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의 숨겨진 보석, 두부고을에서 맛보는 청국장의 깊은 향수와 비빔밥의 조화: 향토 맛집 기행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워지는 날, 익산으로 향하는 차창 밖 풍경은 마치 흑백 영화의 한 장면처럼 스쳐 지나갔다. 오늘 나의 발길을 이끄는 곳은 ‘두부고을’, 잊혀진 고향의 맛을 찾아 떠나는 미식 여행의 종착지다.

푸른 하늘 아래, 정갈하게 자리 잡은 ‘두부고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건물 외벽에 걸린 간판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했지만, 그 안에서 풍겨져 나오는 따뜻한 기운은 나를 설레게 했다.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나는 듯한 기분으로, 나는 망설임 없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문을 열자, 은은하게 풍겨오는 청국장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서 맡았던 바로 그 냄새였다. 잊고 지냈던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면서, 가슴 한편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메뉴는 단 하나, 청국장. 1인 8천 원이라는 가격은 요즘 같은 시대에 찾아보기 힘든 가성비였다.

두부고을 간판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서 있는 두부고을의 간판은 정겨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주문을 마치자, 눈 깜짝할 사이에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흑미밥과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청국장, 그리고 형형색색의 나물들이 보기 좋게 담겨 나왔다. 쟁반 위에는 김치, 콩자반 등 정갈한 밑반찬들이 빈틈없이 놓여 있었다. 마치 풍요로운 가을 들판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모습에, 나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가장 먼저 청국장의 뚜껑을 열었다. 뽀얀 김과 함께 쿰쿰하면서도 구수한 향이 훅하고 풍겨져 나왔다. 큼지막하게 썰린 두부와 갖은 채소들이 듬뿍 들어간 모습은 보기만 해도 든든했다. 국자로 청국장을 한 숟갈 떠서 맛을 보았다. 짜지 않고 담백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자극적인 청국장과는 차원이 다른, 깊고 부드러운 풍미였다.

두부고을 청국장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청국장의 모습은 식욕을 자극한다.

나물들을 밥에 넣고 고추장을 살짝 뿌려 비빔밥을 만들었다. 젓가락으로 살살 비벼 한 입 크게 먹으니, 입 안에서 다채로운 맛의 향연이 펼쳐졌다. 쌉싸름한 나물의 향과 고소한 참기름, 매콤한 고추장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밥알 하나하나에 정성이 깃든 듯, 씹을수록 깊은 맛이 느껴졌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청국장 특유의 냄새가 강하지 않다는 점이었다. 청국장을 즐겨 먹지 않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제로, 아이들과 함께 방문한 가족 손님들도 많이 보였다. 아이들이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는 모습은, 마치 내가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서 밥을 먹던 모습과 겹쳐 보였다.

두부고을 청국장 뚝배기
뜨겁게 끓여져 나온 청국장은 깊고 진한 맛을 자랑한다.

나는 청국장과 비빔밥을 번갈아 가며 정신없이 먹었다.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줄도 모른 채, 오로지 맛에만 집중했다. 밥 한 톨 남기지 않고 싹싹 비우고 나니, 비로소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너머로 보이는 창밖 풍경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따뜻한 햇살 아래, 나뭇잎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면서, 옷에 밴 청국장 냄새를 맡았다. 썩 유쾌한 냄새는 아니었지만,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았다. 이 냄새는 단순히 음식 냄새가 아닌, 어린 시절의 추억과 따뜻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향수와 같았다.

두부고을 청국장 클로즈업
청국장에는 두부, 채소 등 다양한 재료들이 듬뿍 들어가 있어 풍성한 맛을 낸다.

‘두부고을’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식당이 아닌, 잊혀진 고향의 맛과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익산으로 여행을 간다면, 꼭 한번 방문해 보기를 추천한다.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 안에는 여전히 청국장 냄새가 맴돌았다. 나는 창문을 열고 바람을 쐬며, 오늘 하루의 기억을 곱씹었다. 익산의 맛집 ‘두부고을’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두부고을 비빔밥
다양한 나물과 고추장을 넣어 비벼 먹는 비빔밥은 또 다른 별미다.

다음에는 아들과 함께 방문해야겠다. 아들에게도 할머니의 손맛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그리고 나처럼, 아들도 ‘두부고을’에서의 추억을 오랫동안 간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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