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9시,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이 번쩍 뜨였어. 오늘 나의 목적지는 대치동, 힙스터들의 성지 지구도였다.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 “거기 모르면 간첩”이라는 친구의 말에 자존심 스크래치, 바로 출동 준비 완료. 토요일 아침부터 서둘러 나선 이유는 단 하나, 웨이팅 지옥을 피하기 위해서였어. 래퍼에게 스웩이 있다면, 맛잘알에겐 순발력이 필수 아니겠어?
도착하니 이미 내 앞에 17명의 용사들이 줄을 서 있었어. 이 정도면 준수한 편이지. 다들 맛있는 회를 쟁취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느껴지는 눈빛이었어. 나도 질 수 없지. 속으로 ‘오늘, 지구도를 털어버리겠다’ 다짐했어.

기다리는 동안 가게 외관을 스캔했어. Take Out & Delivery라는 문구가 눈에 띄네. 힙한 감성의 간판이 괜히 맛집 아우라를 뿜어내는 것 같았어. 평일에는 전화 주문도 가능하다니, 다음엔 스마트하게 주문해야겠어. 3시부터 픽업 가능하다는 정보도 잊지 않고 머릿속에 저장 완료.
드디어 내 차례가 왔어. 메뉴를 보니 대, 중, 소 사이즈 모듬회가 있네. 오늘은 둘이 왔으니 ‘중’ 사이즈로 가볍게 시작해볼까? 사진으로 봤을 땐 ‘중’ 사이즈도 2명이서 충분히 먹을 양 같았거든. 그리고 회를 잘 모르는 나를 위해, 매운탕도 하나 추가했어. 회는 몰라도 매운탕은 못 참지!
집에 도착하자마자 포장 비닐을 뜯었어. 랩으로 꼼꼼하게 포장된 모듬회, 신선함이 눈으로도 느껴졌어. 윤기가 좔좔 흐르는 회들의 향연이라니, 이건 완전 시각 테러잖아!

모듬회 ‘중’ 사이즈는 딱 2명이 먹기에 적당했어. 물론, 내가 소식좌…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넉넉한 인심 덕분에 배부르게 즐길 수 있었지.
본격적으로 회 맛을 볼 차례. 젓가락을 들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방어 한 점을 집어 들었어. 지금이 딱 방어 철이라 그런지, 기름기가 좌르르 흐르는 게 장난 아니었어. 쌈장에 듬뿍 찍어 야채와 함께 입에 넣으니… Yo! This is 방어! 입안에서 기름기가 팡팡 터지면서 고소함이 폭발하는 맛!
회는 역시 간장+와사비 조합이지. 회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이 조합 강추. 김에 싸 먹어도 맛있고, 밥 위에 올려 초밥처럼 만들어 먹어도 꿀맛이야. 특히 김이랑 같이 먹는 조합은, 마치 랩할 때 라임처럼 착착 감기는 맛이랄까?

근데 잠깐, 쌈장이 뭔가 이상했어. 묘하게 알코올 향이 느껴지는 거야. 소주를 넣은 건가? 아님 다른 뭔가가 들어간 건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묘하게 중독성 있는 맛이었어. 마치 힙합 비트처럼, 쌈장의 알 수 없는 매력에 점점 빠져들었지.
사실 나는 회를 즐겨 먹는 편은 아니야. 하지만 지구도 모듬회는 달랐어. 신선함은 기본, 쫄깃한 식감과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예술이었지. 회를 안 좋아하는 사람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정도니, 말 다 했잖아?
회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얼큰한 매운탕이 간절해졌어. 냄비에 매운탕을 붓고 보글보글 끓이기 시작했지. 칼칼한 냄새가 코를 찌르니, 침샘 폭발 직전!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크으! 이 맛이야!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이 속을 확 풀어주는 느낌. 텁텁함 없이 깔끔한 국물 맛이 완전 내 스타일이었어. 안에 들어있는 넉넉한 건더기들도 맘에 쏙 들었지. 매운탕은 진짜 꼭 먹어야 해. 두 번 먹어, 아니 세 번 먹어!
솔직히 지구도 가기 전에는 반신반의했어. “회는 다 똑같지 뭐”라는 생각도 있었고. 하지만 지구도 모듬회를 맛본 후, 내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인정했어. 신선한 회와 얼큰한 매운탕의 조합은, 마치 최고의 래퍼와 프로듀서가 만난 것 같은 환상의 시너지였지.
오늘 지구도에서 제대로 힙스터 체험했어. 맛있는 음식과 함께라면, 어디든 힙플레이스가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지. 대치동 맛집 지구도, 완전 인정! 다음엔 부모님 모시고 와야겠어. 그땐 꼭 전화 주문으로 편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