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훈련소 앞에서 짜장면을 시켜주던 아버지의 어깨는 넓고 듬직했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내가 아버지의 추억을 찾아 논산으로 향한다. 낡은 네비게이션이 가리키는 곳은 허름한 시골집. 간판마저 희미한 이곳에, 과연 맛집이 있을까? 의구심을 품고 문을 열었다.
“7팀 대기 중입니다.”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식당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키오스크에 번호를 입력하고 밖으로 나와 서성이니, 멀리 군복을 입은 젊은이들이 눈에 띈다. 아, 이곳이 훈련소 앞이었지. 잠시 잊고 있었다. 그들의 늠름한 모습에서 아버지의 젊은 시절이 겹쳐 보이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기다림 끝에 드디어 내 이름이 불렸다. 문을 열고 들어선 식당은,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 정겨운 분위기였다. 테이블은 플라스틱 식탁보로 덮여 있고, 벽에는 손으로 쓴 메뉴판이 붙어 있다. 세련됨과는 거리가 멀지만, 묘하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공간이었다.
메뉴판을 보니 짬뽕칼국수, 유진돈까스, 치즈돈까스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짬뽕칼국수는 2인 이상 주문이 가능하다는 문구가 눈에 띈다. 혼자 온 것이 조금 아쉬워지는 순간이었다. 잠시 고민하다가, 짬뽕칼국수와 치즈돈까스를 주문했다. 어차피 남으면 포장하면 되니까.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쟁반 가득 음식이 나왔다. 커다란 그릇에 담긴 짬뽕칼국수는, 보기만 해도 배가 불러오는 푸짐한 양이었다. 뽀얀 치즈가 듬뿍 올려진 치즈돈까스는, 먹음직스러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겉절이 김치와 단무지는 소박하지만 정갈했다.
먼저 짬뽕칼국수 국물부터 맛보았다.
첫 맛은 강렬한 불맛. 깊고 진한 국물은, 마치 사골을 통째로 갈아 넣은 듯 묵직했다.
시원한 바지락과 홍합, 아삭한 숙주가 어우러져, 씹는 재미를 더했다. 면은 칼국수 면발이었지만,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어 짬뽕 국물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맵기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중간 맛으로 주문했는데, 신라면보다 약간 매운 정도라고 한다. 매운 음식을 즐기지 않는 나에게도 딱 알맞은 맵기였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으니, 뜨거운 김이 솟아오르며 렌즈를 뿌옇게 흐린다. 그 순간, 오래전 아버지와 함께 했던 짜장면집의 풍경이 스쳐 지나갔다. 왁자지껄한 소리, 기름 냄새, 그리고 아버지의 따뜻한 눈빛.
시간이 멈춘 듯한 착각에 잠시 젖었다.
이번에는 치즈돈까스를 맛볼 차례.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돈까스를 한 입 베어 무니, 고소한 치즈가 입안 가득 퍼졌다.
바삭한 튀김옷과 부드러운 돼지고기, 그리고 풍미 가득한 치즈의 조합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느끼할 틈도 없이, 돈까스 한 접시를 순식간에 비워냈다.
경양식 돈까스를 시킬까, 치즈 돈까스를 시킬까 고민했던 시간이 무색할 만큼, 두 메뉴 모두 훌륭했다.
특히 치즈 돈까스는 한정 수량만 판매한다고 하니, 서둘러 주문하길 바란다.

짬뽕칼국수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니, 또 다른 맛이 느껴졌다.
진한 국물이 밥알에 스며들어,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되었다. 겉절이 김치를 곁들이니, 느끼함도 사라지고 입안이 개운해졌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는데, 카운터 옆 냉장고가 눈에 들어왔다. 냉장고 안에는 쟁반에 담긴 돈까스가 가득 쌓여 있었다.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튀겨서 내어주는 시스템인 듯했다.
신선한 재료와 정성 가득한 손길이, 이 맛집의 비결이 아닐까.

식당을 나서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따뜻한 햇살이 낡은 식당 간판을 비추고 있었다. “유진돈까스”. 간판은 낡았지만, 그 이름은 오랫동안 이 자리를 지켜왔겠지.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르게 마음이 벅차올랐다. 맛있는 음식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아버지의 추억을 되새기며, 아버지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듯한 기분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논산에 다시 오게 된다면, 나는 주저 없이 이 식당을 다시 찾을 것이다.
그때는 꼭 짬뽕칼국수에 돈까스를 함께 시켜, 아버지와 함께 먹었던 짜장면처럼, 푸짐하고 따뜻한 식사를 즐기고 싶다.

총평
* 맛: 짬뽕칼국수는 깊고 진한 불맛이 일품. 치즈돈까스는 고소하고 바삭한 식감이 훌륭.
* 양: 푸짐한 양으로, 성인 남성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 가격: 짬뽕칼국수 9,500원, 유진돈까스 9,500원, 치즈돈까스 11,000원.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다.
* 분위기: 허름하지만 정겨운 분위기. 마치 시골집에 온 듯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 서비스: 친절한 서비스. 손님들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팁
* 점심시간에는 웨이팅이 길 수 있으니, 시간을 피해서 방문하는 것이 좋다.
* 치즈돈까스는 한정 수량만 판매하니, 서둘러 주문하는 것이 좋다.
* 짬뽕칼국수는 2인 이상 주문이 가능하다.
* 주차 공간이 협소하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논산의 풍경은 아름다웠다. 황금빛 들판과 푸른 하늘, 그리고 뭉게구름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아버지의 추억이 깃든 논산에서, 나는 또 하나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