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마음 한구석에 숯불 위에서 익어가는 고기의 향긋한 연기가 자리 잡고 있었다. 다이어트라는 얄팍한 핑계로 애써 외면했지만, 결국 그 강렬한 유혹에 굴복하고 말았다. 목적지는 논산, 그곳에서 숨겨진 돼지 부속구이의 성지라 불리는 ‘장군집’이었다. 정오의 햇살이 쏟아지는 시간에 맞춰, 설레는 마음을 안고 택시에 몸을 실었다.
택시에서 내려 마주한 ‘장군집’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정겨운 외관이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낡은 간판이 빛바랜 듯 걸려있는 모습은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나는 듯한 푸근함을 안겨주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주인 아주머니의 활기찬 목소리가 정겹게 맞이해주었다. “왜 이렇게 일찍 왔어?”라는 반가움 섞인 타박에 죄송한 마음이 들었지만, 동시에 따뜻한 환대에 마음이 놓였다. 서둘러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고민할 것도 없이 갈매기살과 뽈살을 반반 섞어 1kg을 주문했다. 이곳은 특이하게도 고기를 1kg 단위로 판매하고 있었다. 푸짐한 양에 놀라움과 동시에 넉넉한 인심에 대한 기대감이 샘솟았다. 잠시 후, 숯불이 들어오고, 붉은빛을 뽐내는 고기와 곁들여 먹을 신선한 채소가 테이블 위에 놓였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고추장에 갖은 양념을 더한 듯한 특제 소스였다. 붉은빛깔이 식욕을 자극하며, 과연 어떤 풍미를 선사할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불판 위에 고기를 올리자,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숯불의 은은한 열기가 고기의 표면을 서서히 익혀가면서, 육즙이 몽글몽글 맺히기 시작했다. 젓가락을 들고 조심스럽게 고기를 뒤집으니, 노릇하게 구워진 갈매기살과 뽈살이 먹음직스러운 자태를 드러냈다.

잘 익은 갈매기살 한 점을 집어 특제 소스에 듬뿍 찍어 입안으로 가져갔다. 씹는 순간, 쫄깃쫄깃한 식감과 함께 입안 가득 퍼지는 풍부한 육즙은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특히 특제 소스의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갈매기살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려 줬다. 보통 양념된 고기는 굽는 과정에서 양념이 타버리거나, 맛이 겉돌기 쉬운데, 이곳의 갈매기살은 달랐다. 양념이 고기 깊숙이 배어 있어, 마지막 한 입까지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뽈살 역시 훌륭했다. 갈매기살보다 조금 더 꼬들꼬들한 식감이 매력적인 뽈살은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우러나왔다. 신선한 쌈 채소에 뽈살과 마늘, 고추를 듬뿍 넣어 크게 한 쌈 싸 먹으니, 입안 가득 행복이 차오르는 듯했다.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있는 뽈살은 그 자체로도 훌륭했지만, 쌈 채소와 함께 먹으니 더욱 다채로운 풍미를 즐길 수 있었다.

고기를 먹는 중간중간, 시원한 막걸리 한 잔을 곁들이니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톡 쏘는 막걸리의 청량감이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면서, 다시 고기를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 특히 숯불 앞에서 뜨거워진 몸을 식혀주는 막걸리의 시원함은 그야말로 천상의 맛이었다.
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사이드 메뉴에 눈길이 갔다. 물 막국수, 라면, 도시락 밥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도시락 밥이었다. 햄과 계란, 그리고 짭조름한 소스가 들어간 도시락 밥은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맛이었다.
뚜껑을 덮고 신나게 흔들어 섞은 도시락 밥을 한 숟가락 크게 떠서 입안에 넣으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특히 반숙으로 익은 계란 노른자가 밥과 함께 어우러져 부드러운 식감을 더해줬다. 도시락 밥은 고기와 함께 먹어도 맛있었고, 김치와 함께 먹어도 훌륭했다.
물 막국수는 시원한 냉면 육수에 쫄깃한 면발이 어우러진, 익숙한 맛이었다. 특별한 맛은 아니었지만, 고기를 먹은 후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 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라면 역시 평범한 라면 맛이었지만, 숯불 앞에서 먹으니 더욱 맛있게 느껴졌다.

‘장군집’에서는 된장찌개도 빼놓을 수 없다. 깊고 구수한 맛이 일품인 된장찌개는 밥과 함께 먹어도 맛있고, 술안주로도 훌륭했다. 특히 된장찌개에 밥을 슥슥 비벼 먹으니, 꿀맛이 따로 없었다. 된장찌개는 느끼할 수 있는 고기의 맛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면서, 식사의 만족도를 한층 더 높여줬다.
배가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뽈살 500g을 추가로 주문했다. 역시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 추가로 주문한 뽈살 역시 훌륭한 맛을 자랑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자, 주인 아주머니는 환한 미소로 “맛있게 먹었냐”고 물어보셨다.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아주머니는 흐뭇한 표정을 지으셨다. 친절한 서비스와 푸짐한 인심, 그리고 무엇보다 훌륭한 맛까지, ‘장군집’은 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맛집인지 알 수 있었다.
‘장군집’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훌륭한 맛까지, 삼박자를 모두 갖춘 ‘장군집’은 논산에 방문한다면 꼭 한번 들러봐야 할 논산 맛집이다. 특히 돼지 부속구이를 좋아한다면, 이곳은 천국과도 같은 곳일 것이다. 논산에서 경험한 이 특별한 맛집의 풍미는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있는 옷을 입고,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장군집’에서 맛본 돼지 부속구이의 풍미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기억 속에 남아, 힘들고 지칠 때마다 꺼내어 볼 수 있는 행복한 추억이 될 것이다. 다음에는 꼭 친구들과 함께 방문하여, 더욱 푸짐하게 즐겨봐야겠다.