만 들었을 땐 산나물 가득한 비빔밥집? 그런 생각을 했는데, 문 앞에 딱 서니 간판 글씨가 나를 ‘어서 와!’ 하고 반겨주는 느낌. 폰트부터가 예사롭지 않더라니까.
메뉴판을 딱 보는 순간, ‘아, 여기 그냥 산나물만 있는 게 아니구나’ 싶었지. 산채비빔밥은 기본이고, 오리로스, 오리주물럭 같은 육류 메뉴도 있고, 볶음밥, 누룽지, 콩나물밥 같은 든든한 식사 메뉴까지. 이 모든 게 1만 3천 원짜리 산채비빔밥과 함께 푸짐하게 나온다고? 솔직히 처음엔 ‘말이 되나?’ 싶었어. 하지만 그 궁금증, 이따 맛으로 증명해 보일 테니 일단 기대감만 쭉쭉 올려놔.
자, 드디어 테이블에 음식들이 하나둘씩 차려지기 시작했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바로 이 비주얼, 갓 구운 듯한 생선구이랑 보글보글 끓고 있는 청국장! 이 조합, 흔히 볼 수 있는 조합은 아니잖아? 산채비빔밥 주문했는데 웬 생선구이에 청국장이냐고? 그게 바로 이 집의 매력이거든.
생선구이는 겉바속촉의 정석. 껍질은 바삭하게 구워졌고, 속살은 촉촉하니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느낌. 비린 맛 하나 없이 담백함이 입안 가득 퍼져. 짭짤한 듯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밥 한 숟갈 생각이 절로 나게 만들었지. 거기에 뜨끈한 청국장 한 숟갈 떠서 먹으면, 아, 밥도둑이 따로 없어. 청국장 특유의 구수함이 진하게 우러나와서, 마치 집에서 정성껏 끓여준 듯한 깊은 맛이 느껴졌어.
이제 메인인 산채비빔밥 차례. 딱 봐도 나물 종류가 다양하진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 취나물을 포함해서 1~2가지 정도의 나물이 눈에 띄었고, 나머지는 생나물처럼 보이는 것들이었지. 사실 ‘산채’라는 이름에 너무 많은 기대를 했었나 봐. 여기서 잠깐, 솔직한 팁 하나 주자면, 여기는 산채비빔밥보다는 ‘청국장 생선구이 백반집’이라고 불러야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야.
근데 말이지, 나물 자체의 맛이 어땠냐고? 솔직히 취나물은 그 특유의 향긋함이 살아있어서 아주 좋았어. 그런데 다른 나물 반찬들은 간이 좀 센 편이더라. 살짝 짠맛이 느껴져서, 고추장 넣고 밥이랑 비벼 먹으니 ‘어? 이거 좀 짠데?’ 싶었지. 한입 먹자마자 텐션이 확 올라왔다가, 짠맛 때문에 살짝 다운되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취나물의 존재감은 확실했어. 그 향긋함 덕분에 다른 나물들의 짠맛을 조금은 상쇄해주는 느낌도 있었고.
이 집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이 밑반찬들. 오리로스도 맛깔나게 나왔는데, 함께 나온 반찬들이 하나같이 다 맛있더라. 정갈하게 담겨 나온 나물 무침, 김치, 샐러드 등등. 이 반찬들만 있어도 밥 한 공기 뚝딱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야. 특히 입맛을 돋우는 새콤달콤한 맛부터, 깊은 감칠맛을 더하는 짭짤한 맛까지. 반찬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어.
전체적으로 이 집은 산채비빔밥 하나만 보고 오는 곳은 아닌 것 같아. 물론 비빔밥도 괜찮지만, 이곳의 진가는 바로 구수하고 깊은 맛의 청국장, 갓 구워낸 고소한 생선구이, 그리고 정성 가득한 밑반찬들에 있다고 생각해. , 1만 3천 원이라는 가격에 이 모든 걸 즐길 수 있다는 건 정말 메리트 있는 부분이지.
음식의 흐름이 꽤 선명했어. 처음엔 비빔밥에 집중하다가, 생선구이와 청국장의 존재감을 느끼고, 결국엔 밑반찬 하나하나 맛보게 되는. 마치 코스 요리를 먹는 듯한 느낌이랄까. 테이블이 꽉 차서 빈틈이 없을 정도였는데, 하나도 남김없이 싹싹 긁어먹었지 뭐야.
이런 곳은 혼자 와서 먹기보다는, 여럿이 와서 다양한 메뉴를 시켜놓고 푸짐하게 즐기면 더 좋을 것 같아. 각자 취향대로 비빔밥도 비벼 먹고, 청국장도 떠먹고, 생선구이도 곁들이고. 도란도란 이야기꽃 피우면서 말이야.
산내음, 처음엔 이름만 보고 짐작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매력을 보여줬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좋았던 곳이야. 정갈하고 맛있는 한 끼 식사를 원한다면, 이곳 ‘산내음’에서 든든하게 배 채우고 가는 거, 강력 추천한다! 밥 한 숟갈 입에 넣자마자 텐션이 올라오는, 그런 맛있는 경험을 선사해 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