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이놈의 세상은 정신없이 돌아가는데, 그래도 밥때가 되면 뜨끈한 국물 한 그릇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나 봐요. 얼마 전, 옛날 생각이 나서 그동안 눈여겨봐 둔 울산의 한 식당을 찾아갔어요. 시장통의 허름한 옛날 가게 느낌도 좋았는데, 이번에 이전했다고 하더라고요. 허름한 멋도 정겹고 좋았지만, 새로 옮긴 곳은 훨씬 깔끔하고 넓어서 좋았어요. 주차도 1시간 지원된다니, 차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에겐 정말 반가운 소식이죠.
옛날엔 수육 정식이 14,000원이었는데, 요즘 물가가 올라서 그런지 가격이 좀 올랐더라고요. 그래도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니 괜히 마음이 풍족해지는 기분이었어요. 예전 가게는 좁았어도 그 나름의 운치가 있었는데, 사실 그때도 돼지국밥은 정말 최고였거든요. 국물 리필도 넉넉하게 해주시고, 그 북적이는 시골 할머니 댁 같은 분위기가 참 좋았어요. 그런데 이번에 이전하면서, 원가 상승 때문에 국물 리필은 안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아쉽긴 하지만, 음식이 맛있으면 된 거죠 뭐.
입안 가득 퍼지는 따뜻함, 제대로 된 수육 한 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먹음직스러운 수육이었어요. 갓 나온 수육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게 얼마나 먹음직스럽던지. 큼직하게 썰어낸 고기 덩어리들이 한가득이었는데, 겉보기에도 살코기와 비계가 적절히 어우러져서 부드러움과 쫄깃함이 동시에 느껴질 것 같았죠.

그냥 먹어도 좋지만, 함께 나온 새우젓과 명란젓에 살짝 찍어 먹으면 그 맛이 또 일품이에요. 젓갈의 짭조름함과 감칠맛이 고기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려 주더라고요. 씹을수록 고소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지는데, 캬~ 정말이지 옛날 엄마가 해주던 그 맛이 떠오르더군요. 잡내라고는 눈곱만큼도 느껴지지 않고, 살코기는 어찌나 부드러운지. 껍데기 부분은 쫀득쫀득한 식감이 살아있어서 씹는 재미까지 있었어요.
밥상이 아닌 보약 한 그릇, 맑고 깊은 돼지국밥
수육과 함께 나온 돼지국밥도 빼놓을 수 없죠. 뚝배기에 팔팔 끓여져 나온 국밥은 뽀얀 국물이 정말 곰국과 돼지국밥의 중간쯤 되는 맛이었어요. 흔히 맛보는 묵직하고 진한 국물과는 달리, 이건 맑으면서도 깊은 맛이 우러나서 속이 확 풀리는 느낌이었죠.

국밥 위에는 신선한 파가 듬뿍 올라가 있어서 국물의 개운함을 더해줬어요. 밥을 말아 한 숟가락 뜨면, 그 온기가 목구멍을 타고 스르륵 내려가는 느낌이 들었죠. 돼지국밥 특유의 진한 맛과 향기가 입맛을 돋우는데, 정말이지 밥 한 공기 뚝딱 비우는 건 시간문제더라고요.

특히 이 집 김치가 정말 맛있었어요. 겉절이와 석박지가 둘 다 적당히 익어서 새콤달콤한 맛이 돼지국밥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죠. 경상도 지역에서는 김치가 좀 아쉬운 집들이 종종 있었는데, 여기는 정말 칭찬할 만 했어요.
정겨운 시골 할머니의 손맛, 잊을 수 없는 맛
이곳은 동네 주민들이 인정하는 찐 맛집 같았어요. 점심시간이 되니 가게 안은 사람들로 북적였고, 대부분 최소 40대 이상으로 보이는 단골손님들이 많았죠. 가게 이모님들도 처음에는 좀 시끌벅적하고 정신없어 보였지만, 바쁘신 와중에도 친근하게 대해주시는 모습이 마치 시골집에 온 듯한 편안함을 주더라고요.

물론, 옛날 가게의 노포 감성이 사라진 것은 조금 아쉬웠지만, 음식이 맛있으면 된 거죠. 예전에는 가게 외관도 허름하고 주변 환경도 좀 어수선했지만, 이제는 깔끔하게 이전해서 찾기도 편해졌어요. 재개발 구역에 있어서 주변이 아직은 어수선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맛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특히 꼬들목살 수육은 정말 특별했어요. 흔히 먹는 수육과는 다른 식감인데,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죠. 처음에는 비계가 좀 많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먹어보니 그 부드러움과 쫄깃함이 조화를 이루어 전혀 느끼하지 않고 오히려 풍미를 더해주더라고요.

정말이지, 이곳은 단순히 밥을 먹는 곳이 아니라, 마음까지 든든해지는 곳이었어요. 한 숟가락 뜨면 고향 생각나고, 입에서 스르륵 녹는 그 맛은 잊을 수가 없죠. 앞으로도 종종 찾아와서 이 따뜻한 밥상을 즐겨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