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결심했다. 며칠 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그곳, 울산 상북면에 자리한 고택 한정식집 ‘도동산방’으로 혼밥을 떠나기로! 혼자 떠나는 드라이브 코스로도 괜찮을 것 같고, 무엇보다 고즈넉한 한옥에서 즐기는 한정식이라니, 상상만으로도 힐링되는 기분이었다. 혼자 밥 먹는 게 어색할 때도 있지만, 오늘은 왠지 모르게 모든 걸 떨쳐버리고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오늘도 혼밥 성공을 외치며 출발!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찍고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들어가니, 정말 이런 곳에 식당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한적한 풍경이 펼쳐졌다. 도심에서 꽤 떨어진 곳이라 그런지 공기도 맑고 조용해서, 도착하기도 전에 벌써 마음이 평온해지는 느낌이었다. 드디어 ‘도동산방’이라는 나무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설레는 마음으로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입구부터 느껴지는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멋스러운 기와지붕과 짙은 나무색이 어우러진 한옥 건물은,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건물 입구에는 ‘養閒齋(양한재)’라는 현판이 걸려 있었는데, ‘한가로움을 기르는 집’이라는 뜻처럼, 이곳에서는 바쁜 일상을 잠시 잊고 여유를 만끽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은은한 조명과 따뜻한 온기가 나를 맞이했다. 카운터 옆에는 크리스마스 장식이 놓여 있어, 연말 분위기를 더했다. 혼자 왔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직원분들도 친절하게 맞아주셨고, 조용한 분위기 덕분에 혼밥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창밖 풍경이 잘 보이는 자리로 안내받았다.
메뉴판을 보니 다양한 한정식 코스가 준비되어 있었다. ‘수라 한정식’, ‘일품 한정식’, ‘단오 정식’ 등 이름만 들어도 군침이 도는 메뉴들이 가득했다. 혼자 왔으니 간단하게 ‘일품 한정식’을 주문했다. 가격은 조금 있는 편이지만, 이 분위기와 정갈한 음식을 생각하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문을 하고 잠시 기다리는 동안, 창밖 풍경을 감상했다. 기와지붕이 덮인 한옥 건물과 푸른 나무들이 어우러진 모습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특히 비가 오는 날에는 더욱 운치 있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하니, 다음에는 비 오는 날에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가만히 보고 있으니, 복잡했던 머릿속도 점점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일품 한정식’이 나왔다. 형형색색의 음식들이 정갈하게 담겨 나온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샐러드, 튀김, 잡채, 떡갈비, 솥밥 등 다양한 종류의 음식이 코스처럼 차례대로 나왔다. 혼자 왔지만, 모든 음식이 1인분씩 개별적으로 제공되어 더욱 깔끔하고 좋았다.
가장 먼저 비트 드레싱이 뿌려진 샐러드를 맛보았다. 신선한 채소와 상큼한 드레싱이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했다. 특히 직접 만든 듯한 견과류 메뉴는 담백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전체적으로 음식들이 자극적이지 않아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다음으로 나온 음식은 따뜻한 튀김이었다. 바삭하게 튀겨진 튀김은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마성의 매력이 있었다. 특히 버섯 탕수육은 달콤한 맛이 강해서, 아이들도 좋아할 것 같았다. 하지만 튀김옷이 조금 두꺼워서 아쉬움이 남았다.
잡채는 살짝 불은 듯한 느낌이 들어 아쉬웠지만, 다른 음식들은 모두 훌륭했다. 특히 솥밥은 정말 예술이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밥은 씹을수록 고소했고, 함께 나온 황태와 더덕의 향긋한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밥과 함께 떡갈비를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떡갈비는 부드럽고 촉촉했고, 간도 적당해서 밥반찬으로 제격이었다. 밥 한 톨 남기지 않고 싹싹 비웠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정말 불렀다. 하지만 후식을 빼놓을 수는 없지! 도동산방에서는 식사 후 다실에서 차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나는 따뜻한 매실차를 주문했다. 매실차는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줘서,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무리하는 데 완벽한 선택이었다.
다실은 본채 건물 아래쪽에 위치해 있었는데, 숲속으로 연결된 듯한 느낌을 주는 공간이었다. 은은한 조명과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다실에 앉아, 따뜻한 차를 마시니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었다. 다실 창밖으로는 작은 저수지가 보였는데, 조경도 아름답게 꾸며져 있어서 차를 마시면서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았다.

도동산방은 가족 모임이나 상견례 장소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실제로 내가 방문했을 때도, 몇몇 테이블에서는 가족 단위 손님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조용하고 품격 있는 분위기 덕분에, 중요한 자리를 갖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돌잔치 상차림도 따로 주문할 수 있다고 하니,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몇몇 리뷰에서 지적된 것처럼, 가격 대비 음식 맛이 훌륭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잡채는 불어 있었고, 튀김옷은 두꺼웠다. 또한 서비스가 기사식당처럼 툭툭 접시를 놓는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나는 다행히 그런 경험은 하지 못했다. 하지만 테이블 매트 대용으로 놓인 접시가 깨져 있거나 음식물이 묻어 있는 것은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을 감안하더라도, 도동산방은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었다. 무엇보다 고즈넉한 한옥에서 즐기는 여유로운 식사는, 바쁜 일상에 지친 나에게 큰 힐링이 되었다. 혼자 방문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고,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오롯이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붉게 물든 노을이 한옥 지붕 위로 쏟아지는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나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석양을 감상했다. 오늘 혼밥하러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여도 괜찮아!
돌아오는 길, 나는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부모님도 분명 이 고즈넉한 분위기와 정갈한 음식을 좋아하실 것 같다. 다음에는 ‘수라 한정식’으로 제대로 대접해 드려야지. 울산에서 특별한 한정식 맛집을 찾는다면, 도동산방을 강력 추천한다. 혼밥도 좋고, 가족 모임도 좋고, 데이트 코스로도 좋은 곳이다.

총평: 울산 상북면의 고즈넉한 한옥에서 즐기는 특별한 한정식. 혼밥하기에도 좋고, 가족 모임이나 데이트 코스로도 추천한다. 음식 맛은 가격 대비 훌륭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분위기와 서비스는 만족스럽다. 특히 다실에서 즐기는 차 한 잔은, 식사를 마무리하는 데 완벽한 선택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방문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