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을 10분 앞둔 시계 바늘을 힐끗 쳐다봤다. 며칠 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짜글이의 매콤한 유혹. 오늘은 꼭, 기필코 그 짜글이를 맛보리라 다짐하며 나섰다. 창원 도청 근처, 소문난 맛집 호호돼지국밥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설렘으로 가득 찼다.
가게 앞에 다다르니 역시나, 좁은 골목길까지 길게 늘어선 대기 줄이 나를 맞이했다. ‘이 정도는 감수해야지’ 속으로 되뇌며 기다림에 몸을 맡겼다. 기다리는 동안, 가게 안에서 풍겨져 나오는 김치와 돼지고기가 어우러진 깊은 향은 끊임없이 나의 식욕을 자극했다. 마치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뭉근하게 끓던 김치찌개 냄새처럼, 향수와 기대감을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온몸을 감쌌다. 테이블마다 놓인 냄비 속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짜글이의 모습은, 기다림에 지친 나에게 한 줄기 빛과 같았다. 메뉴판은 볼 필요도 없었다. 이미 마음속으로는 짜글이를 주문하고 있었다. “사장님, 짜글이 1인분 주세요!” 나의 외침에, 사장님은 특유의 푸근한 미소로 답해주셨다. 메뉴에는 없지만,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모두 짜글이를 외친다. 마치 비밀 메뉴처럼, 짜글이는 이곳의 숨겨진 주인공이다.

주문과 동시에, 테이블 위에는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놓였다. 깍두기, 양파 장아찌, 쌈 채소 등 소박하지만 정갈한 반찬들은, 마치 고향집 밥상에 온 듯한 푸근함을 선사했다. 특히, 신선한 쌈 채소는 짜글이와 함께 곁들여 먹을 생각에 벌써부터 입안에 침이 고였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짜글이가 테이블 위에 놓였다. 냄비 안에는 큼지막하게 썰린 김치와 돼지고기, 그리고 넉넉하게 담긴 육수가 붉은빛 향연을 이루고 있었다. 냄비가 끓기 시작하자, 매콤하면서도 깊은 향이 코를 찔렀다. 시각, 후각을 자극하는 짜글이의 향에 정신을 놓고 있을 때, 로봇이 능숙한 솜씨로 밑반찬을 리필해주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짜글이가 끓기 시작하자, 사장님은 직접 짜글이 맛있게 먹는 방법을 설명해주셨다. “김치를 듬뿍 넣고, 고기와 야채가 함께 끓으면 드시면 됩니다. 육수가 부족하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친절한 설명에, 나는 더욱 기대감을 안고 짜글이가 끓기만을 기다렸다.
드디어, 짜글이가 끓기 시작했다. 붉은 국물 속에서 김치와 돼지고기가 어우러져 춤을 추는 듯했다. 나는 젓가락으로 김치와 고기를 집어, 밥 위에 얹어 한 입 크게 먹었다.

“바로 이 맛이야!”
매콤하면서도 깊은 김치의 맛과, 쫄깃한 돼지고기의 조화는, 입안에서 황홀한 파티를 벌이는 듯했다. 특히,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순식간에 밥 한 공기를 비워냈다.
여기서 멈출 수 없었다. 짜글이에는 라면 사리를 추가해야 한다는 불문율이 있다. 나는 잽싸게 라면 사리를 주문하여 냄비에 넣었다. 꼬들꼬들하게 익은 라면을 김치, 고기와 함께 먹으니, 그 맛은 배가 되었다. 라면 사리는 신의 한 수였다.

뿐만 아니라, 이곳은 밥, 라면 사리, 김치, 육수 등이 무한리필이라는 엄청난 메리트가 있다. 사장님의 넉넉한 인심 덕분에, 나는 눈치 볼 필요 없이 마음껏 짜글이를 즐길 수 있었다. 마치 학창 시절, 친구들과 함께 밥을 먹는 듯한 푸근함이 느껴졌다.
정신없이 짜글이를 먹다 보니, 어느덧 냄비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마지막 남은 국물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먹었지만, 그 만족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는데, 사장님은 환한 미소로 “맛있게 드셨어요?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인사를 건네셨다. 따뜻한 인사에, 나는 기분 좋게 가게를 나섰다.
호호돼지국밥은 단순한 국밥집이 아니었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넉넉한 인심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었다. 특히, 메뉴에는 없지만 모두가 찾는 짜글이는, 이곳만의 특별한 매력이었다. 창원 지역명 도청 근처에서 든든한 한 끼를 해결하고 싶다면, 호호돼지국밥을 강력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따스한 햇살이 나를 감쌌다. 배부른 배를 두드리며, 나는 다음번 방문을 기약했다. 그때는 꼭, 친구들과 함께 와서 짜글이를 마음껏 즐겨야겠다고 다짐했다. 호호돼지국밥에서의 짜글이 한 끼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 따뜻한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