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도 골목길, 오래된 듯 정겨운 간판이 눈길을 끄는 곳
어스름이 내려앉기 시작하는 진도의 한적한 골목길을 걷다 문득 발걸음을 멈췄습니다. 낡았지만 정감 가는 간판, 그리고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켜온 듯한 가게의 모습은 왠지 모를 기대감을 안겨주었습니다. 방송 출연 흔적이 빼곡히 적힌 입구의 안내 문구는 잠시 망설임을 주기도 했지만, ‘여기는 남도구나’ 하는 마음으로 망설임 끝에 문을 열고 들어섰습니다. 늦은 오후, 5시쯤 방문했을 때 다행히 기다리는 손님은 없었습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은은한 조명 아래 정갈하게 차려진 테이블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벽면에는 지역 특색을 담은 그림들이 걸려 있었고, 잔잔하게 흐르는 트로트 음악은 이곳이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오랜 시간 지역 주민들의 쉼터이자 정겨운 사랑방 역할을 해왔음을 짐작케 했습니다. 겉보기보다 훨씬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에 마음이 놓였습니다.
남도 특유의 푸짐함과 정갈함이 담긴 밥상
이곳에 온 이유는 단연 진도식 밥상을 제대로 맛보기 위해서였습니다. 메뉴판을 훑어보니 생선구이 백반과 꽃게무침 백반이 눈에 띄었습니다. 3명이 방문하여 생선구이 백반 2인분과 꽃게무침(소)을 주문했습니다. 곧이어 상다리가 휘어질 듯 푸짐하게 차려진 반찬들이 우리를 맞이했습니다.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역시 메인 메뉴인 양념 꽃게무침이었습니다. 빨갛게 양념 옷을 입은 꽃게가 먹음직스럽게 담겨 나왔습니다. 한 입 맛보니, 흔히 생각하는 양념게장과는 조금 다른 매력이 있었습니다. 너무 달지도, 너무 짜지도 않은 적절한 염도에 매콤함이 더해져 입맛을 돋우는 맛이었습니다. 꽃게 살은 꽉 차 있었고, 신선한 맛이 살아있어 게 본연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양념도 넉넉하게 나와 밥에 비벼 먹기에도 안성맞춤이었습니다.

함께 주문한 생선구이 백반에는 민어와 서대가 한 마리씩 푸짐하게 나왔습니다. 뼈째 썰어 바삭하게 구워낸 생선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이 일품이었습니다. 짭짤하게 간이 되어 있어 밥반찬으로 훌륭했고, 고등어나 조기구이와는 또 다른 신선하고 고소한 맛이었습니다. 다만, 평소에도 간을 짜게 드시는 분이라면 조금 짜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짭짤함이 오히려 밥맛을 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메인 메뉴 외에도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들은 남도의 손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여러 가지 나물 무침과 젓갈, 김치 등 하나하나 손이 가는 반찬들이었습니다. 특히, 처음 맛보는 김국은 고소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인상 깊었습니다. 여름철이라 그런지, 마지막에는 시원한 미역 냉국을 내어주셨는데, 개운하게 마무리하기 좋았습니다. 밥이 부족하면 더 가져다 먹을 수 있다는 직원분의 넉넉한 인심 또한 남도의 정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가성비와 맛, 그리고 인심까지, 진도에서 꼭 들러야 할 이유
진도 여행 중 제대로 된 남도 밥상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곳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가성비 좋은 가격에 푸짐하고 맛깔스러운 음식, 그리고 남도 특유의 후한 인심까지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겉모습은 허름해 보일지라도, 오랜 시간 변치 않는 맛과 정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이곳이야말로 동네에서 오래도록 기억될 만한 진정한 맛집이 아닐까 싶습니다. 진도를 다시 찾게 된다면, 망설임 없이 다시 발걸음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