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밥다운 밥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화려하진 않더라도 정갈하고, 마치 집에서 차려준 듯한 따뜻한 손맛이 그리웠다. 그런 날이면 어김없이 발걸음이 향하는 곳, 연암대 인근에 자리한 ‘예빈관’이다. 네비게이션을 따라 익숙한 길을 나섰지만, 오늘은 왠지 모르게 조금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잠시 길이 막혀 당황하기도 했지만, 이내 대학 정문으로 들어서니 고즈넉한 캠퍼스 풍경과 함께 예빈관의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예빈관’이라, 이층에 위치해 있다는 안내 문구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자, 겉모습은 다소 평범해 보였지만 왠지 모를 기대감이 차올랐다.

계단을 오르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아늑하고 정갈한 공간이 나를 맞이했다. 테이블마다 놓인 메뉴판을 살펴보니, 이곳이 연암대에서 직접 운영하는 식당이라는 사실이 더욱 흥미롭게 다가왔다. 마치 학교 급식실과는 다른, 좀 더 특별한 공간에 들어선 듯한 기분이었다. 조용하고 분위기 있는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괜히 나온 말이 아니었다.

주문 후, 가장 먼저 나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기본 찬이었다. 마치 텃밭에서 갓 따온 듯한 신선함이 느껴지는 야채들은 이곳의 자랑이라고 했다. 겉절이처럼 싱그러운 나물 무침,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는 쌈 채소, 그리고 알록달록한 색감의 장아찌까지.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나온 반찬들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흔히 맛볼 수 없는 신선함과 정성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오늘 내가 선택한 메뉴는 돈까스였다. 두툼한 살코기와 바삭하게 튀겨진 튀김옷의 조화가 일품이었다. 젓가락으로 살짝 눌러보니, 그 속살이 촉촉하게 드러났다. 한 입 베어 물자,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함과 풍부한 육즙이 감탄을 자아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완벽한 식감이었다. 함께 나온 밥은 갓 지은 듯 윤기가 자르르 흘렀고, 곁들임 반찬들은 돈까스의 풍미를 더욱 돋워주었다. 특히, 시큼하면서도 매콤한 김치는 느끼함을 잡아주기에 충분했다.

돈까스 외에도, 이곳에는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동행한 친구가 주문한 해물탕은 매콤하면서도 깊은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큼직한 해산물들이 푸짐하게 들어있어,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뜨끈한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으니, 속이 확 풀리는 느낌이었다. 입맛을 돋우는 얼큰한 맛과 풍성한 건더기는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듯했다.

이곳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바로 부드러운 수육이다. 큼직하게 썰어낸 수육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고,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진다. 곁들여 나온 쌈 채소에 싸서 한 점 먹으니,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잡내 없이 깔끔한 맛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었다. 쌈장과 함께 먹어도 좋고, 새우젓에 살짝 찍어 먹어도 훌륭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이곳은 단순히 음식이 맛있는 곳 이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독립된 룸으로 나뉘어 있어 조용하고 프라이빗한 식사가 가능하다는 점이 좋았다. 비록 간이벽이라 옆 테이블의 소리가 조금 들리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편안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대학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그런지, 음식에 대한 정성과 신선함은 두말할 나위 없었다. 직접 재배한 야채를 사용한다는 점은 이곳의 신뢰도를 더욱 높여주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며 올려다본 하늘은 뭉게구름이 솜사탕처럼 펼쳐져 있었다. 마치 식사의 만족감처럼,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이 나를 감쌌다. 주변에 다른 식당이 많지 않다는 점도 이곳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인 듯하다.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정갈하고 맛있는 음식을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즐기고 싶다면, 연암대 예빈관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겉모습은 평범할지라도, 그 안에서 마주하는 맛과 정성은 분명 깊은 여운을 남길 것이다.
이곳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곳이 아니라, 마음까지 든든하게 채워주는 곳이었다. 특히, 직접 재배한 신선한 야채로 만든 반찬들은 이곳의 진심을 느끼게 해주었다. 다음번 방문에는 또 어떤 새로운 맛과 감동을 선사해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연암대 인근을 지나게 된다면, 꼭 한번 들러보기를 권하고 싶다. 후회하지 않을, 소박하지만 깊은 맛의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