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워지는 날, 어김없이 떠오르는 건 따뜻한 밥상 위에 놓인 윤기 흐르는 생선구이 한 점이다. 그 시절, 젓가락 끝에 느껴지던 고소한 기름과 촉촉한 생선 살의 감촉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잊을 수 없는 따스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문득, 그 시절의 향수를 찾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오산, 그곳에 어머니의 손맛을 닮은 생선구이 전문점, ‘북극해고등어’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서.
차가운 새벽 공기를 가르며 달려 도착한 북극해고등어는, 생각보다 훨씬 큰 규모를 자랑했다. 마치 다이소 매장처럼 넓은 공간이 펼쳐져 있었다. 언뜻 봐서는 작은 식당처럼 보였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예상치 못한 넓은 홀이 눈앞에 펼쳐졌다. 11시 오픈 시간에 맞춰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정독했다. 고등어, 임연수, 삼치 등 다양한 생선구이가 눈에 들어왔다. 예전에는 삼치구이도 있었다는데, 지금은 메뉴가 조금 바뀐 듯했다. 잠시 고민 끝에, 가장 기본인 고등어구이와, 평소에 쉽게 접하기 힘든 이면수구이를 주문했다. 곁들임 메뉴로 고추장불고기도 추가했다.
주문을 마치자, 곧바로 밑반찬이 차려졌다. 김치, 잡채, 짱아찌, 도라지오이무침, 지리멸볶음 등 푸짐한 구성이었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건, 셀프바에서 자유롭게 리필이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잡채의 윤기가 어찌나 먹음직스럽던지, 젓가락을 멈출 수가 없었다. 따뜻하게 데워진 미역국은 추운 날씨에 얼어붙은 몸을 사르르 녹여주는 듯했다.
셀프바 옆에는 화덕이 놓여 있었다.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생선들이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는 모습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볼거리였다. 화덕에서 구워져 나오는 생선구이는 기름기가 쫙 빠져 담백하고,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고 한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생선구이가 나왔다. 윤기가 좔좔 흐르는 고등어구이는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돌았다. 노릇하게 구워진 껍질은 바삭했고, 속살은 촉촉했다. 젓가락으로 살점을 발라 입에 넣으니,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어릴 적 어머니가 구워주시던 바로 그 맛이었다.
이면수구이는 고등어구이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건 마찬가지였지만, 좀 더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었다. 뼈를 발라 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가끔 가시가 나오긴 했지만, 크게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었다. 흰쌀밥 위에 이면수구이 한 점을 올려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고추장불고기는 매콤달콤한 양념이 입맛을 돋우는 메뉴였다. 돼지 특유의 잡내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적당히 매콤해서 생선구이와 함께 먹으니 느끼함도 잡아주는 듯했다. 아이들도 좋아할 만한 맛이었다.
밑반찬으로 나온 도라지오이무침은 아삭한 식감과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쌉싸름한 도라지의 향긋함이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줬다. 짭짤한 지리멸볶음은 밥반찬으로 제격이었다. 김치는 말할 것도 없이 훌륭했다. 적당히 익어 아삭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후식으로 수정과와 커피가 준비되어 있었다. 입구에 비치된 얼음컵에 수정과를 따라 마시니, 입안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은은한 계피 향이 식사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북극해고등어는 맛도 맛이지만, 푸짐한 밑반찬과 넉넉한 인심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온 듯한 푸근함이 느껴졌다. 직원분들도 친절하고, 음식도 빨리 나오는 편이었다. 다만, 사람들이 워낙 많다 보니, 식사시간에는 웨이팅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주차장도 넓은 편이지만, 식사시간에는 혼잡할 수 있다. 바로 옆에 다이소가 있으니, 기다리는 동안 구경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아쉬운 점도 없지는 않았다. 예전에 비해 메뉴가 간소화되고, 밑반찬의 퀄리티가 조금 떨어진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특히, 고등어구이가 예전보다 약간 마른 듯한 느낌이었다는 후기도 있었다. 또한, 위생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반찬 뚜껑을 열어놓는 바람에 파리들이 날아다닌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극해고등어는 여전히 매력적인 곳이다. 화덕에서 구워낸 맛있는 생선구이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푸짐한 밑반찬과 넉넉한 인심은 덤이다. 가족 외식이나, 부모님과 함께 식사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 그땐 삼치구이도 다시 맛볼 수 있기를 바라며. 오산 지역에서 맛있는 맛집을 찾는다면, 주저 없이 북극해고등어를 추천한다. 그곳에서, 어머니의 따뜻한 손맛과 향수를 느껴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