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옥동 노란 미소, 남원 채소밭 삼겹살 맛집 향연

어스름한 저녁, 굽이진 길을 따라 도착한 남원. 간판 대신 노란색 페인트가 칠해진 외관이 눈에 띄는 곳, 청옥동에 자리 잡은 한 삼겹살집으로 향했다. 맛집이라고 소문난 이곳은 입구에서부터 범상치 않은 기운을 풍겼다. 노란색 파라솔 아래 놓인 자전거와 벤치는 마치 어린 시절 친구 집에 놀러 온 듯한 푸근함을 안겨주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활기찬 기운이 온몸을 감쌌다. 테이블마다 삼겹살 굽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조금은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묘하게 정겨운 느낌이 들었다. 마치 시골 잔칫집에 온 듯한 기분이었다.

자리에 앉기도 전에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채소 셀프 코너였다. 붉은색 바구니에 담긴 채소들은 싱그러움을 뽐내고 있었다. 로메인 상추, 미나리, 대파, 깻잎, 고수, 공심채, 배추… 이름도 다 알 수 없는 다양한 쌈 채소들이 가득했다. 마치 작은 텃밭을 옮겨 놓은 듯한 풍경이었다.

채소 셀프 코너
싱싱한 채소들이 가득한 셀프 코너

자리에 앉자마자 주인 아주머니가 반갑게 맞이해주셨다. 털털한 웃음소리와 시원시원한 말투에서 넉넉한 인심이 느껴졌다. 이미 창가 쪽에 자리가 세팅되어 있었다. 자리에 앉으니 커다란 돌판이 눈에 들어왔다. 기름이 잘 빠지도록 기울어진 돌판은 삼겹살을 맛있게 구워줄 것만 같았다.

고민할 것도 없이 삼겹살을 주문했다. 잠시 후, 두툼한 삼겹살이 나왔다. 선홍빛 살코기와 촘촘한 지방이 어우러진 모습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고기 위에는 팽이버섯과 떡, 마늘, 양파가 함께 올려져 있었다.

돌판이 달궈지자 삼겹살을 올렸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노릇노릇하게 익어가는 삼겹살을 보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서둘러 쌈 채소를 가지러 갔다. 셀프 코너에는 쌈 채소뿐만 아니라 김치, 콩나물무침, 고추 장아찌, 깻잎 김치 등 다양한 밑반찬도 준비되어 있었다.

돌판 위의 삼겹살
지글지글 익어가는 삼겹살과 다채로운 곁들임

잘 익은 삼겹살 한 점을 집어 들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모습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쌈 채소 위에 삼겹살, 구운 김치, 마늘, 콩나물무침을 올리고 크게 한 쌈 싸서 입으로 가져갔다.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는 그야말로 황홀경이었다.

쫄깃한 삼겹살의 육즙과 신선한 채소의 아삭함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이곳만의 특별한 쌈 채소는 삼겹살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로메인 상추의 은은한 단맛, 미나리의 향긋함, 고수의 독특한 향이 삼겹살과 어우러져 잊을 수 없는 맛을 선사했다.

쉴 새 없이 쌈을 싸 먹었다. 쌈 채소 종류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매번 새로운 조합을 시도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쌈을 먹는 중간중간, 구운 김치와 콩나물무침을 곁들여 먹으니 느끼함도 싹 가셨다.

고기를 다 먹어갈 때쯤, 주인 아주머니가 “밥이랑 라면도 드릴까요?” 하고 물어보셨다. 이곳에서는 공깃밥과 라면이 무료로 제공된다고 했다. 인심 좋은 아주머니의 후한 서비스에 감동했다. 라면을 직접 끓여 먹을 수 있도록 냄비와 버너도 함께 준비해주셨다.

라면을 끓이는 동안, 남은 삼겹살과 채소를 잘게 잘라 넣었다. 김치와 콩나물무침도 아낌없이 넣었다. 보글보글 끓는 라면 냄새가 식욕을 자극했다. 꼬들꼬들하게 익은 면발을 후루룩, 입안으로 넣으니 탄성이 절로 나왔다. 삼겹살 기름에 볶아진 김치와 콩나물무침이 라면 국물에 스며들어 깊은 풍미를 더했다.

돌판 위의 삼겹살
돌판 위에서 익어가는 삼겹살의 향연

배가 불렀지만 젓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마지막 남은 라면 국물까지 깨끗하게 비웠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온몸에 활력이 넘치는 기분이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계산을 하려고 하자, 아주머니는 활짝 웃으시며 사탕을 건네주셨다. 소탈한 인심에 다시 한번 감동했다. 가게를 나서면서, 왜 이곳이 남원 맛집으로 유명한지 알 수 있었다. 맛있는 삼겹살, 신선한 채소, 푸짐한 인심, 정겨운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청옥동의 한 삼겹살집. 화려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소박하고 정감 있는 공간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싱싱한 채소와 질 좋은 삼겹살의 조합은 미각을 즐겁게 했고, 주인 아주머니의 따뜻한 배려는 마음을 훈훈하게 채워주었다.

가게 외관
노란색으로 꾸며진 외관이 인상적이다.

문득 가게 외관을 장식했던 노란색이 떠올랐다. 벽, 파라솔, 심지어 자전거까지 온통 노란색이었다. 주인 아주머니가 노란색을 좋아하시는 걸까? 아니면 노란색처럼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손님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걸까?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노란색으로 가득한 공간은 왠지 모르게 행복감을 선사했다.

남원을 다시 찾게 된다면, 주저 없이 이 삼겹살집을 다시 방문할 것이다. 그때는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푸짐한 삼겹살과 신선한 채소를 즐기며, 정겨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오늘 맛본 삼겹살과 쌈 채소의 향긋함은 오랫동안 잊히지 않을 것 같다. 청옥동의 작은 삼겹살집에서 맛본 푸짐한 행복, 그것은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따뜻한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다. 남원 맛집 기행의 행복한 마무리였다.

상차림
푸짐한 한 상 차림
채소 코너
채소 코너
내부 모습
가게 내부 모습
푸짐한 고기
신선하고 푸짐한 고기
구워진 고기
맛있게 구워진 고기
고기와 버섯
고기와 함께 구워먹는 버섯
싱싱한 채소
다양하고 싱싱한 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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