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곧신도시 나들이 길에, 시흥에서 맘 편히 밥 한 끼 먹을 만한 맛집이 없을까 기웃거리다가, 넉넉한 인심에 푸근한 밥상을 자랑한다는 “보릿고개”를 발견하고 들어갔지 뭐요. 이름부터가 어찌나 정겨운지, 옛날 우리 어머니가 해주시던 그런 밥상이 떠오르는 거 있지.
주차장에 차를 대고 안으로 들어서니, 홀이 아주 널찍하니 좋더라고. 천장에 매달린 조명갓은 따뜻한 색감으로 은은하게 빛나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겠더라. 벽 한쪽에는 사진들이 쭉 걸려있는데, 마치 시골집에 온 듯한 푸근한 느낌이 들었어.

메뉴판을 보니 백숙 정식이 눈에 띄었지만, 아쉽게도 재료가 다 떨어졌다고 하더라고. 그래도 괜찮아. 제육볶음 정식도 얼마나 맛깔나 보이는지! 따뜻한 숭늉이 먼저 나오는데, 찬바람에 살짝 얼었던 몸이 사르르 녹는 기분이었어. 날씨가 궂은 날에는 역시 따뜻한 숭늉만 한 게 없다니까.

잠시 기다리니, 기본 반찬이 쫙 깔리는데, 이야, 이거 완전 잔칫날 밥상 아니겠어? 6가지 반찬에 도토리묵 무침, 양념 고추, 그리고 구수한 청국장까지! 거기에 밥은 또 얼마나 넉넉하게 주시는지. 인심이 후하다는 말이 절로 나오더라.

반찬 하나하나 맛을 보니, 간이 어찌나 딱 맞는지! 짜지도 않고 싱겁지도 않고, 정말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이야. 도토리묵 무침은 양념이 아주 기가 막히고, 청국장은 어찌나 구수한지, 밥 한 숟갈 뜨면 고향 생각나는 그런 맛이었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제육볶음이 나왔는데, 이야, 냄새부터가 사람 정신을 쏙 빼놓더라고.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빨간 양념에, 깻잎이 듬뿍 올려져 있는 게 정말 먹음직스러워 보였어. 얼른 쌈 채소에 밥이랑 제육볶음 올려서 한 입 크게 먹으니, 입에서 스르륵 녹는다는 게 바로 이런 거구나 싶더라.

쌈 채소도 어찌나 신선한지, 아삭아삭 씹히는 소리가 아주 경쾌했어. 쌈 싸 먹으니 정말 꿀맛이더라.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웠지 뭐요.
같이 간 남편은, “인당 15,000원에 이렇게 푸짐하게 나오면 손님이 많을 수밖에 없다”면서, 아주 칭찬을 하더라고. 반찬이랑 쌈 채소는 무한으로 제공된다는데, 워낙 푸짐하게 주셔서 더 달라고 할 필요도 없었어.
밥을 다 먹고 나오면서, 남편이랑 둘이서 “그릇 치우시는 분들이 편하시겠다” 했지. 어찌나 깨끗하게 비웠는지, 정말 하나도 남김없이 싹싹 긁어먹었거든.

맛도 좋고, 양도 푸짐하고, 가격도 착하고, 정말 흠잡을 데 없는 곳이었어. 딱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제육볶음에 들어가는 돼지고기가 수입산이라는 거. 그래도 맛은 워낙 좋으니, 크게 신경 쓰이진 않더라고.
다음에 또 배곧에 갈 일 있으면, 꼭 다시 들러서 이번에는 들깨 삼계탕을 먹어봐야겠어. 다른 사람들 말 들어보니, 들깨 삼계탕도 아주 기가 막히게 맛있다고 하더라고.

보릿고개 시흥배곧점, 정말 속이 다 편안해지는 그런 밥집이었어. 배곧에 놀러 가시는 분들, 꼭 한번 들러서 푸짐한 밥상 한번 받아보시라. 후회는 절대 없을 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