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설렘은 늘 낯선 풍경과 새로운 맛에 대한 기대로 시작된다. 특히 바다를 향한 여정은 싱싱한 해산물 요리에 대한 기대를 품게 만든다. 이번에 찾은 곳은 양양 쏠비치 인근, 동호해변으로 향하는 길목의 주택가에 자리 잡은 “동쪽바다세꼬시“다. 수산항 입구 못 미처, 아는 사람만 찾아올 듯한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있지만, 이미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입소문이 자자한 곳이라고 한다.
푸른 하늘 아래, 짙은 색 지붕을 얹은 모던한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건물 외벽을 가득 채운 통유리창은 내부를 은은하게 비추며, 따뜻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진에서 보았던 것보다 훨씬 아늑하고 정갈한 느낌이었다. 주차 공간은 다소 협소했지만, 평일 점심시간을 살짝 넘긴 시간이라 그런지 다행히 자리가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은은한 조명과 함께 깔끔하게 정돈된 실내가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한쪽 벽면은 통유리창으로 되어 있어 바깥 풍경을 감상할 수 있지만, 아쉽게도 바다 뷰는 아니었다. 하지만 세련된 인테리어와 차분한 분위기 덕분에 오히려 음식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세꼬시, 물회, 섭국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띄었지만, 이곳의 대표 메뉴는 단연 세꼬시였다. 4인 기준으로 9만원짜리 한 상을 주문했다. 잠시 후, 정갈하게 담긴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테이블 위에 놓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샐러드였다. 신선한 야채 위에 뿌려진 망고 드레싱은 상큼하면서도 달콤한 풍미를 더했다. 흔한 샐러드에 망고 드레싱을 곁들인 센스가 돋보였다. 가자미 식해는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맵지 않고 은은한 감칠맛이 느껴졌다. 쌀밥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것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곁들여 나온 반찬 하나하나에서 정성이 느껴졌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세꼬시가 나왔다. 얇게 썰린 세꼬시는 접시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신선함이 눈으로도 느껴졌다. 세꼬시를 한 점 집어 입에 넣으니, 뼈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웠다. 씹을수록 고소한 맛과 감칠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세꼬시를 쌈 채소에 싸서 먹으니, 그 맛이 더욱 풍성해졌다. 깻잎의 향긋함과 세꼬시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쌈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맛을 돋우었다. 밑반찬으로 나온 묵은지와 함께 먹으니, 아삭한 식감과 함께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함께 주문한 물회도 빼놓을 수 없었다. 붉은 양념에 버무려진 회와 신선한 야채, 그리고 쫄깃한 면발이 보기만 해도 시원함을 느끼게 했다. 살얼음이 동동 뜬 육수를 들이키니, 더위가 싹 가시는 듯했다. 회는 쫄깃하고 고소했으며, 육수는 적당히 새콤달콤했다. 특히 입 짧은 아이도 처음 먹어보는 물회인데, 너무 맛있다며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였다.

섭국 또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섭 특유의 쫄깃한 식감과 얼큰한 국물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짜지 않고 깊은 맛이 느껴지는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니, 속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섭국은 2인 이상 주문이 가능하며, 1인당 14,000원이라는 가격이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그 맛은 충분히 가격을 뛰어넘는다고 생각한다.
전복 버터구이는 고소한 버터 향이 코를 자극하며, 쫄깃한 전복의 식감이 입안을 즐겁게 했다. 함께 구워진 부추와 팽이버섯은 깔끔하고 담백한 맛으로 전복의 풍미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아이들은 회덮밥을 먹고 싶다고 했지만,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마지막으로 나온 우럭 매운탕은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깻잎과 쑥갓 등 향긋한 채소가 듬뿍 들어가 있어,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매운탕이 조금 달다는 평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단맛이 과하지 않아 맛있게 먹었다. 매운탕에 라면 사리를 추가해서 먹으니,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직원분께서 후식으로 따뜻한 차를 내어주셨다. 은은한 차 향기를 맡으며, 식사의 여운을 즐겼다. 직원분들은 전체적으로 친절했지만, 때로는 무뚝뚝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음식 맛과 분위기가 워낙 훌륭해서, 서비스에 대한 아쉬움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식당 내부를 다시 한번 둘러보았다.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와 은은한 조명이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특히, 외부와 연결된 테라스 공간은 캠핑 분위기를 연출하여, 색다른 느낌을 선사했다. 다음에는 테라스에서 식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쪽바다세꼬시”는 양양 쏠비치 근처에 위치해 있어, 여행 중에 방문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숙소와 하조대 신축 주택 중간에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다. 또한, 설해원에서도 배달 주문이 가능하다고 하니, 숙소에서 편안하게 음식을 즐길 수도 있다.
다만, 세꼬시 양이 가격에 비해 조금 적다는 평도 있지만, 깔끔하게 나오는 음식과 신선한 밑반찬들을 고려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다. 특히, 젊은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정갈한 음식들이 인상적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식당 내부가 살짝 큰 소리에도 울리는 구조로 되어 있어, 조용한 분위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없을 때나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과 함께 방문하면, 더욱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양양 맛집 “동쪽바다세꼬시”는 신선한 해산물과 정갈한 음식, 그리고 편안한 분위기를 모두 갖춘 곳이다. 양양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꼭 한번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특히, 세꼬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이곳의 세꼬시는 부드러워서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붉게 물든 노을을 바라보며, 오늘 맛보았던 음식들의 풍미를 다시 한번 떠올렸다. 싱싱한 세꼬시의 고소함, 물회의 새콤달콤함, 섭국의 얼큰함, 그리고 전복 버터구이의 고소함까지… 모든 맛들이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양 지역에 이런 보석 같은 곳이 숨어 있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