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로 여행 간다는 소식에, 고향 친구 녀석이 꼭 가보라며 신신당부한 칼국수집이 있었어. 이름하여 ‘정희선칼국수’. 뭘 그렇게까지 강조하나 싶었는데, 남해 도착하자마자 그 이유를 알겠더라. 푸근한 인상의 사장님 얼굴이 간판에 떡하니 박혀있는 것이, 벌써부터 정겨운 기운이 느껴지지 않겠어? 마치 외할머니댁에 놀러 온 듯한 푸근함에 이끌려, 망설임 없이 가게 문을 활짝 열었지.

가게 안은 생각보다 넓고 깔끔했어. 통창으로 쏟아지는 햇살 덕분에, 뽀송뽀송하게 잘 마른 이불처럼 마음까지 따스해지는 기분 있잖아. 테이블마다 놓인 하얀 식탁보도 어찌나 깨끗하던지, 사장님의 꼼꼼한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듯했어.
메뉴판을 보니 칼국수 종류가 꽤 다양하더라고. 바지락칼국수, 황태칼국수, 굴칼국수… 죄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뿐이니, 이거 완전 고민에 빠질 수밖에. 한참을 끙끙 앓다가, 결국 사장님께 추천을 부탁드렸지. “허허,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해놨지! 우리 집은 바지락칼국수가 제일 인기고, 겨울에는 굴칼국수 찾는 손님들도 많어. 얼큰한 거 좋아하면 땡초부추전도 한번 먹어보랑께.” 사장님의 시원시원한 말투에, 나도 모르게 “그럼 바지락칼국수랑 땡초부추전 하나 주세요!” 외쳐버렸어.
주문을 마치니, 사장님께서 직접 담그셨다는 김치와 섞박지가 쟁반에 담겨 나왔어. 윤기가 좔좔 흐르는 게, 보기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이더라. 젓가락으로 김치 한 조각을 집어 맛보니, 이야… 이거 완전 밥도둑이 따로 없네!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딱 내 스타일인 거 있지. 섞박지 또한 아삭아삭한 무의 식감이 살아있어, 젓가락을 멈출 수가 없었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바지락칼국수가 나왔어. 커다란 그릇에 넘칠 듯 담긴 칼국수를 보니, 와… 양이 정말 어마어마하더라. 면 위에는 싱싱한 바지락과 잘게 썰린 애호박, 당근, 김 가루가 듬뿍 올려져 있었어. 국물부터 한 숟갈 떠먹어보니, 이야… 이건 진짜 예술이다! 시원하면서도 깊은 바다의 향기가 입안 가득 퍼지는 것이, 마치 남해 바다를 그대로 담아놓은 듯했어.
면발도 어찌나 쫄깃쫄깃하던지, 후루룩후루룩 끊임없이 입속으로 빨려 들어갔지. 바지락도 어찌나 실하던지, 톡톡 터지는 식감이 정말 좋았어. 면 한 젓가락에 바지락 하나 올려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게 없더라.

칼국수를 정신없이 먹고 있는데, 땡초부추전이 나왔어. 큼지막한 크기에,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 보이는 것이, 이거 완전 내 스타일이잖아! 젓가락으로 찢어 입에 넣으니, 이야… 매콤한 땡초와 향긋한 부추의 조화가 환상적이더라. 쫄깃한 오징어와 새우도 듬뿍 들어있어, 씹는 재미도 쏠쏠했어.

칼국수 한 젓가락 먹고, 부추전 한 입 베어 물으니, 이야… 이거 완전 꿀맛 조합이잖아! 매콤한 부추전이 칼국수의 시원함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것 같았어. 먹다 보니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게, 스트레스까지 싹 풀리는 기분이었지.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바닥을 드러낸 칼국수 그릇과 부추전 접시. 양이 어찌나 많던지, 정말 배가 터질 뻔했어. 하지만 너무 맛있어서, 남길 수가 없었지.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가니, 사장님께서 활짝 웃으시며 “맛있게 먹었능가? 우리 집 칼국수는 재료를 아끼지 않아서, 한번 먹으면 잊을 수가 없을 거여.”라고 말씀하시더라. 사장님의 푸근한 인심에, 나도 모르게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다음에 남해 오면 꼭 다시 들를게요!”라고 화답했지.
가게를 나서면서, 괜스레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어.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가 아니라, 정겨운 분위기와 푸근한 인심 덕분이었겠지. 남해에 간다면, 꼭 한번 ‘정희선칼국수’에 들러보길 바라. 할머니가 끓여주신 듯한 따뜻한 칼국수 한 그릇에, 고향의 정을 듬뿍 느낄 수 있을 거야. 특히 직접 담근 김치는 잊을 수 없는 맛이지.

아, 그리고 계산대 옆에는 사장님이 직접 만드신 수제 오란다도 팔고 있더라. 달콤하고 바삭한 게, 어른들 입맛에도 딱일 것 같아. 부모님 선물로 몇 봉지 사 왔는데, 역시나 엄청 좋아하시더라고.
남해 여행에서 우연히 발견한 칼국수 맛집 ‘정희선칼국수’. 맛, 가격, 분위기, 서비스,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곳이었어. 남해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망설임 없이 다시 찾을 나만의 맛집으로 찜해뒀지. 다음에는 꼭 황태칼국수랑 굴칼국수도 먹어봐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