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숲에서 솥밥으로 제대로 상경(?)시켜주는 곳이 있다고 해서, 드디어 벼르고 벼르던 쵸리상경에 방문했다. 원래 웨이팅 지옥이라는 소문을 익히 들어서 각오하고 갔는데, 역시나… 도착하자마자 테이블링 앱을 켜고 대기 걸었는데, 앞에 30팀 실화냐… 그래도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 나온 김에, 이 정도 기다림쯤이야 감수하기로 했다. 웨이팅 공간이 따로 없어서 근처 서울숲을 어슬렁거리면서 사진도 찍고, 폰 게임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한 시간 반쯤 지났을까, 드디어 입장 알림이 떴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은은한 조명과 깔끔한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은 편은 아니었지만, 답답한 느낌은 없었다. 오히려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 덕분에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직원분들이 어찌나 친절하신지, 자리 안내부터 메뉴 설명까지 꼼꼼하게 챙겨주셨다. 역시, 맛집은 맛뿐만 아니라 서비스도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메뉴판을 보니 솥밥 종류가 엄청 다양했다. 스테이크, 연어, 전복, 갈비… 고민 끝에, 스테이크 솥밥 (하루 20개 한정이라는 말에 혹해서!) 과 연어 솥밥을 주문했다. 그리고 사이드 메뉴로 표고 멘보샤도 하나 추가!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솥밥이 나왔다. 스테이크 솥밥은 뚜껑을 여는 순간, 윤기가 좔좔 흐르는 스테이크가 시선을 강탈했다. 겉은 살짝 구워져 있고, 속은 촉촉한 미디움 레어로 익혀진 스테이크가 밥 위에 듬뿍 올려져 있었다. 스테이크 위에는 버터 한 조각이 얹어져 있었는데, 따뜻한 밥과 스테이크 열기에 사르르 녹아내리면서 풍미를 더했다. 연어 솥밥 역시 비주얼부터 합격이었다. 큼지막한 연어 두 덩이가 밥 위에 얹어져 있었고, 그 위에는 곱게 간 무와 새싹이 올려져 있었다. 색감 조화가 너무 예뻐서, 먹기 전에 사진을 얼마나 찍었는지 모른다.
스테이크 솥밥부터 한 입 먹어봤다. 밥알 한 알 한 알에 스테이크 육즙이 코팅된 듯, 입안 가득 풍미가 퍼졌다. 스테이크는 생각보다 부드럽진 않았지만,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느껴졌다. 밥만 먹어도 맛있었지만, 같이 나온 소스에 찍어 먹으니 감칠맛이 더해져서 더욱 맛있었다. 특히, 솥밥에 살짝 눌어붙은 누룽지가 진짜 별미였다. 꼬들꼬들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다음은 연어 솥밥! 연어는 겉은 살짝 익혀져 있고, 속은 촉촉했다. 젓가락으로 살짝 들춰보니, 밥알 사이사이에도 연어 기름이 스며들어 있었다. 밥 한 숟가락에 연어 한 점을 올려서 먹으니,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렸다. 연어 특유의 느끼함은 곱게 간 무와 새싹이 잡아줘서,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었다. 같이 나온 곱창김에 싸서 먹으니, 바다 향이 더해져서 더욱 맛있었다.

솥밥을 어느 정도 먹고 나서는, 솥에 뜨거운 물을 부어 누룽지를 만들어 먹었다. 숭늉처럼 구수한 누룽지는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느낌이었다. 특히, 꼬들꼬들한 누룽지를 오징어 젓갈과 함께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환상적이었다.

사이드 메뉴로 주문한 표고 멘보샤도 기대 이상이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멘보샤는, 표고버섯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풍미를 더했다. 멘보샤 안에 새우 살이 얼마나 꽉 차 있는지, 한 입 베어 물 때마다 새우의 탱글탱글한 식감이 느껴졌다. 멘보샤는 느끼하지 않고 담백해서, 솥밥과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특히, 멘보샤를 간장 소스에 살짝 찍어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반찬 하나하나도 정성이 느껴졌다. 특히, 백김치는 아삭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톳 두부 무침은 슴슴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밥반찬으로 제격이었다. 미역국은 따뜻하고 깊은 맛이 좋았다. 다만, 솥밥 양에 비해 반찬 양이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워낙 손님이 많아서 리필을 요청하기가 죄송스러웠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류 메뉴가 하이볼밖에 없다는 점이다. 솥밥에는 막걸리나 맥주도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선택의 폭이 좁아서 아쉬웠다. 그리고 테이블 간 간격이 좁아서, 옆 테이블 손님들의 대화 소리가 잘 들렸다는 점도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음식 맛과 서비스는 정말 훌륭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극적이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솥밥은 어른들 입맛에도 잘 맞을 것 같았다. 특히, 정갈하게 차려진 한 상 차림은 어른들에게 칭찬받기 딱 좋을 것 같았다. 다음에는 스테이크 솥밥 말고, 전복 솥밥도 꼭 먹어봐야겠다. 전복 내장 소스에 슥슥 비벼 먹는 전복 솥밥은 상상만으로도 군침이 돈다.
쵸리상경은 웨이팅이 길다는 단점이 있지만, 맛, 분위기, 서비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서울숲에 놀러 간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웨이팅은 각오해야 한다. 테이블링 앱으로 미리 대기 걸어놓고, 서울숲을 여유롭게 산책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스테이크 솥밥을 먹고 싶다면, 오픈 시간보다 조금 일찍 가서 기다리는 것이 좋다.

솔직히 30분 이상 기다려서 먹을 곳은 아니라는 평도 있지만, 나는 기다린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솥밥 퀄리티도 훌륭하고, 반찬도 맛있고, 무엇보다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데이트 장소로도 손색없을 만큼, 분위기 좋은 솥밥 맛집이었다. 다음에는 꼭 여자친구랑 같이 와야겠다.
아, 그리고 쵸리상경은 포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솥밥 특성상 매장에서 먹는 것이 훨씬 맛있을 것 같다. 포장보다는 매장에서 갓 지은 솥밥을 먹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누룽지는 포장하면 눅눅해질 수 있으니, 꼭 매장에서 뜨끈하게 즐기길 바란다.
오늘도 쵸리상경 덕분에 맛있는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서울숲 데이트를 계획하고 있다면, 쵸리상경에서 솥밥 한 끼 어떠신가요? 분명 만족할 것이다!

총평:
* 맛: ★★★★☆ (4.5/5)
* 분위기: ★★★★☆ (4/5)
* 가격: ★★★☆☆ (3/5)
* 서비스: ★★★★☆ (4/5)
* 재방문 의사: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