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어시장 앞, 세월 담은 아구 요리로 입 안 가득 행복 채우던 날

아이고, 오늘따라 먼 길 떠나온 보람이 느껴지는 하루네요. 마산 어시장 근처, 2층에 자리 잡은 허름하지만 정겨운 이 식당에 들어서니 벌써부터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아요. 낡은 간판 아래, 마치 동네 사랑방 같은 분위기랄까요. 천장을 비추는 형광등 불빛은 조금 쨍하다 싶었지만, 테이블마다 둘러앉아 이야기꽃 피우는 사람들의 온기가 그 모든 것을 덮어주는 듯했습니다.

식당 내부 모습
오래된 듯 정겨운 식당 내부의 풍경

창가 쪽 자리에 앉으니, 저 멀리 바다가 언뜻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요. 주말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이미 손님들로 북적이는 통에 ‘이 집, 정말 제대로구나’ 싶었습니다. 혼자 오셔서 간단히 식사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저처럼 여럿이 모여 이야기 나누는 팀도 보였습니다. 자리가 꽤 넉넉한 편이라, 아무리 왁자지껄해도 답답하지 않을 것 같았어요. 다만, 대부분 좌식이라 혹시라도 어르신들을 모시고 온다면 조금 불편하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아구수육 한 접시
푸짐하게 담겨 나온 아구수육과 싱싱한 채소

그래도 이곳에 온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아구’였지요. 메뉴판을 훑어보니 아구찜, 아구찌개, 그리고 제가 꼭 맛보고 싶었던 아구수육까지. 고민 끝에 가장 먼저 주문한 것은 역시나 아구수육이었습니다.

아구간 조각
부드럽고 고소한 아구간의 모습

드디어 기다리던 아구수육이 나왔습니다. 와아, 이거 좀 보세요! 접시 가득 차게 놓인 하얀 아구 살점과 그 옆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는, 보물 같은 아구 간까지. 처음 맛보는 아구수육이었는데, 이게 이렇게 부드러울 수가 있나요. 마치 입 안에서 살살 녹아내리는 느낌이었어요. 쫄깃한 껍질과 담백한 살코기의 조화가 어찌나 좋은지, 젓가락질을 멈출 수가 없었답니다. 특히, 고소하고 부드러운 아구 간은 정말 별미였어요. 서울에서는 이렇게 싱싱하고 푸짐하게 아구 간을 맛보기 쉽지 않다고 하던데, 이곳에 오길 정말 잘했다 싶었습니다.

접시에 담긴 아구수육
다양한 부위의 아구살과 간이 함께 나온 아구수육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살짝 알싸한 맛이 매력적인 와사비 간장에 찍어 한입 맛보면… 아이고, 이 맛 좀 봐라! 세상에 이런 맛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톡 쏘는 와사비의 매콤함과 짭조름한 간장이 부드러운 아구살과 어우러져 입 안 가득 풍성한 맛의 향연을 펼쳐냈어요. 몇 번을 찍어 먹어도 질리지 않는, 정말 기가 막힌 조합이었습니다. 곁들여 나온 푸릇푸릇한 채소도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어,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요.

테이블에 차려진 푸짐한 한상차림
다양한 반찬과 함께 나온 아구수육 한상

함께 나온 밑반찬들도 하나같이 정갈하고 맛있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새콤달콤하게 무쳐낸 해초무침이었어요. 오독오독 씹히는 식감과 입맛을 돋우는 새콤함이, 메인 요리 못지않게 훌륭했답니다. 예전 엄마가 해주시던 그런 정겨운 맛이랄까요. 슴슴하면서도 감칠맛 도는 밑반찬들이,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온 듯한 편안함을 선물했습니다.

매콤한 아구찜
먹음직스러운 양념의 아구찜

수육에 이어, 이 집의 또 다른 자랑거리라는 아구찜도 맛보았습니다. 큼직한 아구 살점과 아삭한 콩나물이 어우러진 아구찜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비주얼이었어요. 매콤한 양념이 자극적이면서도 깔끔하게 입맛을 당겼습니다. 맵기 조절도 가능하다니, 매운맛을 잘 못 드시는 분들도 안심하고 즐길 수 있겠어요.

