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할머니 손 잡고 쫄래쫄래 따라가던 골목길, 그 시절 추억이 아련하게 떠오르는 칼국수집이 있다 해서 찾아갔지. 대구에 숨어있는 맛집이라는데, ‘옛날 오호할매칼국수’라고, 이름부터가 정겹잖아? 간판 글씨체도 어찌나 꼬불꼬불 귀여운지. 괜히 마음이 푸근해지는 게, 마치 고향집에 돌아온 기분이랄까.
가게 앞에 다다르니, 겉모습은 소박하기 그지없어. 요즘 번쩍번쩍한 식당들과는 완전 딴판이지. 와 에서 보듯이, 낡은 건물 외벽에 덩그러니 붙어있는 간판이 오히려 더 정감 있어 보이는 건 왜일까. 마치 오랜 세월 그 자리를 묵묵히 지켜온 듯한 느낌이랄까. 주차장은 따로 없지만, 가게 앞 골목에 요리조리 눈치껏 주차하면 된다는 꿀팁!
문을 열고 들어서니, 할머니, 할아버지 두 분이 반갑게 맞아주시네. “어서 오이소~” 하는 인사에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거 있지. 에서 보던 차림표가 정겹게 붙어있는데, 칼국수, 잔치국수, 찹쌀수제비… 아, 메뉴들이 하나같이 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뿐이잖아! 뭘 먹을까 한참을 고민했지.
일단 기본인 칼국수를 시켜봤어. 가격도 착해. 요즘 세상에 칼국수 한 그릇에 7,000원이라니, 정말 고마운 가격이지. 과 을 보면 알겠지만, 뽀얀 국물에 김가루, 깨소금이 솔솔 뿌려져 나오고, 면발도 얼마나 쫄깃쫄깃해 보이는지! 얼른 한 젓가락 집어 후루룩 맛을 봤지.
아이고, 이 맛이야! 면발이 어찌나 쫄깃한지, 입에 착착 감기는 게 정말 일품이더라. 직접 반죽하신다는 면이라 그런지, 시판되는 면과는 차원이 달라. 탱글탱글 살아있는 면발이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어. 를 보면 칼국수, 김치, 풋고추, 쌈장까지 한 상 푸짐하게 차려진 모습이 얼마나 먹음직스러운지!
근데, 국물은 살짝 아쉬운 감이 있더라. 시원한 맛이 조금 부족하다고 해야 할까? 그래도 괜찮아. 쫄깃한 면발이 모든 걸 용서해주니까! 그리고 칼국수에는 역시 김치가 빠질 수 없잖아. 를 보면 알겠지만, 할머니가 직접 담그신다는 김치가 또 예술이야.
적당히 익은 김치가 칼국수랑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도 좋고,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칼국수의 부족한 부분을 완벽하게 채워주더라고. 역시 칼국수엔 김치가 최고여! 풋고추를 쌈장에 콕 찍어 칼국수랑 같이 먹으니, 매콤한 맛이 더해져서 완전 꿀맛!
옆 테이블에서 부추전을 어찌나 맛있게 드시던지, 나도 모르게 “이모, 부추전 하나 주이소!” 외쳐버렸지 뭐야. 처럼 노릇노릇하게 구워져 나온 부추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게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어. 특히 간장에 콕 찍어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게, 정말 막걸리 한 잔이 간절해지더라.
을 보면 잔치국수도 있는데, 멸치 육수를 진하게 우려내서 그런지, 국물 맛이 정말 끝내준다고 하더라고. 다음에는 잔치국수도 꼭 한번 먹어봐야겠어. 그리고 겨울에는 찹쌀새알수제비도 인기 메뉴라고 하니, 겨울에 다시 한번 방문해야 할 이유가 생겼네.
혼자 왔는데도 전혀 불편하지 않았어. 오히려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말도 걸어주시고, 넉넉한 인심에 마음까지 따뜻해졌지. 마치 고향집에 온 것처럼 편안한 분위기에서 맛있는 칼국수를 즐길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
가끔씩,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벗어나,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곳에서 밥 한 끼 먹고 싶을 때가 있잖아? 그럴 때 ‘옛날 오호할매칼국수’에 가면 딱 좋을 것 같아. 할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칼국수 한 그릇에,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를 거야.
처럼 콩국수도 맛있다는데, 여름에 시원하게 한 그릇 하면 더위가 싹 가실 것 같아. 다음에는 꼭 콩국수를 먹어봐야겠어.
계산을 하려고 보니, 가격도 어찌나 착한지! 칼국수 한 그릇에 부추전까지 먹었는데도 만 원이 조금 넘는 금액이라니, 정말 만원의 행복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어.
나오는 길에 할머니, 할아버지께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다음에 또 올게요!” 인사를 드렸더니, 환하게 웃으시면서 “그래, 또 오이소!” 하시는데, 괜히 울컥하더라.
‘옛날 오호할매칼국수’, 단순히 맛있는 칼국수를 파는 곳이 아니라, 따뜻한 정과 추억을 함께 파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대구 지역명에 이런 숨은 맛집이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몰라. 앞으로도 종종 찾아가서 할머니, 할아버지의 따뜻한 정을 느끼고 와야겠어.
집에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어. 맛있는 칼국수 한 그릇에, 잊고 지냈던 소중한 추억을 되찾은 기분이랄까. 오늘 저녁, 따뜻한 칼국수 한 그릇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