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형이 경북 청송에 진짜 아는 사람만 간다는 맛집이 있다고 귀가 닳도록 자랑을 하더라고. 워낙에 입맛 까다로운 형이라 반신반의하면서 따라 나섰지. 이름하여 ‘백안식당’. 간판부터가 찐 맛집 포스 좔좔 흐르는 곳이었어. 촌스러운 듯 정감 있는 외관에 왠지 모를 기대감이 몽글몽글 피어올랐어.
가게 앞에 딱 서니까 능이버섯 향이 코를 찌르는데, 이야… 이건 진짜 찐이다 싶더라. 형이 왜 그렇게 극찬했는지 알 것 같은 느낌?

자리에 앉자마자 능이백숙(검은버섯닭국)을 시켰어. 사실 다른 메뉴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더라. 오직 능이백숙만을 바라보며 기다렸지. 드디어 냄비가 테이블에 딱 놓이는데, 비주얼부터 압도적이더라.
진한 갈색 국물에 큼지막한 닭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가 있고, 그 위를 능이버섯이 듬뿍 덮고 있었어. 버섯 향이 어찌나 강렬한지, 침이 꼴깍꼴깍 넘어가는 걸 참을 수가 없었어.

사장님께서 직접 닭을 먹기 좋게 손질해주시는데, 어찌나 친절하신지. 능이버섯 효능부터 시작해서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나시더라고. 역시 맛집은 사장님부터가 다르다니까.
일단 국물부터 한 입 딱 떠먹었는데… 와, 진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깊은 맛이 느껴졌어. 능이버섯 특유의 향긋함과 닭 육수의 시원함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지면서, 온몸에 전율이 쫙 퍼지는 기분? 진짜 지금까지 먹어본 백숙 중에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어.
닭고기는 또 얼마나 부드러운지. 젓가락으로 살짝만 건드려도 살이 툭툭 떨어져 나갈 정도였어.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 없어지는 그 맛이란… 진짜 닭 잡내 하나 없이 깔끔하고 담백하더라. 능이버섯이랑 같이 먹으니까 풍미가 훨씬 더 깊어지는 거 있지.

밑반찬도 하나하나 다 맛있었어. 특히 깻잎 장아찌는 짭짤하면서도 향긋한 게, 닭고기랑 같이 먹으니까 진짜 꿀맛이더라. 사장님 손맛이 장난 아니신 듯.
정신없이 닭 한 마리를 다 먹고 나니, 배가 터질 것 같았지만… 닭죽을 안 먹을 수가 없잖아? 남은 국물에 찹쌀 넣고 푹 끓여서 먹는 닭죽은 진짜 마무리 그 자체였어.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닭죽에 김치 하나 딱 올려 먹으면… 크, 이 맛 모르는 사람 없게 해주세요! 진짜 싹싹 긁어먹었다니까.

배 두드리면서 가게를 나오는데, 사장님 아드님께서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주셨어. 얼마 전 이 지역에 큰 산불이 나서 백안식당도 완전히 소실되었다는 거야…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지. 이렇게 맛있는 능이백숙을 더 이상 못 먹는다니… 너무 슬펐어. 그래도 다행히 사장님 아드님께서 곧 소고기 전문점으로 다시 문을 열 계획이라고 하시더라. 능이백숙은 더 이상 안 하신다니 아쉽지만, 소고기도 분명 맛있을 거라고 믿어.
근데 더 충격적인 건 뭔지 알아? 내가 마지막으로 방문했을 때가 능이백숙을 맛볼 수 있는 거의 마지막 기회였다는 거야. 형 말로는 내가 다녀온 직후에 능이백숙 판매를 중단하셨대.
진짜 운이 좋았던 거지. 이 귀한 맛을 놓치지 않고 경험했다니. 혹시 백안식당 가려는 사람 있으면, 능이백숙은 이제 없으니까 참고해! 소고기 맛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분명 실망시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비록 능이백숙은 사라졌지만, 백안식당의 따뜻한 정과 깊은 맛은 영원히 잊지 못할 거야. 청송 지역 가게 된다면 꼭 한번 들러봐. 후회는 없을 거야! 백안식당, 맛집 인정!
아, 그리고 혹시 능이백숙 그리워하는 사람들 있을까 봐 팁 하나 알려줄게. 다른 곳에서 능이백숙 먹을 때, 꼭 능이버섯 진짜 많이 넣어달라고 해! 그래야 백안식당에서 느꼈던 그 깊은 풍미를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을 거야.
진짜 백안식당 능이백숙은 잊을 수 없는 맛이었어. 다시 한번 맛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도 소고기 전문점으로 재개업한다니, 기대감을 갖고 기다려봐야지. 혹시 소고기 먹어본 사람 있으면 후기 좀 알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