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이 지나고 한창 더운 여름날, 오랜만에 형님들과 함께 몸보신할 겸 맛있는 장어를 먹으러 갔습니다. 장어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소주나 막걸리인데, 이날은 특별히 장어와 찰떡궁합이라는 오디주를 곁들이기로 했죠. 사실 점심부터 이미 한잔 걸친 터라 저녁에는 조용히 넘어가려 했는데, 이렇게 맛있는 장어에 술까지 있는데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겠어요.
이곳은 강남 300CC 입구 쪽에 자리 잡고 있어서 그런지 골프 치러 오시는 분들이 많이 찾는다고 해요. 형님들도 모임 장소로 종종 이용하시는 곳이라 저에게는 낯설지 않은 풍경이었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싱싱해 보이는 장어였습니다. 2kg짜리로 푸짐하게 주문했지요.

크기가 남다른 장어들이 숯불 위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니 절로 군침이 돌았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장어의 피가 그대로 묻은 채로 숯불에 올려지는 모습이 조금은 거북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뜨거운 숯불 위에서 금세 익어가며 그 거부감이 사라지더라고요. 노릇노릇하게 익어가는 장어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흐르는 비주얼이었습니다.

이곳 장어집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양념을 하지 않고 담백하게 구워낸다는 점입니다. 다른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달콤하거나 매콤한 양념 장어가 아니라, 오롯이 장어 본연의 맛을 살린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먹어도 먹어도 느끼하거나 물리지 않았어요. 마치 옛날 할머니가 해주신 집밥처럼, 속이 든든해지면서도 편안한 맛이었습니다.

함께 나온 밑반찬들도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깔스러웠습니다.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거나, 장어의 풍미를 더욱 살려주는 적절한 곁들임이었어요.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다 좋았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직원분께서 장어를 구워주시는 솜씨였습니다. 프로페셔널한 손길로 장어가 타지 않고 적당히 익도록 정성껏 구워주시니, 우리는 그저 편안하게 앉아서 맛있는 장어를 즐기기만 하면 되었죠. 정말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들었습니다.
어른 넷이서 3.5kg을 주문했는데, 양이 푸짐해서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다만, 우리가 거의 마감 시간에 가까워져서 방문한 탓인지 밥이 일찍 떨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긴 했어요. 그래도 그날의 즐거움을 반감시킬 정도는 아니었기에 큰 불만은 없었습니다.

이곳은 분당이나 오포 쪽에서 괜찮은 장어집을 찾는다면 꼭 한번 들러볼 만한 곳이에요. 저도 이곳을 알게 된 지도 벌써 10년이 넘었고, 꾸준히 단골이 많다는 것을 보면 맛과 품질 면에서 늘 한결같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격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고, 우리 집에서는 접근성도 괜찮아서 자주 찾게 되는 곳이지요. 다만 태재고개 쪽은 시간이 좀 막힐 때가 있긴 하지만, 그것만 제외하면 넓은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어 주차 걱정 없이 편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습니다.

정성껏 구워진 장어 한 점을 오디주와 함께 맛보니, 그야말로 환상의 궁합이었습니다. 장어의 기름진 맛을 오디주의 은은한 단맛과 향긋함이 잡아주니,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일품이었어요. 한 숟갈 뜨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 맛이랄까요. 마치 오래된 친구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듯, 즐거운 시간 속에 장어와 술이 술술 넘어갔습니다.
몸에 좋은 장어와 함께, 좋은 사람들과 정겨운 시간을 보내고 나니 정말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곳 숭숭장어는 단순히 맛있는 장어를 파는 곳을 넘어,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를 알 수 있게 해주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다음에 또 몸보신이 필요할 때, 혹은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특별한 식사를 하고 싶을 때 망설임 없이 이곳을 다시 찾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