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왠지 칼국수가 당기는 날. 혼자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문득 서대문역 근처 영천시장에 가성비 넘치는 칼국수집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혼밥러에게 가격만큼 중요한 게 또 있을까. 게다가 시장 인심은 덤이라니, 이끌리듯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도 혼밥 성공을 외치며!
5호선 서대문역 1번 출구에서 나와 독립문 방향으로 쭉 걸으니, 곧 영천시장이 눈에 들어왔다. 시장 특유의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괜스레 기분을 들뜨게 한다. 꽈배기, 도너츠, 족발, 과일… 없는 게 없는 시장 구경은 언제나 즐겁다. 하지만 오늘은 칼국수를 향한 나의 레이더를 풀가동! 좁다란 골목길을 헤쳐 나아가니, 드디어 그 유명한 ‘도깨비 손칼국수’집이 모습을 드러냈다.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이었는데도, 가게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혼자 온 손님도 꽤 있어서 안심했다. 혼밥 레벨 99의 내공으로 당당하게 자리를 잡았다. 4인석 테이블도 있지만, 혼자 온 손님들을 위한 카운터석도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혼밥러들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달까.

메뉴는 단촐하다. 칼국수, 냉면, 만두. 고민할 필요 없이 칼국수 하나를 주문했다. 가격은 단돈 4,000원!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이런 가격이라니, 정말 혜자스럽다. 곱빼기는 5,000원인데, 보통으로 시켜도 양이 꽤 많다는 정보를 입수했기에 욕심부리지 않기로 했다. 게다가 만두도 포기할 수 없으니!
주문은 선불이다. 자리에 앉기도 전에 주문을 받는 시스템이 조금 당황스러울 수도 있지만, 회전율을 높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겠지. 잠시 기다리는 동안, 가게 안을 둘러봤다. 허름하지만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테이블은 조금 끈적거렸지만, 이 정도는 뭐, 시장 인심으로 커버 가능!
드디어 칼국수가 나왔다. 멸치육수 향이 코를 간지럽힌다. 커다란 그릇에 푸짐하게 담겨 나온 칼국수를 보니,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4,000원짜리 칼국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비주얼이다. 면 위에는 김가루와 깨소금이 듬뿍 뿌려져 있고, 애호박 고명도 살짝 올라가 있다.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보니, 면발이 탱글탱글 살아있다. 자가제면이라더니, 역시 면부터가 남다르다. 멸치육수 국물은 시원하면서도 깔끔한 맛이다. 진한 멸치 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게, 정말 좋다. 간도 딱 맞고, 조미료 맛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후루룩, 면치기를 시작했다. 면발이 어찌나 쫄깃한지, 입안에서 착착 감긴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정말 예술이다. 멸치육수와 면발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솔직히, 4,000원이라는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칼국수를 먹다가, 문득 테이블 위에 놓인 양념장이 눈에 들어왔다. 매운 양념장이라고 하니, 살짝 고민이 됐다. 하지만 매운맛을 포기할 수 없는 나는, 용기를 내어 양념장을 조금 넣어봤다.
젓가락 끝으로 살짝 찍어 맛을 보니, 엄청 맵다! 혀가 얼얼해지는 듯한 강렬한 매운맛에 깜짝 놀랐다. 하지만 묘하게 중독성 있는 매운맛이다. 칼국수에 양념장을 조금 풀어서 먹으니,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도전해 보길 바란다.
함께 나온 김치도 칼국수와 찰떡궁합이다. 중국산 김치라고는 하지만, 맛은 꽤 괜찮다. 칼국수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단무지는 셀프인데, 김치와 단무지를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다.

칼국수를 거의 다 먹어갈 때쯤, 주문했던 만두가 나왔다. 큼지막한 왕만두 5개가 찜기에 담겨 나온다. 가격은 3,500원. 만두피는 쫄깃하고, 속은 고기와 야채로 꽉 차 있다. 한 입 베어 무니, 육즙이 팡 터진다. 칼국수와 함께 먹으니 더욱 든든하다.
혼자서 칼국수 한 그릇과 만두까지 먹으니, 배가 터질 듯 불렀다. 하지만 맛있어서 남길 수가 없었다. 4,000원으로 이렇게 푸짐하고 맛있는 칼국수를 즐길 수 있다니, 정말 감동이다. 영천시장 인심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는데, 사장님께서 “맛있게 드셨어요?”라고 물어보셨다. “네, 정말 맛있었어요!”라고 답하니, 환하게 웃으시며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말씀하셨다. 친절한 사장님의 미소에 기분까지 좋아졌다.
도깨비 손칼국수, 가성비 최고의 맛집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맛까지 훌륭하니, 더 바랄 게 없다. 혼밥하기에도 부담 없고, 혼자 와도 눈치 보이지 않는 분위기 또한 마음에 든다.

영천시장을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칼국수 한 그릇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시장 구경도 즐길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다음에는 냉면도 한번 먹어봐야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좋았지만, 시장 사람들의 정을 느낄 수 있어서 더욱 행복했다. 이것이 바로 시장 칼국수의 매력이 아닐까.

도깨비 손칼국수, 서대문 영천시장 맛집 인정!
총평:
* 맛: 멸치육수의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일품. 자가제면 면발의 쫄깃함이 예술.
* 가격: 칼국수 4,000원, 만두 3,500원. 가성비 최고!
* 분위기: 허름하지만 정겨운 시장 분위기. 혼밥하기에도 부담 없음.
* 혼밥 지수: 5/5 (혼자 와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음)
팁:
* 양념장은 매우 매움. 조금씩 넣어가며 조절할 것.
* 점심시간에는 손님이 많으니, 시간을 피해서 방문하는 것이 좋음.
* 칼국수 외에 냉면도 맛있다고 함. 다음에는 냉면 도전!
* 영천시장 구경은 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