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러의 송리단길 공략! 석촌호수 ‘메밀집’에서 맛보는 트렌디한 한식

어느덧 혼밥 레벨이 만렙을 찍은 지도 꽤 된 것 같다. 이젠 새로운 곳에 혼자 발을 들이는 게 전혀 두렵지 않다.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기까지 한다. 오늘 나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은 바로 송리단길에 위치한 ‘메밀집’. 평소 웨이팅이 어마어마하다는 이야기에 살짝 긴장했지만, 용기를 내어 혼밥 도전에 나섰다. 석촌호수 근처에 있다는 위치도 마음에 쏙 들었다. 밥 먹고 슬슬 호수 한 바퀴 돌면 완벽한 혼밥 코스잖아?

점심시간을 살짝 비켜 2시쯤 도착했는데도 역시나 웨이팅이 있었다. 가게 앞에 놓인 메뉴판을 정독하며 뭘 먹을지 고민했다. 메밀 막국수는 기본으로 시켜야 할 것 같고, 트러플 감자전도 많이들 먹는 것 같았다. 수비드 안심 수육이라는 메뉴도 눈에 띄었다. 혼자 온 게 조금 아쉬워지는 순간이었다. 다 먹어보고 싶은데!

메밀집 외부 전경
따뜻한 느낌의 외관이 인상적인 메밀집. 간판 글씨체도 정겹다.

기다리는 동안 가게 외관을 구경했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모던한 느낌인데, 지붕은 기와로 되어 있어서 한식의 멋도 느껴졌다. ‘메밀집’이라고 쓰인 나무 간판도 정감 있었다. 가게 앞에는 작은 메뉴판이 놓여 있어서 기다리는 동안 메뉴를 미리 정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안으로 들어갔다. 테이블이 6개 정도밖에 없는 아담한 공간이었지만, 혼자 앉기에 부담스러운 자리는 없었다. 다행히 혼밥하기에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는 분위기였다. 직원분들도 친절하게 맞아주셔서 기분 좋게 자리에 앉았다.

메뉴판을 다시 한번 훑어봤다. 역시 처음 생각했던 대로 메밀 막국수와 트러플 감자전을 주문했다. 혼자 왔으니 욕심부리지 않고 딱 두 가지만 시키기로 했다. 주문을 마치니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겉절이가 나왔다.

메밀집 겉절이
보기만 해도 침샘을 자극하는 겉절이. 젓갈 향이 살짝 나는 게 내 스타일이다.

이 겉절이가 또 예술이었다.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달큰한 맛이 입맛을 확 돋우는 게, 메인 메뉴가 나오기 전부터 젓가락질을 멈출 수 없었다. 겉절이만으로도 밥 한 공기 뚝딱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김치 맛을 보니 다른 메뉴들도 기대가 됐다. 역시 맛집은 김치부터가 다르다니까.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트러플 감자전이 나왔다. 비주얼부터가 압도적이었다. 채 썬 감자를 바삭하게 구워내고 그 위에 치즈를 갈아 올린 후 트러플 오일을 뿌린, 퓨전 감자전의 끝판왕 같은 모습이었다.

메밀집 트러플 감자전
트러플 향이 솔솔 풍기는 트러플 감자전. 얇게 채 썬 감자의 바삭함이 예술이다.

젓가락으로 살짝 찢어 입에 넣으니, 바삭한 식감과 함께 트러플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감자의 고소함과 치즈의 짭짤함, 트러플의 향긋함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트러플 오일의 풍미가 정말 강렬했다. 느끼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계속 손이 가는 맛이었다. 혼자 먹기에는 양이 조금 많은 듯했지만, 멈출 수 없었다. 순식간에 감자전 한 판을 해치웠다.

감자전을 다 먹어갈 때쯤, 메밀 막국수가 나왔다. 막국수 위에는 김가루와 깨, 다진 파가 듬뿍 뿌려져 있었고, 가운데에는 앙증맞은 명란이 올라가 있었다.

메밀집 명란 막국수
톡톡 터지는 명란의 식감이 더해진 명란 막국수.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휘 저어 한 입 먹어보니, 메밀면 특유의 툭툭 끊어지는 식감이 살아있었다. 양념은 과하지 않으면서도 감칠맛이 느껴지는, 딱 깔끔한 맛이었다. 특히 짭짤한 명란이 톡톡 터지면서 막국수의 맛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막국수만 먹으면 살짝 심심할 수도 있는데, 명란이 그 부분을 완벽하게 채워주는 느낌이었다. 면에 간이 잘 배어 있어서 정말 맛있었다.

트러플 감자전과 메밀 막국수의 조합은 정말 훌륭했다. 느끼할 수 있는 감자전을 매콤한 막국수가 잡아주고, 막국수의 깔끔함을 감자전의 고소함이 더해주는, 완벽한 조화였다. 혼자서 이 맛있는 음식들을 다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젓가락을 쉴 새 없이 움직였다.

메밀집 비빔 막국수
새싹 채소가 듬뿍 올라간 비빔 막국수. 매콤달콤한 양념이 입맛을 돋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양이 조금 적다는 것이었다. 특히 남자 혼자서 막국수만 먹기에는 살짝 부족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사이드 메뉴인 감자전이나 수육 등을 함께 시키면 충분히 배부르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테이블이 조금 좁아서 음식을 여러 개 시키면 약간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는 데 그 정도 불편함은 감수할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청귤주라는 술도 판매하고 있었다. 왠지 음식들과 잘 어울릴 것 같았지만, 혼자 낮술을 하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워서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계산대 옆에는 작은 사탕 바구니가 놓여 있었다. 입가심으로 사탕 하나를 집어 들고 가게를 나섰다.

메밀집 외관
송리단길 골목에 자리 잡은 메밀집. 한옥 스타일의 외관이 눈에 띈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였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다.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특히 ‘메밀집’은 혼자 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라서 더욱 좋았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들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수비드 수육과 메밀 전병이 궁금하다.

‘메밀집’은 송리단길에서 퓨전 한식을 맛보고 싶을 때, 혹은 혼밥을 하고 싶을 때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맛, 분위기, 서비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웠다. 다만 웨이팅이 길 수 있으니, 시간을 잘 맞춰서 방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캐치테이블로 미리 줄 서기를 할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그리고 주차 공간은 따로 없으니, 근처 공영주차장이나 롯데몰에 주차하는 것이 좋다.

배도 부르니 이제 슬슬 석촌호수를 한 바퀴 돌아볼까. 맛있는 음식도 먹고, 아름다운 풍경도 감상하고, 이것이 바로 혼밥의 매력이 아닐까. 오늘도 혼자여도 괜찮아!

석촌호수에서 바라본 롯데월드타워
맛있는 식사 후 석촌호수 산책은 필수 코스. 롯데월드타워가 한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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