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세상에. 아침 일찍부터 이 동네에 도착했는데, 글쎄 주차장이 꽉 차서 제 차 댈 곳이 마땅치 않더라고요. 널찍한 안에도 사람들로 북적이는 걸 보니, 저 말고도 부지런한 분들이 많구나 싶었지요. 어떤 분들은 술 한잔 걸치고 해장하러 오셨을 테고, 또 어떤 분들은 하루를 든든하게 시작하려 오셨을 테고요. 저도 그 틈에 끼어 안으로 들어섰는데, 마음이 참 편안해지는 풍경이었어요.

안으로 들어서니, 와, 옛날 시골집 마루에 앉은 듯한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더라고요. 테이블마다 사람들이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고, 왁자지껄하면서도 소란스럽지 않은 그 소리가 꼭 명절날 친척집에 온 듯한 느낌을 주었어요. 테이블마다 놓인 키오스크를 보니, 요즘 시대에 맞춰 주문도 편하게 할 수 있게 되어 있더라고요.

저는 망설임 없이 콩나물국밥을 주문했어요. 뜨끈한 국물이 나오고, 뽀얀 국물 위에 파릇파릇한 파가 송송 썰려 올라간 걸 보니 저도 모르게 침이 꼴깍 넘어갔지요. 옆에는 새우젓이랑 청양고추가 앙증맞게 놓여 있었어요. 이걸 넣고 한 숟갈 딱 뜨는데, 아이고, 이 맛 좀 보소! 부드러우면서도 구수한 국물이 뱃속까지 착 하고 내려앉는 거예요. 그냥 숭늉 같으면서도 뭔가 깊은 맛이 우러나는, 그런 맛이었어요.


국물을 계속 떠먹다 보니, 정말 신기하게도 땀이 송골송골 맺히면서 몸 안의 묵은 기운들이 다 빠져나가는 느낌이 드는 거예요. 해장이 저절로 되는, 그런 마법 같은 맛이었죠. 속이 다 편안해지는 기분이었달까요. 솔직히 말하면, 전주 어디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맛이었어요. 게다가 6천 원이라는 착한 가격이라니, 정말 ‘혜자롭다’는 말이 딱 나오는 순간이었죠.

어쩌다 보니 오랜만에 다시 이곳을 찾았는데, 글쎄! 콩나물 비빔밥이라는 메뉴가 새로 생겼더라고요. ‘이번엔 비빔밥이다!’ 싶어서 바로 주문했죠. 키오스크로 주문하자마자 3분 남짓 기다렸을까, 국밥과 비빔밥이 눈앞에 짠 나타났어요.

이집 콩나물 국밥은 워낙 말해 뭐해요. 당연히 맛있었고, 이제는 콩나물 비빔밥 차례였죠. 비빔밥은 콩나물과 소고기가 넉넉히 들어있는데, 거기에 따로 나온 양념장을 쓱쓱 비벼 먹으니 ‘기가 막히다’는 말이 절로 나왔어요. 짭짤하면서도 콩나물과 소고기의 그 조화로운 식감이 입안 가득 행복을 선사하더라고요. 씹을 때마다 고소한 맛과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어, 정말 든든하고 맛있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었어요.
물론, 아주 먼 곳에서부터 일부러 찾아올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도 있으실 수 있어요. 하지만 저처럼 동네에 사는 사람에게는, 혹은 전주에서 ‘진짜배기’ 콩나물국밥의 맛을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는, 이곳이야말로 보물 같은 곳이랍니다.
다음번에도 분명 해장이 필요하거나, 따뜻하고 든든한 한 끼가 생각날 때면 이 숙아채 콩나물 국밥집을 다시 찾게 될 것 같아요.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푸근한 밥상의 맛이 그리울 때, 이곳에 오면 마음까지 든든해지는 기분이 들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