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히는 듯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 날, 시원한 무언가가 간절하게 땡겼다. 냉면 특유의 톡 쏘는 맛도 좋지만, 오늘은 왠지 쫄깃한 면발에 매콤달콤한 양념이 듬뿍 얹어진 밀면이 더 끌리는 날! 친구에게 “야, 밀면 땡기는데 아는데 있어?” 물어보니, 망설임 없이 청도에 있는 가야 밀냉면집을 추천하더라. “거기 진짜 맛있다! 맛집이야, 꼭 가봐!”라는 친구의 말에 속는 셈 치고 방문해보기로 했다.
차를 몰아 도착한 가야 밀냉면. 가게 앞 길가에 주차를 하고 내렸다. 간판에는 ‘가야 밀냉면’이라고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가게 외관은 수수한 느낌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풍겨져 나오는 ‘찐’ 맛집의 아우라가 느껴졌다. 입구에는 손글씨로 적힌 메뉴판이 세워져 있었는데, 물밀면, 비빔밀면, 물비빔밀면 등 다양한 밀면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겨울에는 따뜻한 온면도 판매한다고 하니, 계절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은 나무 재질로 되어 있어 따뜻한 느낌을 주었고, 벽에는 메뉴 사진과 함께 밀면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었다. 손님들이 꽤 있었지만, 다행히 웨이팅 없이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친절한 아주머니께서 물과 물수건을 가져다주셨다. 메뉴판을 보니, 물밀면, 비빔밀면, 물비빔밀면 모두 8,000원으로 가격도 착한 편이었다. 고민 끝에 나는 이 집의 주력 메뉴인 듯한 물비빔밀면을 주문했다.
주문 후 잠시 기다리는 동안, 따뜻한 육수가 나왔다. 스테인리스 컵에 담겨 나온 육수는 은은한 멸치 향이 나는 것이, 차가운 밀면을 먹기 전에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기에 딱 좋았다. 짭짤하면서도 감칠맛 도는 육수를 홀짝홀짝 마시니, 밀면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테이블 한쪽에는 겨자와 식초가 놓여 있었는데, 취향에 따라 밀면에 넣어 먹으면 된다고 한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물비빔밀면이 나왔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온 밀면은 보기만 해도 시원해 보였다. 붉은 양념장 위에는 채 썬 오이, 절인 무, 그리고 반숙 계란이 예쁘게 올려져 있었다. 면발은 밀가루 함량을 줄여 건강하게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더욱 쫄깃하고 탱탱해 보였다. 양념장의 붉은 색깔이 식욕을 자극했고, 새콤달콤한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휘 저어 양념과 잘 섞은 후, 드디어 첫 입을 맛봤다. 와… 진짜 맛있다! 쫄깃한 면발은 입안에서 춤을 추는 듯했고, 매콤달콤한 양념장은 입맛을 확 돋우어 주었다. 특히 육수의 시원함이 더해져, 더운 날씨에 지쳐있던 몸과 마음에 청량감을 선사해주는 기분이었다. 양념은 너무 맵지도, 너무 달지도 않은 딱 적당한 맵기로,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사람도 맛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면을 다 먹고 난 후에는, 그릇에 남은 양념에 밥을 비벼 먹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지만,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밀면을 먹는 중간중간, 함께 나온 무 절임을 곁들여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아삭아삭한 식감의 무 절임은 밀면의 매콤함을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친절한 아주머니께서 계속해서 육수를 리필해주셔서, 시원하게 밀면을 즐길 수 있었다.

정신없이 밀면을 먹다 보니, 어느새 그릇은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텁텁함 없이 깔끔하게 매운 맛 덕분에 마지막 한 입까지 정말 맛있게 먹었다. 솔직히, 면 요리를 먹고 나면 속이 더부룩할 때가 많은데, 가야 밀냉면의 밀면은 속도 편안했다. 밀가루 함량을 줄인 건강한 면이라 그런가?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가니, 주인 아주머니께서 “맛있게 드셨어요?”라고 친절하게 물어보셨다. “네!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대답하니, 환하게 웃으시며 감사하다고 말씀해주셨다. 아주머니의 친절함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가게를 나서면서, 다음에는 비빔밀면도 한번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야 밀냉면은 맛도 맛이지만, 가격도 착하고, 주인 아주머니도 친절해서 더욱 만족스러웠던 곳이다. 솔직히, 가게 내부가 엄청 깔끔하거나 세련된 느낌은 아니었지만, 그런 소소한 부분들은 맛으로 충분히 커버가 가능했다. 오히려, 너무 인테리어에만 신경 쓴 곳보다는 이런 정겨운 분위기가 더욱 편안하게 느껴졌다.

청도에서 시원하고 맛있는 밀면을 맛보고 싶다면, 가야 밀냉면을 강력 추천한다. 특히, 냉면처럼 시원하면서도 밀면처럼 쫄깃한 면발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만족할 것이다. 가성비도 좋고, 양도 푸짐하니, 부담 없이 방문하기에도 딱 좋다.
다만, 전용 주차장이 없다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가게 앞 길가에 잠시 주차할 수 있으니,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메뉴판에 사진이 없어서, 어떤 메뉴를 시켜야 할지 고민될 수도 있는데, 이럴 때는 그냥 물비빔밀면을 시키면 후회는 없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시원한 밀면 덕분에 더위도 싹 가시고, 기분도 한결 상쾌해졌다. 역시, 더운 날씨에는 시원한 면 요리가 최고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앞으로 청도에 갈 일이 있다면, 가야 밀냉면에 또 들러서 맛있는 밀면을 먹어야겠다. 그때는 비빔밀면을 한번 도전해봐야지!

아, 그리고! 가야 밀냉면은 삼천포냉면집과 함께, 다음에 면 요리가 먹고 싶을 때 고민하게 될 또 하나의 선택지가 되었다. 둘 다 맛있지만, 왠지 모르게 가야 밀냉면의 물비빔밀면이 조금 더 내 스타일인 것 같다.
청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한번 가야 밀냉면에 방문해서 맛있는 밀면을 맛보길 바란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진짜 맛집 인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