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할머니 손 잡고 읍내 장에 가면, 왁자지껄한 사람들 틈에서 풍겨오는 맛있는 냄새에 정신을 못 차렸었지.
이번에 경주 황리단길에 갔다가 딱 그런 기분을 느꼈다니까.
사람 구경 실컷 하고, 예쁜 카페들 지나치면서 ‘어디서 밥이나 한 끼 든든하게 먹을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좁다란 골목길 안쪽에서 은은하게 새어 나오는 불빛에 홀린 듯 이끌려 들어갔지 뭐야.
이름도 정겨운 ‘노키’라는 곳이었는데, 문을 열자마자 흘러나오는 잔잔한 음악 소리가 아주 그냥 마음을 사르르 녹이더라고.

가게 안은 생각보다 아담했는데, 테이블 간 간격도 적당하고 은은한 조명 덕분에 편안한 분위기였어. 혼자 온 손님도 꽤 있더라? 다들 저마다의 시간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어. 벽 한쪽에는 그림 액자들이 걸려있고, 작은 화분들이 놓여있는 게, 사장님의 센스가 보통이 아니라는 걸 딱 알 수 있었지.
메뉴판을 받아 들고 뭘 먹을까 한참을 고민했어. 파스타, 리조또, 스테이크… 죄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뿐이라 도저히 하나만 고를 수가 없더라고. 에라 모르겠다, 오늘은 그냥 맘 가는 대로 시켜보자 싶어서 이것저것 주문해 버렸지.
주문을 마치니 식전빵이랑 오늘의 스프가 나왔어. 따끈한 빵을 스프에 푹 찍어 먹으니, 캬~ 속이 확 풀리는 게, 역시 겨울에는 따뜻한 스프가 최고라니까.

제일 먼저 나온 건 육회 타르타르였어. 신선한 육회 위에 눈처럼 소복하게 치즈가 뿌려져 있고, 루꼴라가 곁들여져 나왔는데, 어찌나 예쁘던지. 젓가락으로 살살 비벼서 한 입 딱 먹으니… 아이고, 이 맛 좀 봐라!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게 바로 이런 거구나 싶었어. 느끼함은 전혀 없고,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어찌나 좋던지. 같이 나온 와인하고도 찰떡궁합이더라.
그다음엔 내가 제일 기대했던 바질 리조또가 나왔어.
진한 바질 향이 코를 찌르는데,
옛날 엄마가 텃밭에서 뜯은 바질로 파스타 해주시던 그 향긋한 냄새가 나는 거 있지.
리조또 위에 살포시 올라간 연어는 어찌나 촉촉하던지,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 없어지는 것 같았어.

한 숟갈 뜨면 고향 생각나는 그런 맛 있잖아.
리조또의 느끼함을 싹 잡아주는 게, 역시 바질은 뭘 해 먹어도 맛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니까.
친구가 시킨 리가토니 파스타도 맛 좀 보라고 줬는데,
이것도 아주 별미더라.
탱글탱글한 새우랑 딜이 듬뿍 들어가 있어서 씹는 맛도 좋고, 소스도 어찌나 맛있던지,
나도 모르게 계속 손이 가는 거 있지.

매콤한 치킨 스테이크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게, 아주 그냥 겉바속촉의 정석이더라.
매콤한 소스가 느끼함도 잡아주고,
입맛 없는 날 먹으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황리단길 맛집 노키에서는 맵기 조절도 가능하다니, 매운 거 못 먹는 사람도 걱정 없이 즐길 수 있겠어. 아이들이랑 같이 와도 좋을 것 같아.

다 먹고 나니 배가 터질 것 같았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거 있지.
그래서 디저트로 머쉬룸 샌드위치를 하나 더 시켜봤어.
따뜻하게 구워진 빵 사이에 버섯이랑 치즈가 듬뿍 들어있는데,
이게 또 그렇게 맛있더라고.
버섯 향도 향긋하고, 빵도 쫄깃쫄깃한 게,
아무리 배불러도 디저트 배는 따로 있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니까.
가만 보니, 오픈형 주방이라 요리하는 모습이 다 보이더라고.
주방도 얼마나 깨끗한지, 사장님 성격이 보이는 듯했어.
음식 하나하나에 정성을 쏟는 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어.

계산하면서 사장님하고 잠깐 얘기를 나눴는데,
어찌나 친절하시던지.
음식 맛은 물론이고, 서비스까지 완벽하니,
이런 곳은 정말 널리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했지.
황리단길에는 워낙 예쁜 가게들이 많아서,
어딜 가야 할지 고민될 때가 많은데,
이제 나는 무조건 ‘노키’로 직행할 것 같아.

분위기 좋은 곳에서 맛있는 음식 먹으면서 힐링하고 싶다면,
황리단길 숨은 맛집 ‘노키’에 꼭 한번 들러보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야!
아, 그리고 여기 애견 동반도 된다고 하니,
댕댕이 좋아하는 사람들은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
나도 다음에는 우리 집 강아지 데리고 한번 가봐야겠다.
집에 돌아오는 길,
따뜻하고 맛있는 음식 덕분에 마음까지 든든해지는 기분이었어.
역시 맛있는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니까.
경주 지역 여행 간다면 꼭 한번 들러서 맛있는 추억 만들어 보길 바라!

참, 여기는 저녁에 와서 와인 한잔 기울여도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다음에는 꼭 저녁에 와서 분위기 한번 내봐야지.
아, 그리고 여기 테이블링으로 예약도 가능하다니까,
주말에 방문할 예정이라면 미리 예약하고 가는 게 좋을 거야.
안 그러면 웨이팅이 길어질 수도 있거든.
‘노키’에서 맛있는 음식 먹고, 황리단길 맛집 구경도 하고, 경주 여행 제대로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