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왔다! 며칠 전부터 벼르고 별렀던 제주도 혼밥 여행. 설렘 반, 걱정 반으로 시작했지만, 역시 떠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푸른 바다와 시원한 바람, 그리고 맛있는 음식이 있으니 더 바랄 게 있을까. 특히 오늘 점심에 방문한 중문 ‘중문보말칼국수’는 혼자 여행 온 나에게 최고의 선물이 되었다. 서귀포 지역에서 손꼽히는 맛집이라더니, 정말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
혼자 여행을 하다 보면 가장 고민되는 게 식사다. 특히 제주도처럼 맛집이 많은 곳에서는 더욱 그렇다. 2인분 이상만 주문 가능한 곳도 많고, 혼자 들어가기 뻘쭘한 분위기의 식당도 적지 않다. 하지만 중문보말칼국수는 달랐다. 넓은 주차장이 인상적인 깔끔한 건물 외관부터 마음에 쏙 들었다. 새로 지은 건물인지, 아니면 관리를 엄청 잘하는 건지, 모든 것이 깨끗하고 정돈된 느낌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환한 조명 아래 넓고 쾌적한 공간이 펼쳐졌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혼자 온 나도 편안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메뉴는 보말칼국수, 보말죽, 흑돼지 수육 등 제주 향토 음식을 전문으로 하고 있었다. 메생이 칼국수도 눈에 띄었지만, 오늘은 왠지 진한 보말의 풍미를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보말칼국수와 흑돼지 수육(소)를 주문했다. 혼자 왔지만, 맛있는 건 포기할 수 없으니까! 메뉴판을 살펴보니, 보말칼국수는 12,000원, 보말죽은 13,000원, 묽묵은 10,000원, 흑돼지수육은 17,000원이었다.
주문을 마치고 잠시 기다리는 동안, 식당 내부를 둘러봤다. 천장에 설치된 수많은 조명 덕분에 실내가 환했고, 테이블과 의자도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건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었다. 푸른 나무들과 저 멀리 보이는 바다가 어우러져 멋진 그림을 만들어냈다. 창가 자리에 앉아 칼국수를 먹으며 이런 멋진 뷰를 감상할 수 있다니, 정말 행운이다. 혼자 여행의 장점 중 하나는 내가 원하는 자리에 앉아 여유를 즐길 수 있다는 것 아닐까.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보말칼국수가 나왔다. 뽀얀 국물 위에 파릇한 보말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면발은 쫄깃쫄깃해 보였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물에서는 진한 보말 향이 느껴졌다. 사진을 찍는 둥 마는 둥, 젓가락을 들고 면을 후루룩 들이켰다. 와, 진짜 맛있다! 진하고 깊은 보말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면발은 어찌나 쫄깃한지, 씹는 재미까지 있었다.
국물은 정말 예술이었다. 마치 사골 육수처럼 깊고 진하면서도, 전혀 느끼하지 않았다. 오히려 깔끔하고 시원한 맛이 입안을 개운하게 해줬다. 보말 특유의 쌉쌀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국물에 그대로 녹아들어 있었다. 한 모금, 두 모금 마실수록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솔직히, 지금껏 먹어본 보말칼국수 중에서 단연 최고였다.

면을 어느 정도 먹고 나니, 국물 속에 숨어 있던 보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숟가락으로 보말을 퍼서 먹으니, 쫄깃한 식감이 정말 좋았다. 신선한 보말을 아낌없이 넣은 덕분에, 국물 맛이 더욱 깊어진 것 같았다. 정말이지, 12,000원이 전혀 아깝지 않은 맛이었다.
보말칼국수를 정신없이 먹고 있을 때, 흑돼지 수육이 나왔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얇은 수육과 쌈 채소, 그리고 멜젓이 함께 나왔다. 수육의 양은 혼자 먹기에 딱 적당했다. 젓가락으로 수육 한 점을 집어 멜젓에 콕 찍어 먹으니,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고소하고 담백한 맛만이 느껴졌다.

수육을 먹다가 칼국수 국물을 한 모금 마시니, 그 조화가 정말 환상적이었다. 느끼할 수 있는 수육의 맛을 칼국수 국물이 깔끔하게 잡아줬다. 쌈 채소에 수육과 멜젓을 함께 싸 먹으니,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혼자였지만, 정말 푸짐하고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김치! 겉절이 김치가 정말 맛있었다.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칼국수와 수육의 맛을 더욱 돋보이게 해줬다. 김치가 맛있어서, 리필을 몇 번이나 해서 먹었다. 혼자 와서 김치 리필을 계속 하는 게 조금 민망했지만, 너무 맛있어서 멈출 수가 없었다. 직원분들도 친절하게 김치를 가져다주셔서 감사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갔는데, 직원분들이 모두 친절하게 인사를 해주셨다. 애견 동반도 가능한 곳이라, 케이지에 넣어서 함께 식사하는 손님도 있다고 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반려견과 함께 와도 좋을 것 같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다시 한 번 식당 내부를 둘러봤다. 깔끔하고 쾌적한 분위기, 친절한 직원들, 그리고 무엇보다 맛있는 음식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었다.
중문보말칼국수에서 정말 만족스러운 혼밥을 즐겼다. 혼자 여행을 하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즐거움은 정말 크다. 게다가 이렇게 혼자 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을 발견하면, 더욱 기분이 좋아진다. 서귀포에서 혼밥할 곳을 찾는다면, 중문보말칼국수를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식당에서 나오니, 따스한 햇살이 나를 반겼다. 배도 부르고 기분도 좋아서, 발걸음이 저절로 가벼워졌다. 다음에는 또 어떤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갈까? 제주도에는 아직 가보지 못한 맛집들이 너무나 많다. 혼자 하는 여행의 묘미는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내가 원하는 대로,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먹으면서 자유롭게 여행하는 것. 내일은 또 어떤 맛있는 음식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제주도 혼밥 여행, 정말 최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