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시즌이 다시 돌아왔다. 괴산 근처 캠핑장을 찾았다가, 캠핑장 내 카페 대신 일부러 이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처음 이곳에 방문했던 건 작년인데, 그때의 좋은 기억이 떠올라 다시 찾아온 것이다. 굳게 닫았던 문틈으로 따스한 조명이 흘러나오는 것이, 괜스레 마음을 설레게 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아담하면서도 정갈한 공간이 나를 맞았다. 복잡한 도심의 카페와는 다른,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다. 왠지 모르게 이곳에 오면 늘 그렇다. 혼자 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는 듯한 기분. 오늘도 혼밥 성공 예감이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빵, 특히 카스테라다. 진열대 위에는 먹음직스러운 카스테라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작년 처음 방문했을 때, 다른 빵들도 좋았지만 특히 카스테라에 홀딱 반했었다. 그때 ‘스콘도 만들어주시면 좋겠다’는 엉뚱한 바람을 했던 기억이 난다. 이미 충분히 훌륭한 솜씨를 가진 곳이니, 다른 빵들도 분명 맛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주문대에 다가가니, 친절한 직원분이 맞이해 주셨다. 혼자 방문했기에, 1인분 주문이 가능한지, 그리고 혼자 먹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메뉴가 있는지 조심스레 여쭤보았다. 이곳은 1인분 주문도 전혀 문제없고, 카운터석이나 1인 좌석은 따로 없지만, 홀 자체가 크지 않고 테이블 간격도 적당해서 혼자 와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는 분위기라고 설명해 주셨다. 안심하고 메뉴를 고르기 시작했다.

나는 아이와 함께 왔기에, 음료 3잔과 빵 2개를 주문했다. 아이가 최근에 배탈이 났어서 음료를 많이 마시는 것이 걱정되어, 1인 1음료 대신 아이 음료는 두 잔으로 나누어 달라고 부탁드렸다. 직원분께서 센스 있게 테이크아웃 잔에 나누어 주시는 것을 보고 감동했다. 물론 이런 세심한 배려를 당연하게 생각해서는 안 되겠지만, 고객의 작은 니즈까지 신경 써주는 따뜻함에 감사함을 느꼈다.

작년에 방문했을 때는 없었던 ‘다크 초코 카스테라’가 눈에 띄었다. 초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기대했던 만큼의 진한 초코 맛은 아니었다. 초콜릿 맛이 아주 강하게 느껴지지는 않았고, 은은한 편이었다. 하지만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일 뿐, 오히려 너무 달지 않아 좋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더불어 주문한 것은 얼그레이 카스테라와 기본 카스테라였다. 작년에 내가 ‘말도 안 된다’고 표현할 정도로 맛있게 먹었던 얼그레이 카스테라. 이번에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향긋한 얼그레이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면서, 빵의 부드러움과 환상의 조화를 이룬다. 기본 카스테라도 묵직하고 든든한 맛으로, 카스테라 본연의 매력을 잘 살렸다. 빵이 남을 줄 알았는데,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접시가 비어있었다. 빵 하나하나에 정성이 느껴지고, 먹고 나서도 속이 편안한 건강한 맛이라서 더욱 만족스럽다.

이곳의 또 다른 장점은 바로 우리밀과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제품 개발이다. 특히 지역 특산물인 옥수수를 활용한 제품 개발은 눈여겨볼 만하다. 이러한 점들은 마치 ‘시골 들어가기 전에, 놀고 나올 때’ 커피 한잔과 맛있는 빵을 사가는 이곳의 단골이 되게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 단순히 맛있는 빵을 넘어, 지역과의 상생을 생각하는 기업이라는 점이 더욱 좋게 느껴졌다.
커피 역시 ‘말해 뭐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맛있었다. 진하고 풍부한 향이 빵의 맛을 더욱 돋워주었다. 아이가 받은 음료도 테이크아웃 잔에 담겨 나왔지만, 아이가 마시기 편하도록 적당한 온도로 맞춰져 있었다.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 써주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을 바라보니, 푸릇푸릇한 산과 시골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이곳에 오면, 마치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곳의 홀이 큰 편은 아니지만, 항상 사람이 붐비는 것은 아니어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기 좋다. 주차는 가게 앞에 하면 되지만, 혹시 자리가 없다면 지역 특성상 근처에 아무 데나 해도 괜찮다고 한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다음에 방문할 때는 다른 종류의 카스테라나 케이크도 맛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이 정도 맛이라면, 괴산의 진정한 맛집이라 할 만하다. 혼자여도 괜찮아, 아니 오히려 혼자여서 더 좋았던 시간. 다음 캠핑 때도, 아니 꼭 캠핑이 아니더라도 다시 찾아올 이유가 충분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