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 생각에 잠 못 이루는 밤,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오는 만두 광고에 나도 모르게 홀린 듯이 길을 나섰지 뭐요. 오늘따라 어릴 적 할머니가 빚어주시던 그 따뜻한 만두 맛이 어찌나 그리운지… 대구 이곡동에 숨겨진 맛집 “반할 서문 손만두”라는 곳이 있다길래, 한달음에 달려갔다 왔소.
가게 앞에 다다르니, 간판에 큼지막하게 쓰인 “서문 손 만두”라는 글자가 정겹게 맞아주더구먼. 가게는 달구벌대로변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시끄럽거나 정신없는 분위기는 전혀 없었어. 다들 조용히, 하지만 젓가락질은 쉴 새 없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 이 집 만두 맛이 보통이 아니겠구나 하는 기대감을 더욱 부풀리게 했지. 가게 앞에 놓인 메뉴 사진들을 슬쩍 훑어보니, 쌀 찐만두, 쌀 군만두, 비빔만두, 찐빵 등 종류도 참 다양하더라고. 뭘 먹어야 잘 먹었다 소문이 날까, 행복한 고민에 빠졌지 뭐요.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환한 조명이 따뜻하게 감싸주는 게, 첫인상부터 마음에 쏙 들었어.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겠더라고. 주방은 오픈되어 있어서 만두 빚는 모습도 살짝 엿볼 수 있었는데, 위생 상태도 아주 깔끔해 보였어. 역시, 음식은 정성이 제일이지!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보니, 쌀 찐만두, 쌀 군만두, 비빔만두, 만둣국, 찐빵… 정말 없는 게 없더라고. 뭘 먹을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오늘은 왠지 바삭한 군만두가 당겨서 쌀 군만두 하나랑,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 만둣국 하나를 시켰지. 그리고 팥 덕후인 내가 찐빵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지! 찐빵도 하나 추가요!
주문을 마치고 나니, 직접 만드셨다는 단무지가 먼저 나왔어. 보통 단무지하면 달달하고 시큼한 맛이 떠오르는데, 이 집 단무지는 소금 간으로만 깔끔하게 담근 것이 특징이래. 사장님 말씀이, 기성품 단무지는 만두 맛을 해친다고, 꼭 직접 만드신다고 하시더라고. 그 고집스러움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쌀 군만두가 나왔어.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만두를 보니, 저절로 침이 꼴깍 삼켜지더구먼.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앞뒤 면이 아주 바삭하고 고르게 잘 구워져 나왔어. 한 입 베어 무니, 쌀가루가 들어간 만두피의 쫀득함과 바삭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게,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어. 돼지고기, 부추, 양배추 등으로 속을 채운 만두소는 어찌나 담백하고 촉촉한지. 기름기도 적고 느끼한 맛도 전혀 없어서, 정말 깔끔하게 맛있었어.

만둣국은 또 어떻고. 뽀얀 사골 국물에 김가루와 파가 듬뿍 뿌려져 나왔는데, 냄새부터가 벌써 “나, 맛있는 만둣국이야!”하고 외치는 것 같았어. 국물 한 숟갈 떠먹으니, 이야… 속이 확 풀리는 게, 어릴 적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바로 그 맛이더라고. 만두도 얼마나 푸짐하게 들어있는지, 정말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어.
여기 만두는 국내산 돼지고기만 사용하신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고기 잡내도 전혀 안 나고 깔끔하더라고. 만두피에 쌀가루를 섞어서 만들어서 그런지, 밀가루 먹었을 때 느끼는 더부룩함도 덜하고 소화도 잘 되는 것 같았어. 어르신들이나 아이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건강한 만두라고나 할까.
찐빵은 또 얼마나 맛있게요. 팥 덕후인 내가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메뉴였는데,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더라고. 직접 만드신 팥소에 해바라기 씨, 호두 등 견과류를 듬뿍 넣어 만드셨다는데, 많이 달지도 않고 딱 적당히 달콤한 게, 정말 내 입맛에 딱 맞았어. 찐빵 피도 어찌나 부드럽고 쫄깃한지, 보통 찐빵 피는 좀 두껍고 퍽퍽한데, 이 집 찐빵은 정말 다르더라고. 배가 불렀는데도, 찐빵 맛에 반해서 계속 손이 갔지 뭐요.
식사를 하면서 사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음식에 대한 철학과 자부심이 대단하시더라고. 기름도 영업용 대용량 대신 작은 사이즈를 사용하신다는데, 그래야 기름도 신선하고 맛이 더 좋다고 하시더라고. 하나하나 정성을 들여 만드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어.

예전에 태산만두에서 일하셨다는 사장님의 말씀에, 대구 만두 지역명의 역사를 잠시나마 엿볼 수 있었어. 1972년부터 시작된 태산만두의 명성을 이어, 이제는 “반할 서문 손만두”가 대구 만두의 새로운 맛집으로 자리매김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어.
다 먹고 나니, 정말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식사였다는 생각이 들었어. 재료, 음식, 위생, 서비스, 분위기, 어느 하나 빠지는 게 없더라고. 특히, 사장님의 친절한 응대는 정말 감동이었어.
아, 그리고 여기 비빔만두도 빼놓을 수 없지. 쌀 찐만두를 구워서 양배추 비빔과 같이 먹는 메뉴인데, 비빔장이 고춧가루 비율이 높아 투박한 느낌이지만, 텁텁하지 않고 만두의 맛을 해치지 않을 정도로 균형감이 좋았어. 새콤달콤한 스타일은 아니니 참고하시고.

만두강정은 만두 본연의 맛이 잘 느껴지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지만, 다른 메뉴들은 정말 다 맛있었어. 다음에는 쌀 찐만두랑 감자군만두도 꼭 먹어봐야겠어. 아, 그리고 만둣국에 참기름을 너무 많이 넣으면 느끼할 수 있으니, 주문할 때 미리 말씀드리는 것도 좋을 것 같아.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쌀 찐만두를 포장해왔지. 집에 있는 가족들도 이 맛있는 만두를 꼭 맛보여주고 싶었거든.
“반할 서문 손만두”, 이 집은 정말 웰메이드 만두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곳이었어. 30년 넘게 만두만 만드셨다는 사장님의 장인 정신이 느껴지는 곳이었지. 대구 이곡동 주민들이 정말 부러워지는 순간이었어. 나도 이 동네로 이사 와서 매일매일 맛있는 만두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집에 와서 포장해온 쌀 찐만두를 꺼내 먹었는데, 역시나 식어도 맛있더라고. 만두피는 쫄깃하고, 만두소는 촉촉하고… 정말 멈출 수 없는 맛이었어.
오늘 “반할 서문 손만두”에서 맛있는 만두를 먹으면서, 어릴 적 할머니가 빚어주시던 따뜻한 만두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어. 정성 가득한 손맛이 느껴지는 만두를 맛보고 싶다면, 대구 이곡동 “반할 서문 손만두”에 꼭 한번 방문해보시길 바라오. 후회하지 않으실 거요!

아참, 주차장은 조금 협소하니, 차를 가지고 가시는 분들은 참고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리고 생만두는 세트 메뉴가 아니라, 3가지 종류 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거니까, 주문할 때 헷갈리지 않도록 주의하시고!
오늘도 맛있는 음식 덕분에 행복한 하루를 보냈네. 역시, 맛있는 음식은 삶의 활력소야! 다음에는 또 어떤 맛집을 찾아 떠나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