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안보로 향하는 길, 혼자 떠나는 여행의 설렘과 함께 뱃속에서는 은근한 배고픔이 밀려왔다. ‘이번엔 어디서 혼밥을 즐겨볼까?’ 스마트폰을 켜 들고 검색을 시작했다. 그러다 눈에 띈 곳, 바로 ‘향나무집’이었다. 이름부터가 정겹다. 수안보에서 나름 인지도가 있는 맛집이라니, 혼자라도 왠지 든든한 한 끼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게다가 후기를 보니 1인 식사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에 망설임 없이 차를 몰았다. 수안보 지역 맛집 탐방, 오늘도 혼밥 성공 예감!
향나무집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이름처럼 입구에 자리 잡은 자그마한 향나무였다. 묘하게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풍경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펼쳐졌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혼자 온 나도 편안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혼밥 레벨이 올라갈수록, 이런 여유로운 분위기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다.

메뉴판을 훑어보니, 역시나 가장 눈에 띄는 건 ‘향나무 정식’이었다. 1인분에 16,000원. 가격은 살짝 있지만, 다양한 반찬과 찌개를 맛볼 수 있다는 이야기에 망설임 없이 주문했다. 혼자 여행 와서 이렇게 푸짐한 한 상을 받는 건 흔치 않은 경험이니까. 잠시 후, 테이블 위로 반찬들이 하나 둘씩 차려지기 시작했다.
와… 정말 입이 떡 벌어지는 한 상이었다. 커다란 테이블이 좁게 느껴질 정도로 다양한 반찬들이 가득했다. 20여 가지는 족히 넘어 보이는 반찬들은,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있었다. 젓가락을 어디에 먼저 둬야 할지 모를 정도로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역시 찌개였다. 향긋한 냄새가 코를 간지럽히는 청국장과, 고소한 냄새가 식욕을 자극하는 비지찌개. 둘 다 포기할 수 없는 메뉴였는데, 이렇게 한 번에 맛볼 수 있다니!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젓가락을 들어, 먼저 청국장부터 맛봤다.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너무 짜거나 쿰쿰하지 않고, 딱 적당한 발효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특히,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 두부가 정말 맛있었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한 부드러움과, 청국장의 깊은 맛이 어우러져 환상의 조화를 이뤘다.
이번에는 비지찌개를 맛볼 차례. 뽀얀 국물에 고춧가루가 살짝 뿌려진 모습이, 청국장과는 또 다른 매력을 뽐냈다. 한 입 맛보니,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비지 특유의 부드러운 식감도 좋았다. 텁텁하지 않고 깔끔하게 넘어가는 맛이, 정말 훌륭했다.

찌개만큼이나 훌륭했던 건, 바로 반찬들이었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잡채, 매콤달콤한 코다리조림, 고소한 깻잎무침, 아삭한 콩나물무침 등등… 정말 다양한 종류의 반찬들이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만들어져 나왔다. 특히, 직접 만든 듯한 손두부는 정말 고소하고 맛있었다. 슴슴한 듯하면서도 깊은 맛이,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밥 위에 윤기 흐르는 잡채를 올려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탱글탱글한 면발과, 갖은 채소들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코다리조림은 매콤달콤한 양념이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살짝 짭짤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양념이, 밥 한 공기를 순식간에 비우게 만들었다. 깻잎무침은 향긋한 깻잎 향이 입안 가득 퍼져,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혼자 왔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다. 맛있는 음식들 덕분에,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젓가락을 들고, 천천히 음미하며 맛을 즐겼다. 혼자라서 눈치 볼 필요도 없이, 내가 좋아하는 반찬을 맘껏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오늘도 혼밥, 완벽하게 성공!
식사를 하면서, 문득 두부를 직접 만들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커다란 솥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정겨웠다. 직접 만든 두부로 요리한다니, 맛이 없을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없었던 건 아니다. 몇몇 후기에서 보았던 것처럼, 일부 직원들의 응대 방식은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무뚝뚝한 말투나, 퉁명스러운 태도는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옥에 티처럼 느껴질 수 있으니까. 하지만 다행히 내가 응대했던 직원분은 친절해서, 크게 불편함을 느끼진 못했다.
또, 김치에서 살짝 군내가 나는 점도 아쉬웠다. 김치는 한정식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인데, 신선도가 조금 떨어지는 듯해서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다른 반찬들이 워낙 훌륭했기에, 크게 개의치 않고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려는데, 후식으로 누룽지와 식혜가 준비되어 있다는 안내문이 눈에 띄었다. 놓칠 수 없지! 따뜻한 누룽지로 속을 달래고, 달콤한 식혜로 입가심하니, 정말 완벽한 마무리였다.
향나무집에서의 혼밥은, 정말 만족스러웠다. 푸짐한 한 상 차림과, 정갈하고 맛있는 음식들은 혼자 여행하는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비록 완벽한 맛집이라고 칭하기에는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가격 대비 훌륭한 퀄리티와, 혼자서도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수안보에 다시 오게 된다면, 또 한 번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다음번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함께 푸짐한 한 상을 즐겨보고 싶다.

수안보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향나무집에서 푸짐한 한 끼 식사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혼자라도 괜찮다. 맛있는 음식과, 정겨운 분위기가 당신을 따뜻하게 맞아줄 것이다. 오늘도 혼자여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