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국수, 솔직히 내 돈 주고 사 먹는 음식은 아니었어. 어릴 적 엄마가 억지로 먹이던 기억 때문에 콩 특유의 비린 맛에 질려 버렸거든. 근데 희한하게, 여름만 되면 콩국수 ‘잘’하는 집 이야기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거야. 올해는 특히 용인 쪽에 미친 콩국수 집이 있다는 소문이 자자하더라고. 이름하여 ‘콩게미’. 콩… 게미…? 이름부터 뭔가 심상치 않잖아? 게다가 다들 입을 모아 ‘크림 콩국수’라니, 이건 못 참지. 크림이라면 환장하는 나, 도저히 안 가볼 수가 없었다. 용인까지 콩국수 맛집 원정이라니, 스스로 생각해도 웃기지만, 맛있는 거 먹으러 가는 길은 언제나 설레는 법이니까!
주말 점심시간은 당연히 헬게이트일 거라 예상하고, 오픈 시간보다 30분 일찍 도착했어. 근데 웬걸? 이미 대기번호가 70번대더라고. 세상에 마상에… 다들 나처럼 콩국수에 인생 건 사람들인가 봐. 가게 앞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서서, 기대에 찬 눈빛으로 기다리고 있었어. 마치 고속도로 휴게소 맛집에 온 기분이랄까? 어휴, 이 정도 기다려야 하면 진짜 맛있는 거 맞겠지? 불안함 반, 기대감 반으로 웨이팅에 돌입했다.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둘러보니 주차장은 꽤 넓었는데도 이미 만차. 역시 인기 지역명 맛집은 다르구나 싶었어. 가게 앞에서 서성이며 얼마나 기다렸을까. 한 시간 반 정도 지났을까?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는 카톡 알림이 울렸다! 헐레벌떡 가게 안으로 뛰어 들어갔지. 문을 열자마자 고소한 콩 냄새가 확 풍겨오는 게, 왠지 모르게 안심이 되더라. ‘아, 헛걸음은 아니겠구나’ 하는 예감이랄까?
가게 내부는 생각보다 아담했어. 테이블이 20개 남짓? 테이블 간 간격이 넓은 편은 아니었지만, 깔끔하게 정돈된 느낌이었어. 벽에는 콩의 효능에 대한 설명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는데, 왠지 콩국수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지더라. 자리에 앉기도 전에 키오스크로 주문부터 해야 하는 시스템! 크림 콩국수랑 까망 콩국수, 그리고 만두까지 야무지게 시켰다.

주문 후에는 모든 게 셀프! 물부터 시작해서 반찬, 심지어 음식 픽업까지 직접 해야 해. 마치 푸드코트처럼 말이지. 처음에는 ‘아니, 이렇게 손님 많으면서 셀프라고?’ 하는 불만이 살짝 올라왔지만, 오히려 나는 이런 시스템이 편하더라고. 눈치 안 보고 내가 원하는 만큼 반찬 가져다 먹을 수 있고, 필요한 거 있으면 바로바로 가져다 쓸 수 있으니 말이야.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콩국수가 나왔다! 뽀얀 크림색의 국물 위에 쫄깃해 보이는 면발이 가지런히 놓여 있는 ‘크림 콩국수’. 짙은 회색빛의 ‘까망 콩국수’는 왠지 더 건강해 보이는 느낌이랄까?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온 모습이 정갈하면서도, 묘하게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더라.

먼저 크림 콩국수부터 한 입! 숟가락으로 국물을 떠먹는 순간, 눈이 번쩍 뜨였어. 진짜, 이건 콩국수가 아니야. 거의 ‘콩 스프’라고 해야 할까? 지금까지 먹어봤던 묽은 콩국수와는 차원이 다른, 엄청나게 꾸덕하고 진한 텍스처였어. 콩의 입자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곱게 갈려 있어서, 정말 크림처럼 부드러운 목 넘김을 자랑하더라. 콩비린내는 1도 없고, 고소함만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게 진짜 신세계였어. 마치 고급 레스토랑에서 맛보는 크림 수프 같다고나 할까?
면도 평범한 소면이 아니라, 약간 굵은 중면을 사용해서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어. 콩 국물이 워낙 진하다 보니 면과 따로 노는 느낌이 들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웬걸? 면에도 콩 국물이 제대로 배어 있어서, 환상의 조화를 이루더라.
먹다 보니 살짝 느끼한 감이 올라오는 것 같아서, 설탕을 살짝 뿌려봤어. 그랬더니, 웬걸? 이번에는 달콤한 라떼 맛이 나는 거야! 진짜 신기하지? 콩국수에 설탕 넣어 먹는 거, 솔직히 상상도 못 했는데… 여기 콩국수는 설탕 is 뭔들!

