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맛집을 찾아 나서는 설렘은 언제나 즐겁다. 특히 혼자서도 편안하게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면 더욱 기대된다. 오늘, 나는 그런 기대를 안고 서울 근교의 한 삼겹살 전문점을 찾았다. ‘백반 전문’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었지만, 리뷰에서 워낙 칭찬 일색이라 호기심이 발동했다. 오후 5시 30분 오픈 시간에 맞춰 20분 전인 5시 10분에 도착했건만, 이미 가게 앞에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셔터까지 내려진 채 닫힌 가게 문을 보니, 명성이 자자하다는 소문이 허언이 아니었음을 실감했다.

정확히 5시 30분이 되자 셔터가 올라가고, 순서대로 입장했다. 홀 안은 생각보다 아늑하고 정갈한 분위기였다. 테이블 간격이 좁지 않아 혼자 와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을 것 같았다. 나는 주저 없이 카운터석이 아닌, 창가 쪽 아담한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혼밥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편안함이니까. 자리에 앉자마자 직원분이 능숙하게 메뉴판을 건네주셨다. 나는 망설임 없이 삼겹살 1인분을 주문했다.
이곳의 독특한 점은 주문을 받을 때 파채의 양을 물어본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직원분의 설명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안 드시는 분들이 많아 버려지는 경우가 있어서요.” 낭비 없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세심한 배려가 엿보였다. 이러한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가 감동으로 다가왔다.

이내 주문한 삼겹살이 등장했다. 두툼한 삼겹살 덩어리가 먹음직스럽게 초벌 되어 나왔다. 겉면은 살짝 익어 있었고, 가운데는 아직 선홍빛을 띠고 있었다.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 있어 군침이 돌았다. 함께 나온 반찬들도 정갈하고 다채로웠다. 김치, 콩나물무침, 쌈무, 갓김치 등 삼겹살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할 법한 구성이었다.

본격적으로 굽기 시작했다. 참숯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삼겹살 소리는 ASMR을 넘어선 행복이었다. 숯불의 강한 화력이 고기의 육즙을 꽉 잡아주는 느낌이 들었다. 겉면은 노릇하게 익어가고, 숯불 향이 고기 속으로 깊숙이 스며드는 듯했다. 초벌 되어 나온 덕분에 굽는 시간도 단축되어 좋았다.


한 점 집어 입에 넣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육즙이 입안 가득 퍼지며 풍부한 풍미를 선사했다. 고기 자체의 질이 얼마나 좋은지, 따로 쌈장이나 참소스 없이 소금만 살짝 찍어 먹어도 충분했다. 오히려 소금의 짭짤함이 고기의 담백한 맛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숯 향도 은은하게 배어 있어 질리지 않고 계속 먹게 되었다.

함께 나온 밑반찬들도 하나같이 정성이 느껴졌다. 특히 파채는 신선하고 아삭했으며, 쌈무와 곁들여 먹으니 입안이 개운해졌다. 갓김치의 알싸한 맛과 삼겹살의 기름진 맛의 조화도 훌륭했다.
이곳의 또 다른 별미는 바로 된장찌개였다. 보통 고깃집 된장찌개는 서비스 개념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 큰 기대를 하지 않는데, 이곳의 된장찌개는 달랐다. 구수한 된장 국물에 두부와 채소가 듬뿍 들어가 있어 마치 집에서 끓여 먹는 듯한 깊고 진한 맛이었다. 밥 한 공기를 시켜 된장찌개에 쓱쓱 비벼 먹으니, 절로 감탄이 나왔다. 삼겹살과 된장찌개, 그리고 밥의 조합은 완벽했다.
한 끼 식사로 훌륭했지만, 이내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고도 삼겹살이 더 생각났다. 혼자서 1인분만 시켰다는 사실이 조금은 아쉬웠지만, 다음에 또 올 이유가 생긴 셈이다. 이곳은 혼자 와도, 둘이 와도, 여럿이 와도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임이 분명하다. 무엇보다 혼자 와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고, 오히려 편안하게 식사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이곳은 단순히 삼겹살 맛집을 넘어, 정갈한 백반과 훌륭한 서비스까지 갖춘 진정한 맛의 고장이었다. 오픈 시간에 맞춰 줄을 서는 수고로움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다음번 방문에는 어떤 반찬들이 나올지, 또 어떤 새로운 감동을 선사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오늘도 혼밥 성공! 앞으로도 자주 들르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