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여행을 떠나거나, 혼자서 밥을 먹어야 할 때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바로 ‘혼밥’이 가능한 분위기인지, 그리고 1인분 주문이 되는지 여부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늘 새로운 맛집을 찾을 때마다 그런 정보들을 꼼꼼히 살펴보는 편이다. 제주 중문 근처에 위치한 ‘고집돌우럭’은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다고 해서 처음에는 혼밥하기에는 조금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혼자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혼밥 성공을 외치며 가게 문을 나섰다. 가게 앞 넓은 주차장은 차를 가지고 온 사람들에게 큰 장점 중 하나일 것이다. 사실 규모가 있는 식당이라 그런지 붐빌 때 방문하면 웨이팅이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미리 인지하고 예약 관리에 신경 쓰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다행히 내가 방문했을 때는 비교적 한산한 시간대라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따뜻한 조명과 정갈하게 정돈된 테이블들이 눈에 들어왔다. 가족 식사를 하러 온 손님들이 많았지만, 다행히 가게 규모가 꽤 커서인지 1인 손님이라고 해서 눈치가 보이거나 불편한 분위기는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넓은 공간 덕분에 더욱 편안하게 나만의 식사에 집중할 수 있었다.
나는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라 할 수 있는 ‘전복새우우럭조림’을 주문했다. 1인분 주문도 가능하다는 점이 혼밥족에게는 정말 큰 장점이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메인 요리에 서브 요리가 추가되는 형태로 코스가 3가지 정도 있었는데, 가격대도 합리적이고 양도 적당해 보이는 중간 가격대의 코스로 주문했다. 비싸다고 느껴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가격에 비해 양이 아주 풍족하다고 하지는 않아도, 모자라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 딱 적당한 정도였다.

이윽고 메인 요리가 나왔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커다란 솥 안에는 부드러운 우럭살과 함께 시래기와 무가 푸짐하게 담겨 있었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이었다. 양념은 너무 맵지 않으면서도 은은한 단맛과 깊은 감칠맛이 어우러져 밥과 함께 비벼 먹기 딱 좋았다. 우럭살은 어찌나 부드러운지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한 식감이었다. 조림 안에 함께 들어있던 시래기와 무도 양념이 푹 배어들어 밥반찬으로 훌륭했다.

함께 나온 옥돔구이도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것이 아주 별미였다. 특히 새우튀김이 포함된 세트를 선택했는데, 갓 튀겨져 나와 따끈하고 바삭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큼직한 새우살이 꽉 차 있어 씹는 맛도 좋았다.

밑반찬들도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다. 깔끔하고 정갈하게 담겨 나온 반찬들은 메인 요리의 맛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었다. 특히 뿔소라가 들어간 미역국은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서 속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이곳은 제주 느낌이 물씬 나는 푸짐하고 정갈한 한 상을 맛볼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특히 어른들을 모시고 오거나 가족 외식을 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약간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음식이 전반적으로 조금 달게 느껴진다는 점이었다. 자극적이지 않고 감칠맛 나는 양념이었지만, 단맛을 조금 더 줄인다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개인적인 취향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무엇보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 손님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도 인상 깊었다. 아이를 위한 메뉴를 무료로 제공해주는데, 귀여운 식판에 딱 맞춰 나와 아이들이 정말 좋아한다고 한다. 실제로 옆 테이블 아이가 자신의 식판을 보며 신나하는 모습을 보니,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이곳이 왜 필수 코스인지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밥 한 톨, 반찬 한 가지에도 정성이 느껴졌던 이곳에서의 식사는 나에게 꽤 만족스러운 경험을 선사했다. 물론 한 번쯤은 가볼 만하고 부모님과 식사하기에 좋은 장소라는 추천에 공감하면서도, 다음에 제주 여행을 오면 다른 곳도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는 이곳이 맛없어서라기보다, 제주도에는 워낙 맛집이 많아 늘 새로운 곳을 탐방하고 싶은 마음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혼자여도 괜찮다는 안도감과 함께 푸짐하고 맛있는 식사를 하고 싶을 때, 혹은 가족들과 함께 제주에서의 특별한 한 끼를 경험하고 싶을 때 ‘고집돌우럭’은 분명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다음에 또 혼밥 메뉴를 고민하게 된다면, 이곳을 다시 찾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