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완주 땅에 발을 디디니께 숨통이 탁 트이는 거 있죠. 굽이굽이 산길 따라 들어서는 길목부터가 예사롭지 않더니, 기양초 팻말이 보이는 순간, ‘아, 제대로 찾아왔구나’ 싶었어요. 풍경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마치 그림 속에 들어온 기분이랄까. 마음이 넉넉해지는 풍경 덕에, 밥 먹기도 전에 배가 부른 것 같았어요.
기양초는 원래 한정식집이었다는데, 지금은 ‘카페 소양’으로 이름이 바뀌었대요. 하지만 여전히 그 자리에서, 변함없는 맛을 내고 있다는 소식에 발걸음을 재촉했죠. 아원고택이며 카페 두베며, 이 근방이 워낙에 경치 좋기로 소문난 곳이라, 겸사겸사 나들이 나온 김에 들르기 딱 좋겠더라고요.

가게는 언뜻 보면 그냥 가정집 같아요. 대나무 숲이 푸르게 둘러싸고 있어서,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속세와는 동떨어진 듯한 고즈넉함이 느껴져요. 마치 외할머니 댁에 놀러 온 듯한 푸근함이랄까. 테이블이 많지 않아서, 북적거리지 않고 조용히 식사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쏙 들었어요. 요즘 세상에, 이렇게 조용하고 한적한 밥집 찾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몰라요.
사실, 전화로 예약할 때 사장님이 살짝 망설이시는 눈치여서, ‘혹시 문 닫았나?’ 싶기도 했어요. 알고 보니, 연세 지긋하신 노부부께서 운영하시는 곳이더라고요. 점심때는 주로 식사를 준비하시고, 저녁에는 손님들 편의에 맞춰 운영하신다는 말씀에, 괜스레 마음이 뭉클해졌어요.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공간에서, 정성껏 음식을 만드시는 모습이 눈에 선하더라고요.
메뉴랄 것도 없이, 딱 하나, 다슬기 부추 솥밥 정식이 전부예요. 2만원이라는 가격이 살짝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상을 가득 채운 반찬들을 보는 순간, ‘아, 이 정도는 받아야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주문을 따로 받지 않고, 인원수에 맞춰서 바로 준비해주시는 점도 좋았어요.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따끈한 밥을 맛볼 수 있으니 말이에요.

솥뚜껑처럼 묵직한 뚜껑을 열어보니, 향긋한 부추 향이 코를 찌르네요. 밥알 사이사이 박혀있는 다슬기를 보니, 괜스레 건강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놋그릇에 밥을 덜어, 갖가지 나물 넣고 고추장 슥슥 비벼 먹으니, 이야… 이 맛이야!
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가득 담겨 있어요. 멸치볶음은 어찌나 바삭하고 고소한지, 자꾸만 손이 가요. 매실 장아찌는 새콤달콤하니, 입맛을 돋우는 데 최고고요. 특히, 물김치는 어찌나 시원하고 깔끔한지, 3번이나 더 달라고 부탁드렸지 뭐예요.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바로 그 맛이라, 눈물이 핑 돌았어요.

부추전도 빼놓을 수 없죠. 얇게 부쳐낸 부추전은 어찌나 바삭한지,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버려요.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 게, 막걸리 한 잔을 절로 부르는 맛이랄까. 완주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최고의 메뉴였어요.
아원고택에 묵으시는 분들은, 슬슬 걸어서 기양초까지 오면 딱 좋을 거예요. 전주 시내까지 나가지 않아도, 이렇게 멋진 곳에서 밥을 먹을 수 있다니, 정말 행운이죠.
그런데, 밥 먹는 동안, 옆 테이블에서 피자를 시키는 걸 봤어요. 웬 피자? 싶었는데, 알고 보니, 기양초 옆에 ‘소양반’이라는 피자집이 함께 있더라고요. 사장님 아드님이 미국에서 셰프를 하셨다는데, 친구분과 함께 들어와서 운영하신대요.
솔직히, 밥값은 싼 편은 아니에요. 어떤 분들은 ‘풍경 값’이라고도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안 들었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정성 가득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니까요.

피자는, 음… 솔직히 가격이 좀 세요. 2만 6천원이라니, 웬만한 호텔 뷔페 가격이랑 맞먹잖아요. 하지만, 커플끼리 데이트하러 와서, 분위기 내기에는 딱 좋을 것 같아요. 특히, 비 오는 날, 창밖을 바라보면서 피자에 맥주 한 잔 기울이면, 정말 낭만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아기랑 같이 갔는데, 솔직히 좀 힘들었어요. 애들은 가만히 있지를 않으니, 조용히 밥을 먹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도, 아이에게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줄 수 있었다는 점은 좋았어요.
돌솥밥은, 밥 자체는 맛있는데, 누룽지가 하나도 안 생겨서 아쉬웠어요. 그냥 밥에 물 말아 먹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부추전은… 솔직히 좀 느끼했어요. 기름을 너무 많이 넣으신 것 같더라고요. 옆 테이블에서 시키는 거 보고 따라 시켰는데, 후회했어요.
어떤 분들은, 주인이 불친절하다고 불평하시던데, 저는 그런 느낌은 전혀 못 받았어요. 오히려, 나비넥타이를 멋지게 차려입으신 남자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맞아주셔서 기분이 좋았어요. 물론, 바쁠 때는 서빙이 조금 느릴 수도 있겠지만, 저는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어요.

그래도, 솔직히 아쉬운 점도 있었어요. 반찬 리필이 쉽지 않다는 점이에요. 맛있는 반찬이 많았는데, 더 달라고 하기가 괜히 죄송스럽더라고요. 그리고, 어떤 분들은, “반찬을 다 냉장고에 넣어놔서 없다고 한다”는 불평도 하시던데, 저는 그런 경험은 없었어요.
전반적으로, 기양초는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건강한 밥상을 맛볼 수 있는 곳이에요. 특히, 부추를 주제로 한 비빔밥은, 정말 꿀맛이에요. 조용하고 한적한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여유를 즐기는 것도 좋고요.

다만, 가격이 비싸다는 점, 반찬 리필이 쉽지 않다는 점은 감안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아이와 함께 방문하기에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도 참고하시고요.
하지만, 저는 기양초에서의 식사가, 완주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였어요.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정성 가득한 음식을 맛보면서, 힐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니까요. 다음에 완주에 또 가게 된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곳이에요. 그땐, 부추전에 막걸리 한 잔 꼭 곁들여야지!
기양초… 아니, 카페 소양. 이름은 바뀌었지만, 여전히 그 자리에서, 변함없는 맛과 풍경으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어요. 완주 맛집 찾으시는 분들께, 조심스레 추천해 봅니다. 후회는 안 하실 거예요!
아, 그리고, 기양초 바로 옆에는 ‘소양브루클린’, ‘소양곳간’이라는 곳도 있대요. 브런치 카페라는데, 인테리어가 너무 예뻐서, 사진 찍기에도 딱 좋을 것 같아요. 데이트 장소로도 강력 추천!
언젠가 완주 지역명에 다시 오게 된다면, 기양초에 들러 이번에 못 먹어본 샌드위치를 꼭 맛봐야겠어요. 평일에만 판매한다니, 날짜를 잘 맞춰야겠죠? 그때는 또 어떤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질지, 벌써부터 설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