그런데 말입니다. 어떤 분들은 아구찜의 아구 양이 적다는 평도 하시더라고요. 제가 맛본 아구찜은 콩나물에 양념이 잘 배어 있었고, 전분가루가 많이 들어가지 않아 텁텁하지 않으면서도 깔끔한 맛이 좋았습니다. 다만, 쫄깃한 콩나물에 비하면 아구 살의 양이 조금 더 푸짐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어요. 그래도 쫄면사리를 넣어 비벼 먹으니, 그 맛이 또 별미더라고요. 쫄면 특유의 쫄깃함과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든든하게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주문한 메뉴는 바로 아구찌개(지리탕)였습니다. 맑고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라는 칭찬이 자자해서, 해장으로도 좋다는 말에 홀린 듯 주문해버렸죠. 아니나 다를까, 뚝배기 가득 끓여 나온 맑은 지리탕은 보기만 해도 속이 풀리는 느낌이었습니다.

큼직한 아구 살점과 시원한 맛을 더해줄 채소들이 어우러진 이 탕은… 정말이지 ‘끝내준다’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맵지 않고 담백한 국물은, 술을 마시지 않은 사람도 절로 술 한잔을 부르게 만드는 마성의 맛이었어요. 한 숟갈 뜨니, 속이 다 편안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마치 옛날 엄마가 끓여주시던 그 맑은 탕처럼, 정갈하고 깊은 맛이 일품이었어요.

더불어, 이 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명물이 있으니, 바로 명태전입니다. 처음 보는 비주얼에 깜짝 놀랐어요. 통째로 생선을 반죽에 입혀 부쳐낸 모습이, 마치 커다란 한 장의 전 같았습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의 정석을 보여주는 듯했어요. 짭짤한 맛이 맥주를 부르는 안주로도 최고였고, 밥반찬으로도 훌륭했답니다.

음식이 나오기까지 약간의 기다림은 있었지만, 그 기다림 끝에 맛보는 음식들은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다만, 주차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은 조금 아쉬웠어요. 근처 빈 공간을 찾아 주차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이 맛을 보기 위해서라면 그 정도 수고는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 집의 맛이 예전 같지 않다거나, 양념이 겉돈다는 평도 보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맛본 음식들은, 오히려 오랜 세월 동안 변함없이 한자리를 지켜온 맛집의 묵직함이 느껴졌습니다. 아구수육의 신선함과 담백함, 아구찜의 칼칼한 양념, 그리고 아구찌개의 시원한 국물까지. 무엇 하나 빠지지 않고 제 입맛을 사로잡았습니다.

특히 아구수육에서 나온 아구 간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습니다. 고소하면서도 부드러운 그 맛은, 한번 맛보면 잊기 어려울 거예요. 마치 처음 먹어보는 귀한 음식처럼 말이지요.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 왠지 모르게 ‘엄마 손맛’ 같은 따뜻함이 느껴졌어요. 갓 지은 밥 한 숟갈에, 뜨끈한 탕 한 그릇이면 온 세상 시름 다 잊고 행복해지는 그런 느낌 말이에요. 물론, 젊은 입맛에는 조금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저는 이곳의 음식에서 옛 추억과 푸근한 정을 듬뿍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산에 오신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길 추천합니다. 아구수육, 아구찜, 아구찌개까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나오는 법이 없었어요. 오랜 세월 변함없는 맛으로 제 마음을 사로잡은 이곳. 다음에 마산에 오게 된다면, 꼭 다시 찾아 그 맛을 음미하고 싶습니다. 정말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면, 그냥 속이 든든한 게 아니라 마음까지 편안해지는 법인데, 이곳이 바로 그런 곳이었어요.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고향의 맛, 엄마의 손맛이 그리울 때, 이곳이 떠오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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