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에서 맛보는 매콤한 추억, 패법 부산 쭈꾸미 맛집 이야기

오랜만에 부산에 내려갈 일이 생겼다. 고향 땅 밟는 기분이란, 말로 다 할 수 없지. 역에서 내리자마자 어릴 적 친구에게 연락했더니, 자기도 마침 근처라며 저녁이나 같이 하자고 하더라. 친구가 데려간 곳은 사상에 있는 쭈꾸미집이었는데, 간판부터가 정겨운 느낌이 물씬 풍겼다.

“패법쭈꾸미”라… 이름도 참 특이하네. 친구 말로는 이 동네에서 꽤 오래된 맛집이라고 한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벌써부터 매콤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야, 이거 완전 내 스타일인데!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테이블이 열댓 개 남짓 놓여 있었다. 저녁 시간이라 그런지 손님들로 북적북적했다. 아주머니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마치 시골집에 온 듯 푸근하게 느껴졌다. 벽에 붙은 메뉴판을 보니, 쭈꾸미 정식하고 웰빙 쭈꾸미, 딱 두 가지 메뉴만 있더라.

메뉴판
단촐하지만 내공이 느껴지는 메뉴판. 쭈꾸미 전문점의 자부심이 느껴진다.

친구가 웰빙 쭈꾸미를 시키자고 하길래, “정식하고 뭐가 다르냐”고 물었더니, 쭈꾸미 양도 더 많고 볶음밥도 나온다고 하더라. 그래? 그럼 당연히 웰빙으로 가야지! 잠시 후, 빨간 양념에 버무려진 쭈꾸미가 커다란 철판 위에 올려져 나왔다. 쭈꾸미 위에는 특이하게 잡채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이야, 비주얼부터가 아주 그냥 끝내주는구먼!

쭈꾸미볶음
빨간 양념에 버무려진 쭈꾸미. 보기만 해도 군침이 싹 돈다.

쭈꾸미가 익어가는 동안,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테이블 위에 놓였다. 콩나물, 김, 마요네즈 소스… 쭈꾸미랑 같이 먹으면 찰떡궁합인 것들만 쏙쏙 골라 내어주시네. 특히 마요네즈 소스는 직접 만드신 건지, 시판용하고는 차원이 다른 깊은 맛이 났다.

마요네즈 소스
직접 만드신 듯한 마요네즈 소스. 쭈꾸미의 매운맛을 부드럽게 잡아준다.

어느 정도 쭈꾸미가 익자, 아주머니가 오셔서 먹기 좋게 잘라주셨다. “아이고, 맛있게 드세요!” 정감 넘치는 말투에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다. 자, 이제 한번 먹어볼까? 쭈꾸미 한 점을 집어 마요네즈 소스에 푹 찍어 입에 넣으니… 이야, 이거 완전 대박이네! 매콤하면서도 감칠맛이 살아있는 양념이, 쫄깃한 쭈꾸미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뤘다.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사람들을 위해 마요네즈 소스를 내어주신 건가? 신의 한 수다, 아주. 콩나물이랑 김에 싸서 먹어도 맛있고, 그냥 먹어도 맛있다. 쉴 새 없이 젓가락질을 해댔다. 먹다 보니, 묘하게 매운맛이 점점 올라왔다.

“어이쿠, 매워!” 나도 모르게 탄성이 터져 나왔다. 친구 녀석은 “원래 여기가 좀 매운 편”이라며 껄껄 웃었다. 하긴, 부산에서 먹은 음식 중에 제일 매운 것 같기도 하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젓가락을 놓을 수 없는, 마성의 매운맛이었다.

쭈꾸미볶음
잘 익은 쭈꾸미를 집어 한 입에 쏙. 매콤한 양념이 입안 가득 퍼진다.

쭈꾸미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이제 볶음밥을 먹을 차례. 남은 양념에 밥을 볶아주시는데, 이야, 냄새부터가 장난이 아니다. 김가루랑 참기름까지 듬뿍 뿌려주시니, 이건 맛이 없을 수가 없지. 볶음밥 한 숟갈을 크게 떠서 입에 넣으니… 아, 진짜 꿀맛이다!

매콤한 양념이 밥알 하나하나에 코팅되어 있고, 김가루의 고소함까지 더해지니, 정말 멈출 수가 없었다. 배가 부른데도 계속 숟가락이 가는, 그런 맛이었다.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볶음밥 준비
볶음밥을 만들기 위해 밥과 채소를 넣고 볶는 모습. 벌써부터 군침이 돈다.

다 먹고 나니, 정말 배가 터질 것 같았다. 그런데도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다음에 부산에 오면 꼭 다시 들러야지. 계산을 하려고 보니, 웰빙 쭈꾸미는 1인분에 12,000원이라고 한다. 가격이 아주 착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맛을 생각하면 아깝지 않다. 쭈꾸미 정식은 7,000원이라고 하니, 점심때 간단하게 먹기에도 좋을 것 같다.

쭈꾸미 볶음밥 완성
마무리 볶음밥. 매콤한 양념과 김가루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가게를 나서면서, 아주머니께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고 인사를 드렸다. 아주머니는 환하게 웃으시면서 “다음에 또 오라”고 하셨다. 그 따뜻한 미소에, 다시 한번 마음이 훈훈해졌다.

돌아오는 길, 친구와 함께 어릴 적 추억을 이야기하며 한참을 웃었다. 맛있는 음식과 좋은 친구 덕분에, 정말 행복한 저녁이었다. 사상에 간다면, 이 쭈꾸미 맛집은 꼭 한번 들러보시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다. 후회는 절대 없을 거다! 아, 그리고 여기 직원분들이 다들 엄청 친절하시다. 손님 한 명 한 명 챙겨주시는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었다.

다만, 주차 공간이 따로 없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하지만, 가게 맞은편 유료 주차장을 이용하면 천 원을 지원해준다고 하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주말 식사 시간에는 줄을 서야 할 수도 있다고 하니, 시간을 잘 맞춰서 가는 것이 좋겠다.

쭈꾸미 근접샷
탱글탱글한 쭈꾸미의 자태. 지금 다시 봐도 군침이 돈다.

참, 맵기 조절은 따로 안 되는 것 같았다. 기본적으로 신라면보다 조금 더 매운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매운 걸 잘 못 드시는 분들은, 마요네즈 소스를 듬뿍 찍어 드시거나, 콩나물이랑 같이 드시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2007년부터 시작해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곳이라고 하니, 그만큼 맛은 보장된 곳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도 이제부터 단골 확정이다!

식당 외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 이 집의 역사를 짐작하게 한다.

아무튼, 오랜만에 고향에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친구도 만나고,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 역시 부산은, 언제 와도 정겹고 푸근한 곳이다. 다음에는 또 어떤 맛있는 음식을 먹어볼까나?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테이블 세팅
깔끔하게 세팅된 테이블. 정갈한 느낌이 좋다.
쭈꾸미와 삼겹살
쭈꾸미와 삼겹살의 조합.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콩나물과 김
쭈꾸미와 함께 싸 먹으면 맛있는 콩나물과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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