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장작 냄새 따라 찾아간, 엄마 손맛 그리운 ‘으뜸손한우마을’

아이고, 여기 거창에 오면 꼭 들러야 할 곳이 있다며 사람들이 칭찬이 자자하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어떤 곳인가 싶어서 장작 타는 냄새 솔솔 풍기는 그 길을 따라 슬슬 걸어 들어가 봤죠. 간판에 ‘으뜸손한우마을’이라고 또렷하게 쓰여 있더라고요.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이름이 아닌가 싶어요.

으뜸손한우마을 외부 전경
따뜻한 조명 아래 정겹게 맞아주는 ‘으뜸손한우마을’ 간판과 입구 모습.

가게 앞에 딱 들어서는데, 와, 정말 장작 타는 냄새가 코끝을 간질간질하게 만드는 거예요. 어릴 적 시골 할머니 댁에서 맡았던 그 향취랑 똑같았어요. 가마솥에서 무언가를 푹 끓이고 있다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죠. 굴뚝 연기 모락모락 피어나는 풍경이 꼭 옛날 그림책에 나올 법한 그런 정겨운 모습이었답니다.

가마솥과 장작이 쌓여있는 모습
가게 앞에서 장작으로 가마솥을 끓이는 정겨운 풍경.

안으로 들어서니, 어머나 세상에. 가게 안이 꽤나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였어요. 예전에는 커피집이었다가 리모델링을 했는지, 내부에서 음료도 마실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분위기라는데, 저는 이런 아늑한 느낌이 참 좋았어요. 마치 시골집 안방에 들어온 듯한 포근함이 느껴졌달까요.

식사 메뉴판
정겨운 한글로 쓰여진 메뉴판. 어떤 메뉴를 골라야 할지 행복한 고민이 시작되는 순간.

메뉴판을 보니,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육회비빔밥이랑 곰탕이었어요. 이 동네에서는 이 두 가지 메뉴가 정말 경쟁자가 없을 정도라고들 하더라고요. 저는 망설임 없이 육회비빔밥을 주문했답니다. 가격을 보니 12,000원이더라고요. 요즘 물가 생각하면 이 정도 가격이면 정말 괜찮다 싶었죠.

육회비빔밥 한 상 차림
푸짐하게 차려진 육회비빔밥 한 상.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육회와 신선한 채소들의 조화가 예술이다.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밑반찬들이 먼저 나왔어요. 하나같이 정갈하고 맛깔스러워 보이더라고요. 묵직한 그릇에 담겨 나온 김치며 나물들을 보니, 정말 손맛이 느껴지는 집이라는 걸 알 수 있었죠. 김치도 짜지 않고 적당히 익어서 입맛을 돋우기에 딱이었어요. 곰탕에 곁들여 나온 깍두기도 아삭하니 정말 맛있었고요.

육회비빔밥과 곁들임 반찬
다양한 곁들임 반찬들.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육회비빔밥이 나왔어요! 와, 정말 비주얼부터가 압도적이었어요. 신선해 보이는 붉은 육회에 다채로운 색깔의 나물들이 어우러져 눈이 즐거웠답니다. 밥 위에 살포시 올라간 육회를 보니, 군침이 꿀꺽 넘어갔어요. 쓱쓱 비벼서 한 숟갈 크게 떠서 맛을 봤죠.

비벼진 육회비빔밥 클로즈업
보기만 해도 군침 도는 육회비빔밥. 신선한 육회와 채소의 조화가 일품이다.

