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뜨끈한 국물이 간절했다. 혼자 떠나는 늦은 점심, 마산에서 오래된 설렁탕집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곧장 발걸음을 옮겼다. 혼밥 레벨이 만렙인 나에게 식당 분위기는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끌리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곳이라면 더할 나위 없지. 오늘도 혼밥 성공을 외치며 가게 문을 열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이 펼쳐졌다. 오래된 테이블과 의자에서 느껴지는 세월의 흔적. 요즘 스타일의 세련된 인테리어는 아니었지만, 묘하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분위기였다. 혼자 온 손님을 위한 자리가 따로 있는 건 아니었지만,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서 혼자 앉아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4인 테이블에 당당히 자리를 잡고 앉았다. 어색함은 나의 몫이 아니지.

메뉴는 단 하나, 설렁탕. 고민할 필요 없이 “설렁탕 하나 주세요”를 외쳤다. 주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김이 모락모락 나는 설렁탕이 눈앞에 놓였다. 마치 패스트푸드점처럼 빠른 속도였다. 성격 급한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서비스였다. 뽀얀 국물 위로 송송 썰린 파가 넉넉하게 뿌려져 있고, 그 아래로 얇게 썰린 고기들이 숨어 있었다. 뚝배기 안에서 피어오르는 따뜻한 김이 렌즈를 뿌옇게 만들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깊고 진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오랜 시간 정성껏 끓여낸 육수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입술에 살짝 닿는 묵직한 질감, 코를 간지럽히는 은은한 사골 향. 과하지 않고 딱 알맞은 온도는 뜨거운 음식을 잘 못 먹는 나에게는 최고의 장점이었다.
설렁탕과 함께 나온 깍두기와 김치는, 이 집의 숨겨진 킥이었다. 특히 깍두기는 큼지막하게 썰어져 나와 아삭아삭 씹는 맛이 일품이었다. 적당히 익어 시원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설렁탕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젓가락을 멈출 수 없는 맛.

고기는 부드럽고 쫄깃했다. 수입산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잡내 없이 깔끔했다. 얇게 썰려 있어 먹기에도 편했고, 국물과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고기 양이 조금 적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특’으로 주문하면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다음에는 꼭 특으로 시켜야지.
밥 한 공기를 통째로 설렁탕에 말아, 깍두기 하나 올려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국물, 밥, 고기, 깍두기의 완벽한 조합. 다른 반찬은 필요 없었다. 오로지 이 맛에 집중하며, 묵묵히 숟가락을 움직였다. 혼자였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하는 혼밥은 언제나 옳다.

1996년부터 영업을 시작했다는 이 곳은, 오랜 시간 동안 변함없는 맛을 유지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한다. 화려함보다는 소박함, 세련됨보다는 정겨움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마치 어릴 적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설렁탕처럼, 따뜻하고 푸근한 느낌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면서, 사장님께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사장님은 환한 미소로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답해주셨다. 짧은 대화였지만, 왠지 모르게 따뜻한 정이 느껴졌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든든해졌다. 맛있는 설렁탕 한 그릇으로 몸과 마음이 따뜻해진 기분이었다. 혼자였지만, 혼자가 아니었던 것 같은 느낌. 이것이 바로 혼밥의 매력일까.

마산에서 혼밥할 곳을 찾는다면, 이 곳을 강력 추천한다. 오랜 시간 동안 변함없는 맛을 지켜온 설렁탕 한 그릇은, 당신의 허기진 배를 든든하게 채워줄 것이다. 혼자여도 괜찮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라면. 오늘도 혼밥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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