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한 자리를 지켜온 곳이라니, 어떤 맛일지 궁금한 마음으로 김해 먹자골목 무로거리 초입에 자리한 ‘하동한우국밥’을 찾았습니다. 간판에서부터 ‘Since 2006’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는 이곳은 이미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김해의 터줏대감 같은 소고기국밥 맛집으로 알려져 있다고 하더군요. 평일 저녁에도 웨이팅이 있을 정도라니, 기대감을 안고 가게 안으로 발을 들였습니다.

가게 안은 노포 특유의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습니다. 오래된 시간만큼이나 익숙하고 편안한 느낌이었달까요. 벽면에는 40년 호텔 출신 전문 셰프가 운영한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듯한 여러 액자와 방송 출연 흔적이 걸려 있었습니다. 참조) 전체적으로 조명은 약간 어두운 편이었지만, 테이블 간격이 좁지 않아 답답한 느낌은 없었습니다.

메뉴판을 보니 역시 메인은 한우 국밥이었지만, 오늘은 점심 메뉴로 제격이라는 육회 비빔밥을 주문했습니다. 함께 나온 밑반찬은 정갈하게 담겨 나왔지만, 솔직히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네 명이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반찬 양이 혼자나 두 명 방문했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특히 계란찜은 양이 너무 적어서 차라리 안 주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메인 메뉴인 육회 비빔밥이 나오니, 반찬에 대한 아쉬움은 금세 잊혀졌습니다. 커다란 놋그릇에 신선해 보이는 육회가 붉은 빛깔을 자랑하며 푸짐하게 올라가 있었습니다. 그 위에는 노란 계란 노른자가 동그랗게 자리 잡고 있었고, 밥과 함께 비빌 수 있도록 각종 채소들이 먹음직스럽게 곁들여져 나왔습니다. 참조)

슥슥 비벼 한 숟가락 떠 먹으니, 육회의 신선함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밥알 하나하나에 육회의 감칠맛과 채소의 아삭함이 어우러져 꽤 괜찮은 조합이었습니다. ‘맛있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지만, ‘다시 방문할 정도’의 특별함을 느끼기에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 맛이었습니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요, 아니면 제 입맛에는 조금 더 자극적인 맛이 필요했던 걸까요.
사실, 제가 조금 기분이 상했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혼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게 안에서 자리가 꽤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안쪽 구석 자리를 안내받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바쁜 시간이라면 이해할 수 있겠지만, 테이블 여유가 충분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혼자 온 손님을 따로 대하듯 느껴져 썩 유쾌하지는 않았습니다. 참조)

함께 나오는 된장찌개는 얼큰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져 괜찮았습니다. 참조) 밥과 함께 먹기 좋았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별난영양전골’도 맛있다는 이야기가 들리는 것을 보니, 이곳의 진정한 매력은 또 다른 메뉴에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40년 호텔 출신 셰프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깔끔하고 정갈한 음식들이 분명 이 식당의 강점일 것입니다.
총평하자면, ‘하동한우국밥’은 김해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진짜배기’ 노포임은 분명합니다. 특히 깔끔한 한우 국밥이나 육회 비빔밥을 찾는 분들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푸짐한 반찬 양을 기대하거나, 세심하고 친절한 서비스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겠습니다. 다음번에 방문한다면, 이곳의 대표 메뉴인 한우 국밥을 꼭 맛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