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진짜 부산 내려가면 꼭 가봐야 할 곳이 한 군데 생겼어요. 이름은 ‘풍년곱창’인데, 이름처럼 정말 맛있는 곱창으로 풍년이 오는 느낌이랄까요? 해운대에 숙소를 잡고 부산 여행을 시작하면서, 이미 유명하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갔어요. 도착해보니 이미 한 시간 사십 분 대기라니, 뜨악했지만 맛있는 걸 앞에 두면 시간이 훅 가는 거 알잖아요? 기다림 끝에 마주한 곱창은 그 기다림마저 잊게 만들 정도로 황홀했어요.

처음 등장한 곱창은 정말 놀라웠어요. 매끈하고 윤기 나는 원물 그대로의 곱창은 신선함 그 자체였죠. 보통 곱창집 가면 냉동이나 손질된 걸 쓰는 곳도 많은데, 여긴 딱 봐도 생곱창이라 신뢰가 확 갔어요. 사장님께서 직접 차례대로 서빙해주시는데, 오픈런으로 도착했기에 비교적 빨리 나올 수 있었답니다.

사장님이 특제 양념을 붓고 볶아주시는데, 이 양념이 정말 신의 한 수였어요. 너무 짜지도, 자극적이지도 않은 딱 적당한 간이었죠. 특히 함께 곁들여 나오는 부추와의 조합이 환상적이었어요. 곱창의 기름진 맛을 부추가 싹 잡아주고, 부추의 향긋함이 곱창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려줬죠. 어떤 분은 마늘 꽁다리가 제거되지 않은 점이 조금 아쉬웠다고 하던데, 저는 뭐 그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만한 맛이었어요. 오히려 그 투박함이 정감 있었달까요?

곱창을 거의 ‘쪼사(?)’ 주시듯이 볶아주시는데, 이게 표면적 대비 훨씬 잘 구워지게 해서 전혀 느끼하지 않고 계속 손이 가게 만들더라고요. 마치 계속 쪼아 먹게 되는 중독성이랄까요? 씹을 때마다 고소함과 쫄깃함이 입안 가득 퍼지는데, 정말 역대급이었어요.

제가 먹었던 다른 돼지곱창집들은 삶아져 나오거나, 냄새가 좀 나는 경우도 있었는데 여긴 정말 달랐어요. 생곱창임에도 불구하고 잡내가 거의 없다는 게 놀라웠어요. 어떤 분들은 똥냄새가 심하게 난다고 트라우마까지 생길 것 같다는 리뷰도 봤는데, 제가 갔을 때는 전혀 그런 거 없었고 오히려 신선한 곱창 특유의 고소함만 느껴졌어요. 물론, 아주 민감하신 분들은 느낄 수도 있겠지만, 제 경험상으로는 전혀 문제없었어요.

밑반찬도 정말 좋았어요. 마늘장아찌, 쌈무, 고추, 마늘, 막장까지. 특히 쌈무는 마늘 맛이 살짝 나는 게 아니라, 일반 쌈무와 다르게 마늘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게 별미였어요. 부추도 계속 넉넉하게 리필해주셔서 부족함 없이 먹을 수 있었고요. 친절함 또한 인상 깊었어요. 처음엔 종업원분이 좀 시크하다는 후기도 봤는데, 제가 갔을 땐 오히려 엄청 친절하셨어요.

아, 그리고 정말 중요한 마무리가 남아있죠. 바로 볶음밥! 이게 또 빼놓을 수 없는 별미거든요. 남은 곱창과 부추, 김치, 그리고 밥을 쓱쓱 비벼 볶아내는 볶음밥은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꼬들꼬들하게 볶아진 밥알 하나하나에 곱창의 풍미가 배어들어, 배가 불러도 밥배는 따로 생긴다는 말이 딱 맞더라고요. 볶음밥을 만들 때 불판을 교체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제가 갔을 땐 다행히 탄 부분이 심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 눌어붙은 누룽지스러운 부분이 더 고소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물론, 너무 탄 건 좀 아쉬울 수 있죠.
이곳의 가격도 정말 저렴해요. 양도 푸짐한데 가격까지 착하니, 이걸 어떻게 안 좋아할 수가 있겠어요. 1인분에 8천 원이라는 가격에 200g의 미국산 곱창이라니, 가성비는 정말 최고인 것 같아요. 물론, 가격 대비 맛은 10/10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단점도 있어요. 가게 내부가 시끌벅적하고 환기가 잘 안 돼서 연기가 많다는 점. 특히 여름철에는 땀과 눈물이 뒤섞여 곤란하다는 후기도 봤어요. 좌석이 조금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었고요. 또, 주차가 힘든 점도 솔직히 아쉬웠어요. 하지만 이런 단점들을 모두 상쇄할 만큼 맛이 월등하다는 거!
지역이 재개발되면서 조금 한적해졌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오히려 그래서 동네에 들어서자마자 곱창 냄새가 진동하는 게 더 반갑게 느껴지더라고요. 저는 원래 좀 이런 노포 감성을 좋아해서인지, 가게의 낡고 깔끔하지 않은 느낌도 오히려 정겹게 느껴졌어요. 위생상태가 10/3이라는 평도 봤지만, 저는 맛으로 충분히 커버가 된다고 생각해요.
이곳은 정말 ‘곱창 = 풍년곱창’이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곳이에요. 부산에 다시 가게 된다면, 아니 부산에 갈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방문할 거예요. 10년이 지나도 변함없는 그 맛을 느끼러, 그리고 또다시 ‘또 올게!’를 외치게 될 그 순간을 위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