다음은 까망 콩국수 차례! 서리태 콩으로 만들어서 그런지, 일반 콩국수보다 훨씬 짙고 깊은 맛이 느껴졌어. 콩 자체의 고소함도 더 강하고, 왠지 더 건강해지는 기분이랄까? 개인적으로는 크림 콩국수보다 까망 콩국수가 더 내 취향이었어.
테이블 한 켠에는 열무김치와 고추 장아찌가 놓여 있는데, 이게 또 콩국수랑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거든. 특히 고추 장아찌! 시큼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콩국수의 느끼함을 싹 잡아주는 게 진짜 신의 한 수야. 다진 고추를 면 위에 살짝 얹어 먹으면, 진짜 꿀맛! 열무김치도 아삭아삭하니, 콩국수랑 너무 잘 어울리더라. 솔직히 콩국수 맛도 맛이지만, 이 반찬들 때문에 콩국수가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 같아.
만두는 그냥 평범한 고기만두였어. 특별한 맛은 아니었지만, 콩국수랑 같이 먹으니 든든하고 좋더라. 근데 굳이 필수로 시켜야 할 정도는 아닌 것 같아. 다음에는 만두 대신 면사리를 추가해서 먹어볼까 생각 중이야.

솔직히 말해서, 콩게미 콩국수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야. 콩국수 한 그릇에 14,000원이라니… 웬만한 밥집보다 비싸잖아? 게다가 모든 게 셀프인데! 처음에는 ‘아니, 이렇게 비싸게 받으면서 셀프라고?’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야.
하지만 콩국수를 한 입 맛보는 순간, 그 모든 불만이 싹 사라졌어. 진짜, 콩게미 콩국수는 그 가격을 주고 먹을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어. 콩의 퀄리티부터 시작해서, 국물의 농도, 면의 식감, 반찬의 맛까지… 모든 게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거든.
다 먹고 나니, 왜 사람들이 그렇게 긴 웨이팅도 감수하면서 콩게미 콩국수를 먹으러 오는지 알겠더라. 콩국수를 싫어했던 나조차도, 콩게미 콩국수는 정말 맛있게 먹었으니까. 콩국수 입문? 여기서 하면 됩니다!
아, 그리고 꿀팁 하나! 콩게미는 겨울에는 장사를 안 한다고 해. 콩국수는 역시 여름에 먹어야 제맛이니까! 그리고 늦게 가면 재료가 소진돼서 못 먹을 수도 있으니, 오픈 시간 맞춰서 가는 걸 추천해. 아니면 아예 브레이크 타임 직전에 가서, 덜 기다리고 먹는 것도 방법일 듯?
계산하고 나오면서 콩국물도 포장해왔지. 집에서 콩국수 해 먹을 생각에 벌써부터 신난다! 아, 그리고 여기 택배도 된다고 하니, 멀리 사는 사람들은 택배로 시켜 먹어도 좋을 것 같아.
용인까지 콩국수 먹으러 간다고 했을 때, 다들 나보고 미쳤다고 했어. 근데 지금은 다들 콩게미 콩국수 먹으러 가자고 난리야. ㅋㅋㅋ 역시 맛있는 건 나눠 먹어야 더 맛있는 법!

솔직히, 두 시간 넘게 기다려서 콩국수 먹는 거… 쉽지 않잖아? 근데 콩게미 콩국수는 그 기다림을 잊게 할 만큼 맛있어. 진짜, 인생 콩국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야. 용인 지역명 갈 일 있으면 꼭 한번 들러봐! 후회는 안 할 거야. 아, 물론 웨이팅은 각오해야겠지만. ㅋㅋㅋ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콩 국물 병을 괜히 한번 쓰다듬어 봤다. 뽀얗고 묵직한 질감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았다. 오늘 저녁은 무조건 콩국수다! 콩게미, 진짜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