어머나, 이 맛은 뭐예요!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함과 신선한 육회의 식감이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나물 하나하나의 아삭함과 밥알의 찰기가 어우러져 정말 꿀맛이었답니다. 예전에 엄마가 해주시던 그 비빔밥 맛이 떠오르면서, 한 숟갈 뜨면 고향 생각이 절로 났어요. 전혀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깊은 맛이 우러나오는 게, 이게 바로 진정한 맛이구나 싶었죠. 정말 입에서 스르륵 녹는 듯한 부드러움에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그리고 또 하나, 이 집의 자랑이라는 소고기국! 육회비빔밥을 시키면 이 소고기국이 함께 나오는데, 이게 정말 물건이에요. 가마솥에 푸욱 끓여낸 듯한 진한 국물은 그야말로 진국 중의 진국이었답니다. 밥 말아 먹기에도 딱이고, 그냥 떠먹기에도 얼마나 맛있던지 몰라요. 맑으면서도 깊은 맛이 속이 다 편안해지는 느낌이었어요. 어떤 분들은 이 소고기국에 고기가 조금 들어있다고 하시던데, 저는 국물 자체의 깊은 맛에 집중해서 먹어서 그런지 전혀 아쉽지 않았어요. 오히려 넉넉하게 주셔서 밥 말아 먹고, 또 한 그릇 떠먹고 했답니다.

소고기국과 깍두기
깊고 진한 국물이 일품인 소고기국. 밥 말아 먹으면 든든한 한 끼가 완성된다.

곰탕도 궁금해서 한번 맛을 봤는데, 이 집 곰탕은 다른 곳과는 좀 달랐어요. 어떤 분들은 고기가 ‘부들부들’하다기보다는 ‘고들고들’하다고 표현하시더라고요. 제 생각에도 그랬어요. 씹는 맛이 있는,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는 그런 고기였답니다. 어른들이 드시기에는 딱 좋으실 것 같고, 아이들은 국물 위주로 먹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그 국물 맛만큼은 정말 최고였어요. 진하고 또 진한, 완전 진국이라는 말이 딱 맞더라고요.

메뉴판의 곰탕, 육회비빔밥 메뉴
메뉴판에서 곰탕과 육회비빔밥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대로 나오는데, 계산대 앞에 놓인 이쑤시개와 박하사탕이 눈에 띄더라고요. 이런 작은 배려 하나하나가 식당에 대한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 같아요. 거창에 이렇게 정성 가득하고 맛있는 집이 있다는 게 참 반가웠어요.

사실, 이런 곳은 예약 전화해도 ‘오세요’라는 퉁명스러운 대답만 돌아오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그렇지 않더라고요. 서빙해주시는 분도 어찌나 친절하신지, 마치 오랜만에 온 손님을 대하듯 따뜻하게 맞아주시더라고요. 서빙해주시는 분 친절도 만점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어요.

그리고 이 집은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았어요. 가게 곳곳에 화분들이 많아서, 식물 좋아하시는 분들은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실 거예요.

상차림의 일부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들이 메인 메뉴의 맛을 돋운다.

제가 갔던 날이 주말이었는데, 주말에는 오후 2시에 마감이라고 하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아쉬운 점이라면, 식사 후 포만감이 조금 아쉬울 수도 있다는 건데, 그건 충분히 밥 한 공기 추가하고 소고기국을 넉넉히 달라고 하면 해결될 문제인 것 같아요.

이날 육회비빔밥 외에도 곰탕, 한우탕 메뉴도 있던데, 다 맛있다고들 하니 다음에 거창에 또 오게 되면 다른 메뉴도 꼭 맛봐야겠어요. 특히 육회가 싫으신 분들을 위해 볶음 메뉴도 있다는 걸 보니, 정말 신경을 많이 쓴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볶음으로 하면 고소하게 즐길 수 있다고 하니, 그것도 별미일 것 같네요.

진한 곰탕과 맛있는 육회비빔밥, 그리고 가마솥밥까지. 이 모든 걸 이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건 정말이지 큰 행운이에요. 가격대비 정말 훌륭한 구성이라고 생각해요. ‘가성비 대박’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집이었어요.

거창에서 맛있는 한 끼를 원하신다면, 왠지 모르게 그리운 시골집 밥상이 생각난다면, 으뜸손한우마을에 꼭 한번 들러보세요. 분명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 저도 다음에 거창에 가면 또 들를 생각입니다. 늘 건재하시길 바라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