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서동 곰탕 맛집 옥수관, 혼밥도 어복쟁반도 완벽한 든든한 한 끼

점심시간,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문득 ‘오늘도 혼밥 성공!’을 외치고 싶은 날이 있었다. 늘 북적이는 맛집이라 혼자 가기 망설여졌지만, 오늘은 용기를 내기로 했다. 그곳은 바로 구서동에 위치한, 진한 곰탕 국물로 유명한 ‘옥수관’. 사실 곰탕만 파는 곳인 줄 알았는데, 이북식 요리인 어복쟁반도 전문으로 한다고 해서 더욱 기대가 되었다.

가게 앞에 도착하자마자 느껴지는 깔끔하고 모던한 분위기에 일단 마음이 놓였다. 새로 생긴 곳이라 그런지 내부가 쾌적하고 정돈된 느낌이었다. 주말 점심시간이라 테이블이 꽤 차 있었지만, 다행히 혼자 앉을 수 있는 카운터석이나 1인 좌석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2인석 테이블에 앉아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을 만큼 편안한 분위기였다. 이미 곰탕을 드시는 손님들이 많았지만, 저는 오늘 어복쟁반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옥수관 간판
정갈한 디자인의 ‘옥수관’ 간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주문을 하고 나니 15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그동안 가게 곳곳을 둘러보았다. 벽에는 ‘정직한 그릇, 기교보다 정성을, 우리네 좋은 재료만을 담아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문이 걸려 있었다. 이러한 문구는 음식에 대한 주인장의 철학을 엿볼 수 있게 하여 더욱 신뢰감을 주었다. 곰탕은 보통 11,000원, 특은 14,000원이었고, 매운 곰탕도 같은 가격이었다. 육회비빔밥은 9,000원, 육전과 수육은 각각 한 접시 또는 반 접시 단위로 주문할 수 있었다.

주문한 어복쟁반 대자를 기다리는 동안, 앞에 놓인 티슈 케이스와 컵을 보았다. 나무로 된 티슈 케이스는 따뜻한 느낌을 주었고, 하얀 컵에는 붉은색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이러한 작은 디테일들이 가게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잘 어우러졌다.

드디어 기다림 끝에 어복쟁반이 나왔다. 와, 이게 바로 어복쟁반이구나! 크고 넓은 쟁반 위에 정말 먹음직스러운 비주얼로 음식이 가득 담겨 나왔다. 얇게 썰어 부드럽게 익혀진 소고기 편육 위로는 갓 무친 듯한 신선한 파채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었고, 그 옆으로는 노릇하게 부쳐진 육전과 큼직한 만두, 그리고 쫄깃한 식감의 소 내장 부위까지 푸짐하게 올라가 있었다. 가운데에는 곁들여 먹을 간장 양념장과 겨자 소스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푸짐한 어복쟁반 한상
대자 어복쟁반의 압도적인 비주얼에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얇게 썰려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하는 소고기였다. 입안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는 듯한 부드러움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질긴 부위 하나 없이 모두 연하고 맛있었다. 특히, 얇게 썰어 즉석에서 부쳐낸 듯한 육전은 고소함과 쫄깃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씹을수록 풍미가 살아났다.

그다음은 푸짐하게 올라간 파채. 신선한 파채는 아삭한 식감과 함께 알싸한 맛을 더해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파채와 함께 소고기를 싸 먹으니 그 조화가 정말 일품이었다. 큼직하게 빚어진 만두 속도 꽉 차 있었고, 쫄깃한 식감의 소 내장 부위들도 잡내 없이 깔끔하게 조리되어 나와 만족스러웠다.

어복쟁반의 육전과 파채
고소한 육전과 아삭한 파채의 조합이 환상적이다.

어복쟁반을 먹다 보니 자연스럽게 곰탕 국물이 생각났다. 그래서 곰탕도 함께 주문했다. 옥수관의 곰탕은 정말 진하고 깊은 맛이었다. 뽀얗고 묵직한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으니, 속이 든든해지는 느낌이었다. 마치 어릴 적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그 맛처럼 정겹고 따뜻했다. 김치와 깻잎장아찌 등 4가지 밑반찬도 정갈하게 나왔는데, 곰탕 국물에 밥을 말아 김치와 함께 먹으니 ‘이거다!’ 싶었다.

곰탕 국물과 밥
진한 곰탕 국물에 밥을 말아 김치와 함께 먹으니 꿀맛이다.

어복쟁반 대자는 성인 3-4명이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이었다. 하지만 혼밥 고수답게, 나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중간에 사리 추가를 하고, 마지막에는 죽까지 시켜서 완벽한 마무리를 했다. 쫄깃한 면사리와 부드러운 죽까지 곁들이니, 정말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를 한 기분이 들었다. 가격이 조금 있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이 정도 퀄리티와 양이라면 전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복쟁반에 추가된 면사리
면사리를 추가해서 더욱 든든하게 즐길 수 있었다.

옥수관은 이북식 요리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으로, 부산에서도 흔치 않은 어복쟁반 전문점이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곰탕 또한 깊고 진한 맛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었다. 혼자 방문했지만 전혀 어색함 없이 맛있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고, 다음번에는 친구들과 함께 와서 다양한 메뉴를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테이블 세팅
식사를 돕는 깔끔한 테이블 세팅.

구서동 근처에서 든든하고 맛있는 한 끼를 찾고 있다면, 옥수관을 강력 추천한다. 특히 혼자 식사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혼밥 성공’의 기쁨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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