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퇴근길 발걸음은 자연스레 연수동으로 향했다. 오늘따라 유난히 코를 찌르는 듯한 삼겹살 굽는 냄새가 발길을 붙잡았다. 오랜만에 ‘돼공식당’에 방문하기로 마음먹었다.
골목 어귀에 자리 잡은 돼공식당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부터가 정겹다. 식당 앞은 늘 북적거리는 먹자골목이라 주차는 감히 엄두도 낼 수 없다. 큰 길가 유료 주차장에 차를 대고 조금 걸어야 하지만, 맛있는 삼겹살을 맛볼 생각에 이 정도 불편함은 기꺼이 감수할 수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이미 많은 사람들로 왁자지껄하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지 않아 옆 테이블의 웃음소리까지 생생하게 들려오는, 활기 넘치는 분위기다. 창가 자리에 앉으니,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온다. 마치 야외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듯한 기분이 든다. 창밖으로 보이는 연수동의 밤 풍경은 덤이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 돼공식당의 대표 메뉴는 단연 초벌 삼겹살(1.3만원). 숯불 향을 입혀 초벌되어 나오기 때문에, 테이블에서는 살짝만 더 구워 먹으면 된다. 초벌구이의 은은한 불향은 돼지고기 특유의 잡내를 잡아주고 풍미를 한층 끌어올린다. 오늘은 꽃삼겹도 놓칠 수 없다. 결국 초벌 삼겹살과 꽃삼겹을 1인분씩 주문했다.
주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로 하나둘씩 차려진다. 돼공식당의 인심 좋고 푸짐한 밑반찬은 오랜 단골들을 끄는 매력 중 하나다. 콩나물무침, 깻잎 장아찌, 쌈무 등 고기와 곁들여 먹기 좋은 반찬들이 정갈하게 담겨 나온다. 특히 돼지기름에 구워 먹으면 환상적인 김치와 고소한 풍미를 더해줄 치즈는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초벌 삼겹살이 등장했다. 이미 숯불 향을 가득 머금은 삼겹살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불판 위에 삼겹살을 올리니,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코를 찌른다. 초벌되어 나온 덕분에, 금세 노릇노릇하게 익어간다.
잘 익은 삼겹살 한 점을 집어 들고, 깻잎 장아찌에 싸서 입안으로 가져갔다. 짭짤하면서도 향긋한 깻잎 향과 고소한 삼겹살의 조화는, 역시나 기대 이상이다. 입 안 가득 퍼지는 육즙과 숯불 향은, 돼공식당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맛이다.

이번에는 김치와 콩나물을 불판 위에 올려 함께 구워 먹었다. 돼지 기름에 구워진 김치는, 그 풍미가 더욱 깊어진다. 잘 익은 삼겹살과 김치를 함께 먹으니, 느끼함은 사라지고 고소함과 매콤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이 맛에 돼공식당을 끊을 수 없다.
돼공식당의 또 다른 매력은, 친절한 서비스다. 사장님은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며, 불편함은 없는지 살뜰히 챙긴다. 테이블을 지나다니며 “맛있게 드세요”라고 건네는 따뜻한 인사는, 언제나 기분 좋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젓가락이라도 떨어뜨리면, 귀신같이 알아채고 새 젓가락을 가져다주는 센스까지 갖췄다.
흐름이 끊기지 않게 꽃삼겹을 불판에 올렸다. 꽃처럼 예쁘게 칼집이 들어간 꽃삼겹은, 보기에도 먹기에도 좋다. 꽃삼겹은 일반 삼겹살보다 훨씬 부드럽고,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한 식감이 일품이다.

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자연스럽게 볶음밥이 생각났다. 돼공식당 볶음밥은, 남은 삼겹살과 김치를 잘게 썰어 밥과 함께 볶아준다. 불판 위에서 지글거리는 볶음밥은, 그야말로 환상의 비주얼이다. 볶음밥 한 숟가락을 크게 떠서 입안에 넣으니, 고소함과 매콤함, 짭짤함이 한데 어우러져 멈출 수 없는 맛을 낸다.
돼공식당에서는 세트 메뉴를 시키면 오돌뼈와 계란찜까지 맛볼 수 있다. 얼큰한 순두부찌개는 술안주로도 제격이다. 특히 오돌뼈는, 삼겹살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어느덧 배는 빵빵하게 불러왔지만, 숟가락을 놓을 수가 없다. 볶음밥 위에 남은 삼겹살 한 점을 올려 먹으니, 그 맛이 더욱 환상적이다. 볶음밥을 깨끗하게 비우고 나서야,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니,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배웅해 주신다. “다음에 또 오세요”라는 인사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돼공식당은,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언제나 기분 좋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든든하게 채워진 배만큼이나 마음도 풍족해진 기분이다. 연수동에서 맛있는 삼겹살이 생각난다면, 주저 없이 돼공식당을 추천한다. 변치 않는 맛과 푸짐한 인심은, 언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다음에는 창문을 활짝 열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삼겹살을 즐겨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