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맛에 홀려 찾아간 예천 용궁, 그곳에서 만난 순대국 지역 맛집

예천으로 향하는 길, 내비게이션 화면에는 굽이치는 산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서울에서 출발한 지 3시간이 훌쩍 넘어서자, 도시의 소음은 아득한 옛이야기처럼 느껴졌다. 목적지는 예천 용궁면, 그곳에 자리 잡은 작은 순대국밥집이었다. 백종원의 3대 천왕에 소개된 이후, 이곳은 단순한 동네 식당에서 전국구 맛집으로 발돋움했다. TV에 소개된 맛집을 굳이 찾아다니는 편은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끌리는 마력이 있었다. 특히, 순대국과 함께 판매한다는 오징어 불고기의 조합이 상상력을 자극했다. 과연 어떤 맛일까?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용궁면에 가까워질수록, 기대감은 더욱 커져갔다. 드디어 도착한 용궁단골식당 앞에는 평일 낮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적잖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리모델링을 거쳤다는 가게는 깔끔하고 현대적인 모습이었지만, 어딘가 모르게 풍겨져 나오는 세월의 흔적은 이 집의 역사를 짐작하게 했다. 가게 옆 벽면에는 ‘단골식당’이라는 큼지막한 붉은 글씨가 박혀 있었고, 그 아래에는 빼곡하게 메뉴 사진들이 붙어 있었다. 이미 마음속으로는 순대국과 오징어 불고기를 주문하기로 정했지만, 메뉴판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도 나름의 즐거움이었다.

용궁단골식당 외부 전경
세월의 흔적과 현대적인 감각이 공존하는 용궁단골식당의 외관.

기다리는 동안, 가게 안을 슬쩍 엿보았다. 벽면에는 수많은 연예인들의 사진과 사인이 빼곡하게 붙어 있었다. 백종원의 환한 웃음이 담긴 사진도 한쪽 벽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그들의 방문이 이 집의 명성을 더욱 굳건하게 만들었으리라. 가게 내부는 생각보다 아담했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은 편이라, 옆 테이블 손님들의 이야기가 자연스레 들려왔다. 하지만 그런 소소한 소음조차 정겹게 느껴졌다. 마치 오랜 역사를 지닌 시골 장터의 한켠에 자리 잡은 식당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자리에 앉았다. 키오스크에서 오징어불고기와 따로순대국밥을 주문했다. 메뉴 선택은 이미 끝났지만, 키오스크 화면을 다시 한번 훑어보았다. 돼지불고기, 막창구이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들어왔다. 혼자 온 것이 아쉬워지는 순간이었다. 다음에는 꼭 일행과 함께 방문해서 다양한 메뉴를 맛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오징어불고기가 먼저 나왔다. 접시 가득 담긴 붉은 양념의 오징어는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였다. 코를 찌르는 매콤한 향과 함께, 은은하게 풍겨오는 불향이 식욕을 더욱 자극했다. 오징어는 큼지막하게 썰어져 있었고,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모습이 신선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매콤한 오징어 불고기
강렬한 불맛과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진 오징어 불고기.

젓가락으로 오징어 한 점을 집어 입으로 가져갔다. 쫄깃한 식감과 함께, 입안 가득 퍼지는 불향이 황홀경을 선사했다.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은, 묘하게 중독성이 있었다. 과하지 않은 매운맛은, 혀를 얼얼하게 만들기보다는 오히려 식욕을 돋우는 역할을 했다. 큼지막하게 썰린 오징어는 씹는 맛을 더했고, 신선한 재료에서만 느낄 수 있는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오징어불고기를 몇 점 먹으니, 곧이어 순대국밥이 나왔다. 뚝배기 안에는 뽀얀 국물과 함께, 푸짐한 건더기가 가득 들어 있었다. 송송 썰린 파와 함께, 붉은 다진 양념이 얹어져 있는 모습이 먹음직스러웠다. 국물을 한 숟가락 떠서 맛보니, 깊고 진한 맛이 온몸을 따뜻하게 감싸는 듯했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깔끔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깔끔하고 담백한 순대국밥
깊고 진한 국물과 푸짐한 건더기가 일품인 순대국밥.

순대국밥 안에는 다양한 부위의 고기와 함께, 찹쌀순대가 푸짐하게 들어 있었다. 쫄깃한 찹쌀순대는, 일반 순대와는 차원이 다른 맛을 선사했다. 특히, 막창으로 만든 순대는 꼬득꼬득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돼지 특유의 꼬릿한 냄새가 살짝 느껴지긴 했지만, 거부감은 없었다. 오히려 그 냄새가 순대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주는 듯했다.

밥 한 공기를 순대국에 말아, 오징어불고기와 함께 먹으니 그야말로 환상의 조합이었다. 매콤한 오징어불고기와 담백한 순대국밥은 서로의 맛을 보완하며, 입안에서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깍두기와 김치 또한, 순대국밥의 맛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특히, 잘 익은 깍두기는 아삭한 식감과 함께, 시원하고 청량한 맛을 선사했다.

식사를 하는 동안, 끊임없이 손님들이 들어왔다. 혼자 온 사람, 연인, 가족 단위 손님 등 다양한 사람들이 식당을 가득 채웠다. 그들은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순대국밥과 오징어불고기를 즐기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순대국에 다진 양념을 듬뿍 넣어 얼큰하게 먹었고, 어떤 사람은 오징어불고기를 쌈에 싸서 푸짐하게 먹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모두 만족스러운 미소가 가득했다.

다양한 메뉴가 한 상 가득
순대국밥과 오징어불고기 외에도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니, 배가 든든해진 것은 물론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용궁단골식당은 단순한 맛집을 넘어, 정과 활기가 넘치는 공간이었다. 3대째 이어져 오는 전통과, 변함없는 맛,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가 이곳을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들이었다.

예천 용궁은, 용궁단골식당 외에도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시간이 된다면, 근처 용궁역에 들러 토끼와 거북이 조형물을 구경하고, 용궁향교에서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또한, 예천온천에서 뜨끈한 온천욕을 즐기며 피로를 풀 수도 있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용궁단골식당에서의 추억을 되새겼다. 불맛 가득한 오징어불고기와, 깊고 진한 순대국밥의 맛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다음에 예천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다시 한번 들러 이번에 맛보지 못했던 다른 메뉴들도 맛봐야겠다. 그땐 막걸리 한 잔도 곁들여야지.

윤기가 흐르는 막창순대
꼬득꼬득한 식감이 일품인 막창순대.

참, 용궁단골식당은 택배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직접 방문하기 어렵다면, 택배를 통해 집에서도 그 맛을 느껴볼 수 있다. 또한, 캠핑족들을 위한 밀키트 상품도 판매하고 있으니, 캠핑을 떠날 때 챙겨가면 특별한 만찬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용궁단골식당은, 단순한 식당을 넘어 예천의 지역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맛집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언제나 즐겁지만,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이야기는 더욱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준다. 예천 용궁에서 맛본 순대국밥과 오징어불고기는, 오랫동안 내 기억 속에 맛집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가게 내부 벽면에 붙어있는 유명인들 사진
수많은 유명인들이 방문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불맛이 느껴지는 오징어 불고기
섬세한 불맛이 살아있는 오징어 불고기.
다양한 종류의 순대
취향에 따라 다양한 순대를 즐길 수 있다.
예천 지역 막걸리
예천 지역에서 생산되는 막걸리와 함께 즐기면 더욱 풍성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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