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향기 가득한 날, 안산 홍두깨칼국수에서 맛보는 추억의 맛집 기행

어느덧 시간이 흘러,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문득 떠오르는 날들이 잦아졌다. 그중에서도 유독 강렬하게 남아있는 기억은, 부모님 손을 잡고 안산식물원으로 나들이를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들렀던 칼국수집이었다. 세월이 흘러 그 맛은 어떻게 변했을까, 변치 않았을까 하는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주말을 맞아 용기를 내어 추억을 찾아 나섰다. 목적지는 바로 안산, 그리고 어린 시절의 맛집, 홍두깨칼국수였다.

차를 몰아 안산으로 향하는 길,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예전과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하지만 묘하게 익숙한 공기의 흐름은,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을 선사했다.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심장이 두근거렸다. 과연 그 맛은 그대로일까? 가게는 아직도 그 자리에 있을까? 어린 시절의 행복했던 기억이 사라질까 봐 두려운 마음도 함께 들었다.

다행히도, 홍두깨칼국수는 예전 모습 그대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간판은 조금 낡았지만, 왠지 모를 푸근함이 느껴졌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 웃으며 들어섰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주차는 가게 앞에 4대 정도 가능하지만, 만차 시에는 건너편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나는 익숙하게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고 설레는 마음으로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예전과는 조금 달라진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과 의자는 새것으로 바뀌어 있었고, 주문은 키오스크로 하는 방식으로 바뀌어 있었다. 하지만 왁자지껄한 분위기와 칼국수 끓는 냄새는 예전과 똑같았다. 예전에는 가게에 들어서면 젖을 내민 아낙이 머리에 무언가를 이고 가는 풍경화가 걸려 있었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사라지고 없었다.

바지락칼국수
싱싱한 바지락이 듬뿍 들어간 바지락칼국수

키오스크 앞에서 한참을 고민했다. 바지락칼국수를 먹을까, 아니면 육개장칼국수를 먹을까. 예전에는 늘 바지락칼국수를 먹었지만, 왠지 오늘은 얼큰한 육개장칼국수가 땡겼다. 결국, 육개장칼국수와 김치만두를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고 자리에 앉으니, 직원분께서 카트에 음식을 싣고 안전하게 가져다주셨다. 이런 서비스는 예전에는 없었던 것 같은데,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더욱 편리해진 것 같았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식전에 제공되는 보리밥이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보리밥에 열무김치를 넣어 슥슥 비벼 먹으니, 입맛이 확 돌았다. 예전에도 이 보리밥을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변함없이 맛있는 걸 보니, 이 집의 숨은 공신은 바로 이 보리밥과 열무김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리밥을 더 달라고 부탁드리니, 친절하게 한 그릇 더 가져다주셨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육개장칼국수가 나왔다. 붉은 국물 위로 듬뿍 올려진 고기와 야채들이 보기만 해도 군침을 돌게 했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어 보니, 탱글탱글한 칼국수 면발이 모습을 드러냈다. 후루룩 면을 들어 올려 입에 넣으니, 쫄깃한 면발과 얼큰한 국물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국물은 생각보다 진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맵기도 적당했다.

육개장칼국수
얼큰하고 푸짐한 육개장칼국수

함께 주문한 김치만두도 맛보았다. 만두피는 얇고 속은 김치로 가득 차 있었다. 한 입 베어 무니, 김치의 아삭한 식감과 매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육개장칼국수와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더욱 배가 되는 것 같았다. 쉴 새 없이 칼국수와 만두를 번갈아 먹으며, 어린 시절의 추억에 잠겼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예전에 비해 맛이 변했다는 의견도 있었고, 면이 덜 익은 상태로 나왔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내가 방문했을 때도, 아주 예전의 맛과는 조금 달라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손님이 많아서인지 직원들이 조금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예전에는 친절했던 서비스가 조금은 기계적으로 변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았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기 전, 화장실에 들렀다. 화장실은 계단 아래에 위치해 있어서 조금 불편했다. 위생 상태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이 부분은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홍두깨칼국수에서의 식사를 마치고, 바로 집으로 돌아가기는 아쉬웠다. 마침 근처에 노적봉공원 장미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잠시 들러 산책을 하기로 했다.

노적봉공원 장미원 입구
아름다운 장미가 가득한 노적봉공원 장미원 입구

장미원에 도착하니, 붉은 장미들이 만개해 있었다. 5월 말이라 장미가 다 졌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예쁜 꽃들이 많이 남아 있었다. 장미원을 한 바퀴 돌며 산책을 하고, 사진도 찍었다. 나무 밑 그늘에는 가족들이 쉴 수 있는 마루도 많이 있었다. 옆에 있는 폭포를 둘러보니, 더위가 싹 가시는 듯했다. 특히 폭포 위로 올라가니 졸졸 흐르는 물이 시원한 폭포가 되는 것이 신기했다. 장미원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약 2시간 동안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노적봉공원 장미원 전경
형형색색의 장미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홍두깨칼국수에서 맛본 추억과 장미원의 아름다운 풍경이 어우러져 잊지 못할 하루를 선물해 준 것 같았다. 홍두깨칼국수의 맛은 예전과 조금 달라졌지만, 여전히 나에게는 소중한 추억이 담긴 장소였다. 앞으로도 종종 방문하여 어린 시절의 향수를 느껴보고 싶다. 다음에는 바지락칼국수를 먹어봐야겠다. 그리고 그때는, 서비스가 조금 더 친절해지고 화장실도 깨끗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치와 열무김치
칼국수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김치와 열무김치
노적봉공원 폭포
시원하게 쏟아지는 노적봉공원 폭포
노적봉공원 전경
탁 트인 노적봉공원 전경
육개장칼국수 면발
탱글탱글한 육개장칼국수 면발
푸짐한 육개장칼국수
푸짐한 건더기가 인상적인 육개장칼국수
김치만두
육즙 가득한 김치만두
칼국수
홍두깨칼국수
칼국수
홍두깨칼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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