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허한 속을 달래줄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는 건 인지상정 아니겠소.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다는 대구 범어동의 맛집, ‘대정옥’으로 발걸음을 옮겼지. 수성네거리 대로변에 떡하니 자리 잡은 3층짜리 큼지막한 건물, 멀리서도 눈에 확 띄는 것이, 예사롭지 않다 싶었어.
가게 앞에 다다르니, 큼지막한 가마솥 네 개가 떡 버티고 있는 모습이, 여기가 바로 제대로 끓인 국밥을 내는 집이구나 하는 믿음을 주더라고. 마치 옛날 우리네 부엌에서 보던 솥단지처럼 든든한 모습에, 마음까지 푸근해지는 기분이었어.

주차는 건물 1층에 하면 되는데, 늦은 시간임에도 주차 관리하시는 분이 계셔서 얼마나 맘이 편한지. 2층 식당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도 있어 어르신들이나 거동이 불편한 분들도 걱정 없이 오실 수 있겠더라고.
매장 안으로 들어서니, 넓고 쾌적한 공간이 눈에 확 들어왔어.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겠더라. 늦은 시간인데도 손님들이 꽤 많았는데, 혼자 와서 국밥을 즐기는 어르신들도 많이 보였어. 역시, 이런 곳이 진짜 맛집이지 싶었지.
메뉴판을 훑어보니 한우국밥, 곰탕, 육개장, 냉면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는데, 나는 이 집의 대표 메뉴라는 한우국밥(보통)을 주문했어. 잠시 기다리니, 김치, 깍두기, 김가루, 고추무침 등 깔끔한 밑반찬들이 먼저 나왔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한우국밥이 나왔어. 놋그릇에 담겨 나온 국밥은 보기만 해도 뜨끈하고 든든한 기운이 느껴졌지. 국물은 맑은 듯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고, 큼지막한 소고기 덩어리와 무, 대파가 듬뿍 들어있었어. 사진으로 다시 보니 또 먹고 싶어지네.

국물부터 한 숟갈 떠먹어보니, 이야, 이거 완전 옛날 엄마가 끓여주시던 소고기무국 맛 그대로네!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속을 확 풀어주는 느낌이었어. 간도 딱 맞고, 깔끔한 뒷맛이 아주 맘에 들었지.
큼지막한 소고기 덩어리는 겉보기에는 질겨 보였는데, 웬걸, 입에 넣으니 스르륵 녹는 듯 부드러웠어. 어찌나 잘 삶았는지, 정말 입에서 살살 녹더라고. 무와 대파도 얼마나 푹 익었는지, 입에 넣자마자 사라지는 듯했어.
밥 한 공기 말아서 김치, 깍두기 올려 먹으니, 이야, 이 맛이 바로 꿀맛이지! 특히 깍두기가 어찌나 시원하고 아삭한지, 국밥이랑 환상궁합이더라고. 김가루 솔솔 뿌려 먹으니, 고소한 맛까지 더해져 정말 멈출 수가 없었어.


옆 테이블에서 떡갈비 세트를 시킨 걸 보니, 떡갈비도 참 맛깔나 보이더라고. 다음에는 떡갈비도 한번 먹어봐야겠다 싶었어.
어느새 국밥 한 그릇 뚝딱 비우고 나니, 세상 부러울 게 없더라고. 속도 따뜻해지고, 든든하니, 피로가 싹 가시는 기분이었어. 식사 후에 매실차 같은 것도 준비되어 있다고 하니, 입가심으로 딱이겠더라. 나는 커피보다는 매실차가 더 좋으니, 매실차 한 잔으로 마무리했지.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보니, 24시간 영업이라니, 참 든든하더라고. 밤늦게 출출할 때나, 갑자기 뜨끈한 국물이 생각날 때, 언제든 부담 없이 찾아올 수 있으니 말이야.
다만, 아쉬운 점이 아주 없었던 건 아니야. 예전에 1층짜리 건물일 때는 더 푸근하고 정겨운 느낌이었는데, 건물을 새로 지으면서 좀 더 깔끔해지긴 했지만, 옛날의 그 정감은 조금 사라진 것 같아 아쉽더라고. 그리고, 내가 방문했을 때는 직원분들이 친절했는데, 가끔 퉁명스럽다는 이야기도 있는 걸 보니, 서비스는 조금 더 신경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도, 늦은 밤 따뜻한 국밥 한 그릇으로 고향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대구 범어동의 ‘대정옥’을 한번 찾아보는 것도 좋을 거야. 24시간 언제든 맛있는 한우국밥을 맛볼 수 있다는 매력이 있으니 말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