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둑한 퇴근길, 오늘 저녁은 또 뭘 먹어야 하나. 텅 빈 냉장고를 떠올리니 한숨부터 나왔다. ‘혼밥’이라는 단어가 일상이 된 지도 꽤 오래. 이젠 익숙하지만, 가끔은 북적이는 사람들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곳, 집 앞에서 매일 밤 유혹하는 족발집, 단원 왕 족발이다.
사실 이 동네 토박이로서, ‘단원 왕 족발’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퇴근 시간만 되면 어김없이 가게 앞에 늘어선 줄은, 그 맛에 대한 기대를 한껏 부풀리곤 했다. 특히 가게 앞에 진열된 윤기가 좔좔 흐르는 족발 사진은, 지나가는 나의 발걸음을 매번 멈칫하게 만들었다. 오늘은 용기를 내어, 그 맛을 직접 확인해보기로 했다. 혼자라도 괜찮아!
가게에 도착하니 역시나 사람들로 북적였다. 가게 간판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지만, 왠지 모를 ‘맛집’의 포스가 느껴졌다. ‘단원 왕 족발’이라는 정겨운 글씨체가 왠지 모르게 친근하게 다가왔다. 가게 앞에는 대기자 명단이 놓여 있었고, 내 앞에 이미 여러 팀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괜찮다. 이 정도 기다림쯤이야, 맛있는 족발을 맛볼 수 있다면! 대기표를 뽑고 주변을 둘러보니, 포장 손님들도 꽤 많았다. 미리 전화로 주문해놓고 찾아가는 사람들도 있는 듯했다. 다음엔 나도 미리 전화 주문을 해야겠다.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니 말이다.
기다리는 동안 가게 내부를 슬쩍 엿봤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가게 안은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다들 족발을 앞에 두고 웃음꽃을 피우는 모습이 어찌나 행복해 보이던지. 혼자 온 내가 살짝 어색하게 느껴지려는 찰나, 친절한 직원분께서 “혼자 오셨어요? 잠시만 기다리시면 바로 자리 안내해드릴게요.”라고 말씀해주셨다. 덕분에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혼밥 레벨 +1 상승!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족발 메뉴는 미니, 중, 대 사이즈로 나뉘어 있었다. 혼자 왔으니 미니 사이즈로 충분하겠지? 가격도 다른 족발집에 비해 저렴한 편이라 부담 없이 주문할 수 있었다. 게다가 혼자서도 눈치 보지 않고 주문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역시 혼밥하기 좋은 안산 맛집으로 인정!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족발이 나왔다. 윤기가 좔좔 흐르는 족발의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뽀얀 살코기와 쫀득해 보이는 껍데기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쟁반 가득 담긴 족발과 함께, 상추, 깻잎, 고추, 마늘, 새우젓, 쌈장 등 푸짐한 쌈 채소와 양념이 함께 나왔다.
젓가락을 들고 족발 한 점을 집어 들었다. 살코기는 야들야들하고, 껍데기는 쫀득쫀득했다. 입에 넣는 순간, 콜라겐 특유의 쫄깃함과 부드러운 육질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특히 잡내 하나 없이 깔끔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왜 사람들이 ‘단원 왕 족발’을 인생 족발이라고 부르는지, 한 입 먹어보니 바로 알 수 있었다.
상추에 족발 한 점을 올리고, 쌈장과 마늘을 곁들여 크게 한 쌈 싸 먹었다. 싱싱한 채소의 아삭함과 족발의 쫄깃함이 어우러져, 최고의 맛을 선사했다. 깻잎에 싸 먹으니 향긋한 풍미가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이며 폭풍 흡입했다. 혼자 먹는 족발이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다. 오롯이 맛에 집중하며, 족발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단원 왕 족발’에서는 무말랭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지만, 함께 나온 채소와 곁들여 먹으니 부족함이 없었다. 오히려 족발 본연의 맛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족발만 먹어도 맛있고, 쌈 채소와 함께 먹어도 맛있는, 그야말로 환상의 족발이었다.
먹다 보니 어느새 족발 미니 사이즈 한 접시를 뚝딱 비워냈다. 배는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다음에는 중 사이즈로 주문해서, 남은 족발은 포장해 가야겠다. 집에서 혼자 맥주 한잔하면서 즐기는 족발의 맛은 또 얼마나 황홀할까?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기분이었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면서, 다음 방문을 기약했다. ‘단원 왕 족발’, 이제 나의 혼밥 단골집으로 찜! 집 앞에서 이렇게 맛있는 족발을 맛볼 수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이다. 앞으로 족발이 생각날 때마다, ‘단원 왕 족발’을 찾아야겠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맛있는 족발이 있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