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해 하면 멸치쌈밥을 빼놓을 수 없지요. 이 집은 멸치 요리를 처음 접하는 분들이라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세트 메뉴가 아주 알차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자리에 앉아 주문을 마치니 금세 입맛을 돋우는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차려지는데, 하나하나 맛을 보니 간이 세지 않고 참 정갈합니다. 조미료 맛이 아닌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내어 먹고 나면 속이 참 편안해지는, 우리네 어머니가 해주던 딱 그 솜씨입니다.

가장 먼저 젓가락이 향한 것은 바로 멸치회무침이었습니다. 사실 처음엔 비리지 않을까 걱정도 조금 했는데, 아이고, 이 맛 좀 보셔요. 새콤달콤한 양념에 아삭한 채소와 멸치회가 어우러져 입안에서 춤을 춥니다. 멸치가 이렇게나 고소하고 싱싱할 수 있나 싶어 깜짝 놀랐네요. 한 숟갈 뜨면 고향 생각 절로 나는 맛이라, 소주 한 잔이 절로 생각나는 그런 별미 중의 별미입니다.

이어서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멸치쌈밥을 마주했습니다. 큼지막한 멸치와 우거지를 넣고 자박하게 졸여낸 국물은 깊은 맛이 우러나 밥도둑이 따로 없습니다. 쌈 채소 위에 멸치 한 점 올리고 마늘 한 조각 얹어 크게 한 쌈 싸 먹으니, 입안 가득 행복이 밀려듭니다. 멸치가 입에서 스르륵 녹아내리는 듯한 그 부드러움, 비린 맛 하나 없이 깔끔한 뒷맛에 숟가락질을 멈출 수가 없었네요. 남해 여행을 오시면 이곳에 들러 꼭 맛보셔야 할 필수 코스입니다.

이곳은 식당 분위기 또한 참 따뜻합니다. 통유리 너머로 남해의 아름다운 바다가 펼쳐져 있어, 눈으로 한 번 먹고 입으로 한 번 더 먹는 기분이지요. 젊은 사장님께서 운영하시는데 어찌나 친절하신지, 부족한 반찬은 없는지 살뜰히 챙겨주시는 모습에 마음까지 훈훈해졌습니다. 현지 분들도 아침 식사를 하러 자주 오시는 모습에 ‘아, 내가 정말 제대로 찾아왔구나’ 하는 확신이 들더군요.

혹여 멸치 요리가 낯선 분들이라면 오리불고기나 순두부찌개 같은 메뉴도 준비되어 있으니 걱정 마세요. 특히 아침 일찍 문을 여는 곳이라 여행의 시작을 든든하게 열기에 이만한 곳이 없습니다. 따끈한 순두부찌개 한 그릇에 정갈한 밑반찬이면, 든든한 하루를 시작할 힘이 절로 생기지요. 모든 메뉴가 정성스러워 누구와 함께 와도 기분 좋은 식사가 될 것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배도 마음도 든든하게 채워져 세상이 더 밝아 보이는 것 같습니다. 남해의 인심을 듬뿍 담은 따뜻한 밥상,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쌓아가는 추억만큼 값진 게 또 있을까요. 여행길에 우연히 발견한 보석 같은 식당에서 느낀 이 정겨움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남해에 오시면 꼭 한 번 들러서 따뜻한 정성 가득한 한 끼를 맛보시길 바랍니다.
여행이란 결국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는 즐거움이 아닐까 싶네요. 창가에 비치는 햇살처럼 따뜻하고 정갈한 맛으로 가득한 이곳에서, 여러분도 저처럼 잊지 못할 남해 맛집의 추억을 만들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남해에 오게 된다면 주저 없이 또 찾게 될 것 같은, 그런 편안하고 정다운 식당이었습니다. 정성 어린 손맛이 담긴 밥 한 그릇에 고단한 여행길의 피로가 싹 가시는, 참 고마운 한 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