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화명동, 혼밥러도 만족하는 미슐랭 셰프의 정성 가득 히츠마부시 맛집: 슌사이쿠보

오늘도 어김없이 혼자만의 식사를 즐기기 위해 나선 길. 부산 화명동의 조용한 골목길을 걷다 문득 발걸음이 멈춘 곳이 있었으니, 바로 ‘슌사이쿠보 화명점’이다. 여러 번의 재방문을 통해 이곳의 진가를 알기에, 혼자여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는 편안함과 훌륭한 음식의 조화에 대한 기대를 안고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슌사이쿠보 히츠마부시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의 히츠마부시.

가게 문을 열자마자 은은하게 퍼지는 숯불 향과 정갈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가 나를 반긴다. 슌사이쿠보는 미슐랭 가이드에 2년 연속 선정되고, 블루리본 서베이에도 7년 연속 이름을 올린 부산을 대표하는 일식 맛집이다. 특히 나고야식 히츠마부시를 전문으로 한다는 점이 나처럼 새로운 맛을 탐구하는 혼밥족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매력으로 다가왔다.

이곳은 개방된 홀 좌석과 더불어 테이블 사이에 적절한 가림막이 설치되어 있어, 다른 손님들과의 시선 부담 없이 오롯이 나만의 식사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물론, 조용하게 식사를 즐기고 싶은 마음과 함께, 때로는 누군가와 함께 맛있는 음식을 나누고 싶은 마음도 드는 법. 슌사이쿠보는 이런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단체 손님을 위한 독립된 룸 공간까지 갖추고 있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다.

슌사이쿠보 히츠마부시 플레이팅
장어덮밥과 함께 정갈하게 차려지는 곁들임 음식들.

오늘 내가 주문한 메뉴는 단연 이 집의 시그니처인 히츠마부시. 1마리 메뉴를 주문했고, 곁들임으로 신선한 생연어덮밥도 함께 맛보기로 했다. 혼자서도 1인분 주문이 가능한 곳은 언제나 환영받는다. 곧이어 테이블 위로 차려지는 음식의 구성은 마치 한 편의 정성스러운 코스 요리를 보는 듯했다.

가장 먼저 에피타이저로 등장한 것은 부드러운 계란찜(차완무시)과 바삭한 야채튀김, 그리고 따뜻한 미소된장국이었다. 특히 튀김은 가지, 단호박, 연근 등 신선한 채소를 튀겨내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숯불 향을 머금은 장어와의 조화도 기대되었지만, 이 튀김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 같았다.

슌사이쿠보 차완무시와 튀김
부드러운 계란찜과 바삭한 튀김으로 시작하는 즐거운 식사.

그리고 드디어 메인 요리, 히츠마부시가 등장했다. 큼직하고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장어 위로 은은한 숯불 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슌사이쿠보의 히츠마부시는 최고급 자포니카종 국내산 장어를 비장탄에 구워내어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곳 특제 간장 베이스의 달콤 짭짤한 타래(たれ) 소스를 여러 번 정성스럽게 발라 구워냈다는 설명처럼, 장어의 깊은 풍미와 숯불 향이 어우러져 입안 가득 황홀경을 선사한다.

슌사이쿠보 히츠마부시 밥
밥알 사이사이 스며든 장어의 풍미가 일품.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히츠마부시를 즐기는 네 가지 방법이다. 그저 장어덮밥처럼 즐기는 것부터 시작해, 계란말이와 함께 먹고, 파와 김, 와사비 등을 곁들여 비빔밥처럼 즐긴 뒤, 마지막에는 따뜻한 육수를 부어 오차즈케(お茶漬け) 스타일로 마무리하는 방식까지. 마치 네 가지 메뉴를 맛보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슌사이쿠보 히츠마부시 곁들임
다양한 곁들임 재료로 히츠마부시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다.

처음 한 숟갈은 장어 본연의 맛과 숯불 향을 고스란히 느끼기 위해 그대로 맛보았다. 겉은 쫄깃하고 속은 부드러운 장어의 식감과 밥알에 스며든 달콤 짭짤한 소스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이어서는 준비된 쪽파, 김, 와사비 등을 곁들여 마치 비빔밥처럼 비벼 먹으니 또 다른 매력이 느껴졌다. 와사비의 알싸함이 장어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파의 향긋함이 풍미를 더했다.

슌사이쿠보 히츠마부시 와사비
고추냉이와 산초가루를 곁들여 풍미를 더하는 재미.

그리고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따뜻한 육수를 부어 즐기는 오차즈케 스타일이었다. 짭짤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육수가 밥과 장어, 그리고 곁들임 재료들과 어우러져 마치 고급스러운 누룽지탕을 먹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톡 쏘는 산초가루나 알싸한 와사비를 듬뿍 넣어 나만의 스타일로 즐기는 재미도 쏠쏠했다. 이처럼 네 가지 방식으로 장어덮밥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밥알 한 톨까지 깨끗하게 비우게 된다.

슌사이쿠보 오차즈케 재료
오차즈케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재료들.

한편, 함께 주문한 생연어덮밥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두툼하게 썰어낸 신선한 연어는 입안에서 살살 녹는 부드러움을 자랑했다. 마치 올리브 오일을 두른 듯 고소한 풍미가 가득했고, 적절하게 간이 된 밥과 아삭한 단무지가 곁들여져 맛의 균형을 완벽하게 잡아주었다. 여러 색색의 재료들이 조화롭게 플레이팅되어 눈으로도 즐거움을 선사하는 덮밥이었다.

슌사이쿠보 연어덮밥
신선하고 먹음직스러운 생연어덮밥.

식사의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달콤한 바닐라 푸딩 또는 말차 푸딩이었다.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 부드러운 푸딩은 완벽한 마무리를 선사했다. 카라멜 시럽이 살짝 뿌려져 있어 달콤함의 깊이를 더했다.

슌사이쿠보 푸딩
달콤함으로 마무리하는 완벽한 디저트.

슌사이쿠보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넘어, 혼자 와도 전혀 어색함 없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1인분 주문은 당연히 가능하고, 카운터석이나 1인 좌석이 아니더라도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개인적인 공간을 존중받는 느낌을 준다. 직원분들의 친절한 응대 또한 이곳을 다시 찾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부산 화명동에서 제대로 된 일본식 장어덮밥, 나아가 훌륭한 일식을 맛보고 싶다면 슌사이쿠보를 강력 추천한다. 혼자여도 괜찮아, 아니 오히려 혼자이기에 더욱 깊이 맛볼 수 있는 곳. 오늘 또 한 번 ‘혼밥 성공’을 외치며, 다음 방문을 기약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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