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곰탕 맛집: 슴슴한 국물과 넉넉한 인심에 반하다

오늘도 어김없이 점심시간이 다가왔다. 빠르게 동료들에게 “뭐 먹을래?”를 외치며 메뉴 선정에 돌입했지만, 이미 수많은 점심 메뉴를 섭렵한 터라 새로운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 늘 그렇듯, 익숙한 곳은 질리고, 새로운 곳은 웨이팅이 걱정된다. 그때, 문득 떠오른 곳이 있었다. 바로 나주 곰탕 거리에서 늘 핫한 곳들 사이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지켜온 ‘이곳’이다.

나주 곰탕 맛집 외관
식당 전면에 붙어있는 홍보물들 덕분에 어떤 곳인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사실 나주 곰탕 거리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명한 국밥집들이 세 곳이나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하얀집, 노안집, 그리고 내가 오늘 찾은 이곳. 각기 다른 매력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노안집 곰탕이 제일 입맛에 맞았지만, 어느 순간부터인지 양이 좀 줄어든 것 같은 아쉬움이 남았다. 하얀집은 무난하지만, 때로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곳은 조금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첫인상부터 다른 두 곳보다 넉넉한 양과 슴슴하면서도 깊은 맛으로 나만의 ‘숨은 맛집’ 리스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곳이다.

점심시간 직전, 그러니까 11시 40분쯤 도착했더니 다행히 아직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미 식탁에는 반찬들이 세팅되어 있었고, 뜨끈한 국물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내부로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온기가 좋았다.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은 딱 적당한 온도. 따뜻한 조명 덕분에 아늑한 느낌까지 들었다. 테이블 간 간격이 적당해서 옆 테이블과 너무 붙어있다는 느낌도 없었고, 넓은 공간 덕분에 답답함이 전혀 없었다.

식당 외부 전경
이른 점심시간에 도착했더니 비교적 한산한 거리의 풍경.

메뉴판을 보니 역시나 곰탕이 메인이었다. 곰탕 외에도 수육, 꼬리곰탕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지만, 점심시간에 허겁지겁 먹어야 하는 상황이기에 가장 빠르게 나올 수 있는 기본 곰탕을 주문했다. 동료 중 한 명은 꼬리곰탕을 시켰는데, 곰탕보다 조금 더 진하고 깊은 맛이 난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오늘, 이집만의 슴슴한 매력을 제대로 느끼고 싶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기대했던 곰탕이 나왔다. 뚝배기 가득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곰탕을 보니 절로 군침이 돌았다. 뽀얀 국물 위에 송송 썬 파와 고추 양념이 보기 좋게 올려져 있었다. 밥은 따로 나오는데, 이 부분이 나에게는 아주 큰 장점이다. 밥을 말아 먹는 것보다 이렇게 따로 먹는 것을 선호하는데, 이 집은 밥을 따로 내주는 방식이라 아주 좋았다. 곰탕의 맛은 기대했던 대로였다. 자극적이지 않고, 슴슴하면서도 깊은 맛이 입안을 감돌았다. 마치 오랫동안 끓여낸 사골 육수 본연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듯했다.

메뉴판
노란색 배경의 큰 메뉴판이 시야에 확 들어온다.

곰탕 국물을 한 스푼 떠먹고, 밥을 말아 먹다가, 다시 국물을 떠먹고… 순식간에 밥 한 그릇을 비울 수 있었다. 밥을 따로 내주기 때문에 밥알이 국물을 머금어 떡지지 않고, 꼬들꼬들한 식감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았다. 곰탕 속 고기도 넉넉하게 들어있었고, 부드럽게 씹혔다. 잡내가 전혀 나지 않는 깔끔한 맛이었다.

식당 내부 전경
넓고 쾌적한 식당 내부에는 빈 테이블이 보이지 않는다.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밑반찬이다. 특히 깍두기 김치는 정말 신선하고 아삭했다. 어떤 사람들은 깍두기가 별로라고 하는 리뷰도 봤는데, 내가 방문했을 때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곰탕과 함께 먹으니 그 조화가 일품이었다. 김치 또한 맵지 않고 적당히 익어서 곰탕의 슴슴한 맛을 해치지 않고 오히려 풍미를 더했다.

곰탕 한 그릇
윤기가 흐르는 곰탕 국물과 큼직한 고기, 그리고 푸짐한 파 고명이 보기만 해도 든든하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서빙하시는 이모님께서 “밥 더 필요하면 말하세요!”라고 외치셨다. 잠시 망설였지만, 점심시간도 거의 끝나가고 해서 정중히 사양했다. 하지만 그 따뜻한 말씀 한마디에 이곳이 얼마나 인심이 좋은 곳인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동료가 밥을 추가로 주문했는데, 곰탕 국물과 함께 반찬까지 넉넉하게 가져다주시는 모습에 정말 감동받았다.

식탁 위 곰탕과 반찬
곰탕과 함께 나온 깍두기, 김치, 그리고 밥이 먹음직스럽게 차려져 있다.

주변을 둘러보니, 이미 많은 테이블이 손님들로 채워져 있었다. 대부분 직장인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빠르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역시 이곳은 점심시간에 혼잡할 것을 예상하고 조금 일찍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빠르게 먹고 나가기에도 전혀 부담 없는 곳이라, 점심시간에 방문해도 괜찮을 것 같다. 물론, 너무 늦게 오면 웨이팅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 정도 맛과 양, 그리고 서비스라면 기꺼이 기다릴 만하다.

특히 이곳은 동료들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아주 좋은 곳이다. 각자의 취향대로 메뉴를 주문할 수 있고, 넉넉한 인심 덕분에 다 함께 푸짐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혼밥을 하러 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다. 1인석도 마련되어 있고, 혼자 와서도 조용히 곰탕 한 그릇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다.

돌아오는 길, 동료와 함께 “오늘 점심 진짜 맛있었지?”를 연발했다. 슴슴하지만 깊은 국물 맛, 넉넉한 인심,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만족스러웠다. 개인적으로는 밥 따로 나오는 방식이 너무 좋았고, 국물 리필까지 넉넉하게 해주는 점이 감동이었다. 앞으로도 종종 점심시간에 들르게 될 것 같다. 다음에는 꼬리곰탕도 한번 맛봐야겠다. 200% 재방문 의사가 있는 곳이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