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큰 맘 먹고 동두천 나들이에 나섰다. 콧바람 쐬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정갈한 연잎밥정식이 날 기다리고 있었으니! 소문 듣고 찾아간 그곳은, 입구부터 예쁜 다육이들이 반겨주는 정겨운 식당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오랜만에 느껴보는 푸근함이 온몸을 감쌌다.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놀러 온 기분이랄까.
자리를 잡고 앉아 연잎밥정식을 시키니, 주인아주머니의 푸짐한 인심이 그대로 느껴지는 반찬들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이야, 이게 웬일이니! 쟁반 가득 차려진 형형색색의 반찬들을 보니, 마치 임금님 수라상이라도 받은 듯 눈이 휘둥그레졌다.

반찬 하나하나 어찌나 정갈한지, 젓가락 대기가 아까울 정도였다. 윤기가 좔좔 흐르는 잡채,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인 깻잎장아찌, 아삭아삭한 식감이 살아있는 샐러드, 매콤달콤한 양념이 밥도둑인 제육볶음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맛이었다.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바로 그 맛!
특히 내 입맛을 사로잡았던 건 바로 나물 비빔밥이었다. 갖가지 신선한 채소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향긋한 풍미는, 입안 가득 봄 내음을 선사하는 듯했다. 슥슥 비벼 한 입 크게 떠먹으니, 잃어버렸던 입맛도 돌아오는 기분이었다. 비건인 친구에게도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을 정도로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연잎밥이 등장했다. 은은한 연잎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히는 게, 벌써부터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연잎을 조심스레 펼치니, 찰진 밥알과 함께 밤, 대추, 콩 등 다양한 견과류가 콕콕 박혀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찌나 먹음직스러운지,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었다.

따끈한 연잎밥 한 숟갈을 입에 넣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향긋한 연잎 향과 찰진 밥알의 조화가 정말 환상적이었다. 씹을수록 고소한 견과류의 풍미까지 더해지니, 젓가락을 멈출 수가 없었다. 밥 한 톨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먹었다. 아이고, 배부르다!

후식으로 나온 따끈한 누룽지까지 마시니, 속이 다 편안해지는 기분이었다. 소화도 잘 되는 것 같고, 왠지 모르게 건강해지는 느낌까지 들었다. 역시 한국 사람은 밥심으로 사는 거라니까!
참, 여기 옻닭이랑 닭볶음도 아주 유명하다고 한다. 특히 동두천에서 옻 요리하는 곳이 거의 없어져서 아쉬웠는데, 여기서 맛볼 수 있다니 얼마나 반가운지! 다음에는 꼭 옻닭 먹으러 다시 와야겠다.

아쉬운 점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 예전보다 가격이 조금 오른 건 사실이다. 뭐, 물가가 워낙 많이 올랐으니 어쩔 수 없겠지만. 그리고 음식이 대체로 조금 짭짤한 편이라, 싱겁게 드시는 분들은 미리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래도 사장님과 직원분들이 워낙 친절하시고, 음식 맛도 훌륭해서 모든 게 용서되는 곳이다. 오랜만에 맛있는 밥 먹고 기분 좋게 돌아왔다. 동두천에 이런 숨은 맛집이 있었다니, 왜 이제야 알았을까! 앞으로 종종 고향의 맛이 그리울 때면, 이 집 연잎밥이 자꾸 생각날 것 같다.

다음 달 친구들 모임도 여기서 하기로 했다. 다들 맛있게 먹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분이 좋다. 혹시 동두천에 갈 일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라. 후회는 절대 없을 거다. 장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