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참말로 오랜만에 합천 나들이를 나섰지 뭐요.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게, 가만히 집에 있을 수가 없더라고. 합천 하면 뭐가 떠오르냐 물으신다면, 당연히 황매산 철쭉 아니겠소! 꽃구경은 잠시 미뤄두고, 오늘은 든든하게 배부터 채우기로 했지. 소문 듣고 찾아간 곳은 삼가면에 있는 합천 명품한우 집이라.
멀리서부터 보이는 너른 주차장이 아주 맘에 들었어. 차 대기도 편하고, 가게도 훤칠하니 깨끗하더라고. 평일 점심시간인데도 벌써부터 손님들이 북적북적한 게,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싶었지. 가게 앞에 쪼르르 놓인 오렌지색 안전콘들이 왠지 모르게 정겹게 느껴지는 건, 고향에 온 듯한 푸근함 때문일까.

자리에 앉으니 메뉴판이 눈에 들어오는데, 명품모듬, 꽂등심, 육회… 아, 뭐부터 먹어야 좋을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지. 그래, 이럴 땐 역시 대표 메뉴를 시켜야 후회가 없을 거야. 명품모듬 하나랑, 육회도 땡기니 하나 시켜볼까나.
주문을 마치니, 밑반찬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하는데, 이야, 푸짐하기도 하다. 깻잎 장아찌, 콩나물 무침, 김치…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나온 모습이, 딱 엄마 손맛이 느껴지는 밥상 같았어. 그런데 깻잎이 살짝 말라있는 게 보이는구먼. 이건 조금 아쉽다 싶었지.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명품모듬이 나왔어. 이야, 마블링이 아주 예술이네! 2++ 등급 한우만 쓴다더니, 정말 땟깔부터가 다르더라고. 사진으로 아무리 보여줘도 이 감동은 다 못 전할 거야. 불판 위에 치익- 소리를 내며 익어가는 고기를 보니, 저절로 입에 침이 고이는 거 있지.

잘 익은 고기 한 점을 들어 입에 넣으니, 아이고,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게 바로 이런 거구나 싶었어. 어찌나 부드러운지, 씹을 것도 없이 그냥 스르륵 넘어가더라고. 고소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지는데, 정말이지 최근 몇 년간 먹었던 한우 중에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지. 기름기가 좀 많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워낙 기름진 부위를 좋아해서 그런지 아주 꿀맛이었어.
고기만 먹으면 섭하니까, 육회도 한 젓가락 들어서 먹어봤지. 윤기가 좔좔 흐르는 게, 보기만 해도 신선함이 느껴지더라고. 톡톡 터지는 참깨의 고소함과, 부드러운 육회의 조화가 아주 환상적이었어.

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뜨끈한 된장찌개가 생각나더라고.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여져 나온 된장찌개는, 두부, 애호박, 고기 등 건더기도 푸짐하게 들어있었어. 찌개 한 숟갈 뜨니, 속이 다 편안해지는 기분이었지. 짜지 않고 구수한 게, 딱 옛날 엄마가 끓여주시던 그 맛이더라.
야채는 무한리필이라, 눈치 볼 것 없이 맘껏 가져다 먹을 수 있는 것도 좋았어. 쌈 채소 종류가 다양하지 않은 건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신선한 야채를 맘껏 먹을 수 있으니 그걸로 됐지.
워낙 손님이 많아서 그런지, 불판 화력이 너무 세서 고기가 금방 타는 건 조금 아쉬웠어.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고 싶은데, 자꾸만 서둘러 먹게 되더라고. 그래도 고기 맛 하나는 정말 끝내주니까, 이 정도 불편함은 감수할 수 있었지.
다 먹고 나니, 배가 빵빵해져서 숨쉬기도 힘들 정도였어. 그래도 맛있는 걸 먹으니 기분은 최고더라. 계산하려고 보니, 가격이 좀 센 편이긴 했어. 유명한 한우 산지라서 왠지 모르게 더 저렴할 거라 기대했는데, 대도시랑 가격이 거의 똑같더라고. 그래도 고기 퀄리티는 정말 훌륭하니까,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안 들었지.

아, 그리고 여기 소고기 국밥도 꽤 유명하다고 하더라고. 우리 딸내미가 어찌나 좋아하는지, 여기 오면 꼭 소고기 국밥을 먹어야 한다고 난리라. 푹 끓인 진한 국물이, 조미료 맛 하나 없이 깔끔하고 개운하다고 칭찬이 자자하더라고. 다음에는 꼭 소고기 국밥도 한번 먹어봐야겠다 싶었지.
참, 주차는 걱정 덜어 놓으시라. 워낙 주차장이 넓어서 주차 걱정은 전혀 없을 거요. 가게도 넓고 깨끗해서, 가족 외식이나 단체 모임 하기에도 딱 좋을 것 같았어. 아, 아기의자는 없으니 참고하시고.
나오는 길에 보니, 고기를 포장 판매도 하고 있더라고. 집에서 구워 먹어도 맛있을 것 같아서, 넉넉하게 한 팩 사 왔지. 집에 와서 구워 먹어보니, 역시나 육질이 아주 훌륭하더라고.
합천 명품한우, 고기 맛은 정말 최고였지만, 서비스 면에서는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었어. 워낙 바빠서 그런지, 직원분들이 친절하다는 느낌은 별로 못 받았지. 깻잎 상태도 그렇고, 밑반찬에 조금 더 신경 써주시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도 고기 맛 하나는 정말 끝내주니까, 합천 여행 가시는 분들께 꼭 한번 들러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어. 특히 황매산 근처라서, 꽃구경 갔다가 든든하게 배 채우기에도 딱 좋을 거요.

합천에서 맛있는 한우도 먹고, 아름다운 자연도 만끽하고, 정말 행복한 하루였어. 다음에는 꼭 황매산 철쭉 보러 다시 와야지. 그때도 잊지 않고 합천 명품한우에 들러서, 든든하게 배 채우고 가야겠다. 아이고, 맛있는 거 먹으니 힘이 솟는구먼!
아, 그리고 냉면은 굳이 시켜 먹지 않아도 될 것 같아. 육전이 들어가서 가격은 좀 나가는데, 특별한 맛은 아니었거든. 차라리 그 돈으로 고기를 더 시켜 먹는 게 훨씬 이득일 거요.
합천 삼가에서 맛있는 한우 맛집을 찾는다면, 합천 명품한우에 한번 들러보시길! 후회는 안 할 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